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가볍게 딱 1잔만..소용량 맥주 '잘나가네'
[경향신문]
혼자 먹기엔 500㎖는 다소 부담
고객들 ‘200∼ 300㎖ 대’ 선호
‘미니캔 맥주’도 25년 만에 부활
업계, 제품 다양화 마케팅 강화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200㎖, 330㎖, 355㎖ 등 소용량 맥주가 인기를 끌고 있다. 재택근무 확대와 외식 감소로 가정용 맥주 소비가 증가한 가운데 가벼운 한잔으로 집콕 스트레스를 푸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어서다.
주류업체들은 집밥과 함께 ‘한방울도 남김없이 즐길 수 있는’ 소용량 맥주를 새롭게 선보이는 등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19일 유통·주류업계에 따르면 편의점에서 소용량 캔맥주가 호응을 얻고 있다.
CU의 지난해 4분기 기준 전년 대비 맥주 판매량을 보면 330㎖의 경우 60.9% 증가해 같은 기간 전체 맥주 판매량 증가율(18.9%)보다 3배가량 높았다. 상품(330㎖) 종류도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5배가량 늘었다. CU 관계자는 “통상 맥주는 20~30대 매출 비중이 큰데 소형캔은 40대가 가장 많이 찾는다”면서 “500㎖ 캔맥주를 다소 부담스러워하는 여성들이 주고객”이라고 말했다. GS25에서는 같은 기간 소용량 맥주 판매량이 29.2% 늘었고, 세븐일레븐에서는 카스와 테라, 하이네켄과 클라우드, 칭다오 순으로 소용량 맥주가 많이 팔리고 있다.
할인점에서는 낱개보다는 묶음 상품이 잘 나간다. 롯데마트에서는 지난해 4분기 355㎖ 이하 국내산 묶음팩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11.8% 늘어나는 등 수요가 높아지고 있고 이마트의 경우 330㎖ 외국산 1664 블랑·스텔라·서머스비가 인기를 끌고 있다. 할인점 관계자는 “330~355㎖ 캔맥주가 6개 9600원으로 편의점보다 가격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주류업체들은 소용량 맥주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4분기 가정에서 소비되는 캔맥주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14.5% 증가했다. 특히 이 기간 미니캔 250㎖는 매출이 65% 늘었고 500㎖ 캔은 22% 증가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1996년 업계에서 처음으로 미니캔을 선보였는데 코로나19 장기화로 미니캔 맥주가 또다시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오비맥주는 최근 비알코올 음료 ‘카스 0.0’을 탄산 캔음료 같은 355㎖ 슬릭(Sleek)캔으로 선보였다. 코로나 355㎖, 호가든 로제 250㎖ 등 소용량 제품이 홈술족에게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데다 부담없이 맥주를 즐기려는 소비자가 늘고 있어서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카스 250㎖ 미니캔은 ‘대형마트에서 잘 나가는 한 입 캔’으로 불릴 만큼 인기”라면서 “소비자 선택의 기회를 넓히기 위해 기다란 슬릭캔, 미니캔 등 다양한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칠성음료가 지난 6월 내놓은 330㎖ 슬릭캔 클라우드 생 드래프트는 월평균 20%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롯데칠성 관계자는 “탄산음료처럼 휴대하기 편하고 깔끔하게 마지막 한방울까지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인기비결”이라고 말했다.
정유미 기자 you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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