코로나 1년, 탈모·환청·기억장애 후유증이 두렵다

이병문 입력 2021. 1. 19. 23:06 수정 2021. 1. 26.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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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확진자 발생 1년
회복 3개월부터 탈모증세
고령층에 폐 섬유화 현상도
가장 보편적 증상 '만성피로'
일부는 기억장애·환청 겪고
사망자 뇌에 손상흔적 남아

20일이면 국내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지 꼭 1년 되는 날이다. 코로나19는 대구·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한 지난해 2~3월 1차 대유행, 수도권 위주였던 8~9월 2차 유행을 거쳐 11월 중순부터 현재까지 3차 대유행이 진행 중이다. 지난 1년 사이 국내 확진자는 7만3000명을 넘어섰고 사망자는 약 1300명(치사율 1.7%)이다. 전 세계 코로나 확진자는 약 9600만명, 사망자는 210만명에 달한다.

코로나19는 그동안 인류가 경험해보지 못한 감염병으로 완치 후에도 적지 않은 후유증을 남기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최근 정례 브리핑에서 국립보건연구원과 국립중앙의료원이 공동 연구 중인 '코로나19 임상적 후유증'에 대한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 대상자는 코로나19 확진 후 입원한 성인 환자 40명으로 3개월마다 검진과 설문조사를 했다. 그 결과 회복 후 3개월이 지난 시점에서는 탈모와 운동 시 숨이 차는 증상이 상대적으로 많이 나타났고, 6개월이 지난 시점에는 피로감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는 경향을 보였다. 일부 환자에게서는 폐 기능 저하가 나타났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회복되는 양상을 보였다. 폐 컴퓨터단층촬영(CT) 관찰에서 3개월 시점에는 폐 염증이 상당 부분 남아 있었고, 6개월이 지난 시점에는 대부분 호전됐지만 일부 환자에게서 폐가 점차 딱딱해지고 기능이 떨어지는 '섬유화'가 발생했다. 권준욱 방대본 2부본부장은 "폐 기능 저하는 60세 이상 고령과 중증이었던 환자에게서 높은 경향을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정신과적 후유증은 우울감과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가 주로 나타났으며, 시간 경과에 따라 우울감은 감소하고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코로나19 후유증은 해외 연구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중국에서는 회복된 환자 중 76%가 한 가지 이상 지속적인 임상 증세를 호소했는데, 가장 많은 것은 근육 약화와 수면장애였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이탈리아 연구진도 코로나19 환자 중 약 88%가 1개 이상 증상을 가진 후유증이 지속됐다고 밝혔다. 한 번 확진되면 만성 코로나19를 경험한다는 얘기다.

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완치된 사람들이 일상에 복귀하면서 겪는 가장 큰 후유증은 '만성피로'다. 90% 이상이 피로감과 집중력 저하 등을 호소한다.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차거나 후각 장애, 잦은 기침과 같은 후유증이 코로나19 증상의 위중과 상관없이 발생한다. 심장이상과 동맥경화, 혈액응고 등을 앓는 환자도 있었다.

코로나19 후유증은 기억장애(인지기능 저하)와 환청, 불면, 극단적인 기분 변화 등 정신질환에까지 악영향을 주고 있다. 프랑스 스트라스부르대 의료진의 연구 결과 코로나19 확진와 완치자 65%가 섬망증을 앓았다.

미국에서는 코로나19에 걸리면 장기간 흡연자보다 폐 상태가 나빠진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텍사스공대 소속 외과 브리트니 뱅크헤드-켄들 박사는 "그동안 X선 촬영 결과 코로나19 환자 폐에서 짙은 상흔이 발견되지 않은 적이 드물었고, 애연가들과 비교해 상태가 더 나빴다"고 밝혔다.

존스홉킨스 블룸버그 공중보건대학원 아메시 아달자 박사는 "코로나19 환자는 심한 폐렴에 걸릴 수 있는데 이는 장기간 또는 영구적인 치료가 필요한 폐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영국 의학학술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NEJM)은 코로나19가 사람 뇌를 감염시키지 않고 손상시킨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연구자들은 코로나19로 사망한 19명의 뇌를 부검하면서 바이러스 침투에 취약한 후신경구(嗅神經球)와 뇌간(腦幹) 등 두개 부위의 손상 여부를 살펴봤다. 검사 결과 14명의 뇌에서 한 개 또는 두 개 부위의 혈관 손상이 발견됐으며, 인체의 면역 반응에 의한 염증 흔적도 나왔다.

[이병문 의료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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