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이 힘 실은 '이익공유제'..여당 내에서 "은행권 이자 제한해야" 목소리도
이낙연 "공식 입장 아니다"
[경향신문]
문재인 대통령이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발 ‘이익공유제’에 힘을 싣자 민주당 내에서 은행 이자를 제한하는 방안까지 등장했다. 기업의 자발적 참여를 강조한 문 대통령 발언에 공감한다면서도 강제적 방식을 검토할 수 있다고 시사한 것이다. 이익공유제의 방법론을 두고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19일 4·7 재·보궐선거 공천관리위원회 회의에서 “경제사회 격차 완화를 위해 이익공유제를 제안하고 실행하고 있다”며 “대통령께서도 주목해주셨고 당에서도 추진하는 데 큰 힘을 얻게 됐다”고 말했다. 전날 문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코로나 시대에 더 돈을 버는 기업들이 피해 입은 대상을 돕는 자발적 운동이 일어나고, 그 운동에 정부가 강력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에 이 대표는 페이스북에 “저희 생각과 같다”고 썼다.
그러나 문 대통령 발언이 있은 다음날 민주당에서는 이익공유제를 강제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이익공유제를 검토하는 당내 태스크포스(TF) 단장인 홍익표 정책위의장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현재 코로나 상황에서 이익을 보는 가장 큰 업종은 이자를 꼬박꼬박 받아가는 금융업”이라며 “임대료뿐 아니라 은행권의 이자도 멈추거나 제한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 의장은 착한 임대인 운동이 성과를 내지 못한 것도 임대인의 은행 이자 부담 때문이었다고도 강조했다. 홍 의장은 “개인의 신용등급을 하락시켜 이자 부담을 높이는 것이나 가압류, 근저당 등의 방식을 올 한 해 동안 멈추는 사회운동”을 언급하며 “필요하면 한시적 특별법을 통해서라도 (추진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도 말했다.
문 대통령이 화답한 ‘자발적 이익공유제’와 다소 어긋나는 강제적 수단까지 거론되자 이 대표가 수습에 나섰다. 이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홍 의장 발언 내용이) 공식적으로 논의된 적이 없다”며 “여러 아이디어가 있을 수 있지만 이자에 대해서까지 정치권이 관여하는 것은 몹시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극화 해소에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과 기업의 팔 비틀기라는 상반된 비판이 동시에 나오는 상황에서 이 대표가 특유의 ‘신중 모드’를 유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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