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의 배신 - 마이클 포터 [박성수의 내 인생의 책 ③]
[경향신문]
정치는 국민의 삶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정치선진화는 우리의 이익을 증진시키고, 한국을 21세기 일류국가로 만들기 위한 필요조건이기도 하다.
정치도 결국 사람이 한다는 점에서 유능하고 경쟁력 있는 인물이 정치 영역에 더 많이 들어가야 한다. 선거권이 의미 있게 행사되어야 하는 이유다.
<권력의 배신>은 경영학 교수인 마이클 포터 등이 정치를 ‘공공제도 속에 숨어 있는 대규모 복점(Duopoly)적 민간산업’으로 파악하여 그 폐단을 지적하고 선거제도 등 정치혁신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는 미국의 정당예비선거와 상대다수득표제가 신인과 무소속 후보의 출마 기회를 차단하고, 이념이 강한 소수 당내 핵심 지지층의 당파주의적 영향력을 높이는 게임의 규칙으로 변질됐다고 주장한다.
초당파적 예비선거로 정당과 상관없이 본선거에 출마할 5명을 선출하고, 본선거에서 순위선택투표방식을 사용해 과반수를 얻은 1명을 선택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이 방식은 진정 다수(50%+1) 후보자가 없다면 최하위 득표자를 탈락시켜 최하위 득표자를 1순위로 선택한 유권자의 표는 2순위 후보의 표로 다시 집계된다.
기업과 마찬가지로 정치에서도 ‘바람직한 경쟁’은 국민에게 이익이다. 비용이나 기득권 문제 등으로 우리 현실에 그대로 접목시키는 것이 쉽지 않겠지만 경쟁과 개방을 통해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다는 점에서 눈여겨볼 만하다.
차악의 후보를 뽑는 선거가 되어서도 안 되고, 정치권 진출이 실력자와의 친소관계나 운에 의해 결정되어서도 안 된다. 정치산업도 경쟁 체제와 견제 장치, 유권자의 현명한 선택을 통해 혁신을 이뤄야 한다.
시대적 소임을 다한 1987년 헌법체제의 개편과 함께 지난 30여년간 유지돼 온 소선거구제 등 현행 선거제도의 개혁 방안을 본격적으로 논의해야 할 시점이다. 사회적 다양성이 존중되고 국민의 선택권을 넓힘으로써 민의가 제대로 반영될 때 책임정치를 통한 사회발전도 앞당겨질 수 있다.
박성수 | 서울 송파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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