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환점 도는 PL, 살아남는 팀은?
[스포티비뉴스=노윤주 기자, 이강유 영상기자] 유럽에서 가장 순위 싸움이 치열한 리그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9라운드까지 치르면서 반환점을 돌았다.
물론 코로나19로 순연된 일정이 이번 주 내내 배치돼 있다. 잔여경기다. 이 경기들을 정상적으로 소화하면 대략 18~19경기를 치러 전체 일정의 50%를 소화하게 된다.
예년과 달리 한 달 늦게 리그가 시작되면서 이변으로 불리는 경기들이 쏟아졌다. 4라운드에서 아스톤 빌라가 리버풀을 7-2로 꺾은 것이 대표적이다. 기록을 양산한 경기였다.
리버풀이 한 경기 7실점을 한 것은 1963년 4월 토트넘 홋스퍼에 2-7로 패한 이후 무려 75년, '디펜딩 챔피언'이 다음 시즌 7실점한 것은 1953년 9월 아스날 이후 67년 만인 대사건이었다. 같은 라운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토트넘에 1-6으로 졌다. 이 경기 모두가 알겠지만 손흥민이 햄스트링 부상에서 조기 복귀해 2골 1도움을 해낸 경기였다.
맨유가 한 경기에서 6실점을 한 것은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세 번째였고 전반 4실점은 처음이었다. 그만큼 충격적인 경기였다. 물고 물리는 경기들이 계속되면서 선두권 싸움도 혼전을 거듭하고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맨체스터시티, 레스터시티, 리버풀, 토트넘, 에버튼이 승점 5점 차 내에서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 첼시도 상승세를 타고 있고 사우스햄튼, 아스톤 빌라, 아스날도 예열하며 선두권에 근접하려 애쓰고 있는 것이 보인다.
승점 차가 크지 않은 것은 약점을 보완하고 변수 통제는 얼마나 잘 하느냐가 그만큼 중요해졌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최근 열 시즌만 보더라도 반환점을 돌면서 승점이 벌어지면 우승이나 챔피언스리그 진출권 성적을 내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 일단 우승을 위해서는 최소 39점, 최대 55점이면서 평균 46점대의 승점을 기록하고 있어야 한다.
2015-16 시즌 동화 같은 우승을 차지했던 레스터시티는 아스날과 승점 39점으로 동률이었지만 골 득실에서 밀려 2위였다. 하지만, 우승 경쟁팀과의 재대결을 놓치지 않았다.
아스날에 지고도 맨시티, 리버풀, 토트넘을 모두 이기고 맨유와 비기며 우승에 성공했다. 반대로 아스날은 맨유, 첼시에 패하고 맨시티 리버풀에 비기면서 레스터 추격에 실패한다. 시즌 종료 시 레스터가 81점, 아스널은 71점으로 10점 차나 벌어져 있었던 것으로 증명된다.
2017-18 시즌 무려 100점의 승점으로 우승을 차지했던 맨시티는 19라운드를 55점으로 통과한다. 무려 18승 1무, 에버튼과 2라운드를 비긴 것이 전부였다. 워낙 막강한 선수단을 다른 팀이 견디기 어려웠던, 특수한 시즌이었다는 점을 감안해야겠다.
반대로 같은 시즌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에 진입한 맨유(42->81점), 토트넘(34->77점), 리버풀(35->75점)은 두 배수에 가까운 승점 수확에 성공한다. 이길 경기와 비길 경기 등을 전략적으로 구분 지은 결과다. 19라운드까지 39점으로 3위였던 첼시는 최종 70점, 5위로 마감한다.
본머스, 왓포드 등 중위권 팀들에 패한 것이 치명타였다. 또, 맨시티, 맨유, 토트넘 등 순위 경쟁권 팀에도 모두 무너지며 승점을 깎아 먹었다. 2018-19 시즌을 한 번 볼까.
19라운드까지 리버풀이 51점으로 1위, 그리고 토트넘(45점), 맨시티(44점), 첼시(40점) 순이었다. 놀랍게도 최종 결과는 98점을 기록한 맨시티의 극적인 승리, 2위 리버풀과는 1점 차였다.
리버풀은 리그 종료까지 9연승을 질주했지만, 9연승 시작 전인 에버튼과 머지사이드더비를 0-0으로 비긴 것이 치명타였다. 반면 맨시티는 14연승을 기록했는데 아스널, 첼시, 맨유, 토트넘을 모두 꺾었다.
챔피언스리그 진출 마지노선인 4위 확보를 위해서는 최소 32점(2019-20 시즌)에서 최대 40점(2018-19 시즌)을 벌어 놓아야 한다. 지난 10시즌의 편차가 있기는 했지만, 그래도 다른 구단이 번 승점만큼 따라붙어야 진출권을 얻을 수 있겠다.
어느 시즌이나 마찬가지지만, 결국은 상위권 팀끼리의 맞대결과 라이벌전을 놓치지 말아야 하는 공식이 성립된다. 동시에 올 시즌은 유독 부상자가 많고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선수들이 속출하고 있다. 부상자의 빠른 복귀는 필수가 됐다.
우승 경쟁권 팀들의 사정을 따져볼까.
리버풀만 하더라도 페어질 판 다이크와 조셉 고메스, 조엘 마티프, 나비 케이타, 지오구 조타가 부상에서 회복 중이다. 이들이 언제 돌아오느냐에 따라 순위 싸움의 상당한 변수로 작용할 것 같다.
맨시티는 시즌 초반 무릎과 햄스트링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세르히오 아구에로가 얼마나 빨리 정상 경기력을 회복하느냐가 중요해졌다. 반면 맨유는 브루노 페르난데스가 경기 조율사 역할을 제대로 해내면서 상승세다. 이적이 감지되는 제시 린가드 등 문제아들을 얼마나 과감하게 정리해 선수단 안정화를 꾀하느냐가 리그 후반부의 변수로 작용할 것 같다.
첼시는 5천3백만 유로, 우리 돈 705억 원에 영입한 티모 베르너가 터지지 않는 것이 숙제다. 동시에 베팅업체에서 경질 배당률 2위에 오를 정도로 위기에 몰린 프랭크 램파드 감독의 운명에 따라 팀 전체가 요동칠 수 있다.
조직력이 좋은 레스터시티는 제이미 바디가 서른다섯의 나이에도 정상급 결정력을 뽐내고 있다. 브랜든 로저스 감독이 얼마나 선수단을 잘 다독여 리그 끝까지 가느냐가 성적을 가르는 열쇠가 될 것 같다.
마지막으로 토트넘 홋스퍼, 손흥민과 해리 케인이 번갈아가며 공격포인트를 해내고 있지만 발목 잡히는 경기가 너무나 많다.
특히 반환점을 돌아 시작하는 20라운드에서는 13라운드 원정에서 아깝게 1-2로 패했던 리버풀을 만나게 되는데, 이 경기를 잡지 못하면 우승과는 거리가 멀어질 것 같다. 결국 조제 무리뉴 감독은 손흥민과 케인만 바라볼 수밖에 없다.
교체 요원인 에릭 라멜라, 루카스 모우라와 스티븐 베르흐바인에 여전히 계륵으로 불리는 가레스 베일이 얼마나 도움이 되느냐가 관건이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게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 자라는 말이 있다. 과연 마지막에 누가 우승컵과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들고 웃을까.
스포티비뉴스=노윤주 기자, 이강유 영상기자
제보> laurayoonju1@spotvnews.co.kr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스포티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