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김봉현 술접대 검사들의 군색한 휴대폰 폐기 변명

입력 2021. 1. 19.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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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라임자산운용(라임) 사건 관련 술접대 의혹을 받은 전·현직 검사 4명이 지난해 10월17~25일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휴대전화를 모두 교체했다고 한다. 라임의 실소유주로 알려진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검사들에게 술접대했다는 내용의 옥중편지를 언론에 공개하자마자 일어난 일이다. 19일 경향신문 보도를 보면 검사 출신 변호사 A씨는 부부싸움을 하다 휴대전화를 분실했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다. 현직 검사 B씨는 이동 중 휴대전화가 떨어져 깨졌다고 주장했고, 현직 검사 C씨는 1차 검찰 조사를 받은 뒤 머리가 복잡한 상태에서 휴대전화를 잃어버렸다고 했다. 군색하기 이를 데 없다. 현직 검사 D씨는 압수수색이 이뤄지면 보안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전화기를 교체했다고 진술했다.

특수부 검사 출신인 이들이 일제히 휴대전화를 분실·교체한 이유를 모르는 시민은 없다. 휴대전화를 압수해 통화 목록과 문자메시지를 분석하면 언제 어디서 누구의 접대를 받았는지가 모두 드러나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용납할 수 없는 것은 이들을 수사한 서울남부지검 수사팀의 처사다. C씨는 1차 검찰조사 때 검찰이 휴대전화를 압수하거나 임의제출을 요구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하지만 담당 검사는 휴대전화를 조사하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C씨는 압수수색 전에 휴대전화를 ‘분실(처리)할’ 시간적 여유를 얻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철저한 수사를 지시하고 전 국민의 이목이 집중된 사건에서조차 이렇게까지 제 식구를 감쌌다니 어이가 없다.

서울남부지검은 지난해 이 사건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B씨는 불구속 기소, C·D씨는 불기소했다. C·D씨의 경우 접대는 받았지만 금액이 각각 96만원으로 처벌 기준인 100만원에 미치지 못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의혹의 장본인들이 범죄 증거를 인멸하고, 검찰이 ‘봐주기 수사’를 벌인 정황이 드러난 이상 남부지검의 수사 결과는 신뢰하기 어렵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이들 4명의 비위는 물론이고 검찰의 부실 수사 의혹까지 규명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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