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접종 한달 남았는데.. 무엇하나 정해진 것이 없다
국내 코로나19 백신 접종 시기가 한달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해외에서 들여올 5600만명분의 백신을 안전하게 운반할 물류·유통 사업자 선정 계획은 아직까지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지난해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일부가 유통 중 상온에 노출되어, 정부 백신사업이 국민의 불신을 산 전례까 있는 만큼, 코로나19 백신 물류·유통은 어느 때보다 철저한 준비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이에 맞춰, 의약품 유통 시스템을 갖춘 민간 기업들도 자체적으로 백신 운송 시뮬레이션을 해 보는 등 나름의 준비작업에 돌입했지만, 정작 당국은 관련 계획에 대해 이렇다할 언급이 없는 상황이다.
통상 국가가 진행하는 입찰은 일부 수의계약을 제외하고는 조달청 '나라장터' 등에 입찰 공고가 게재되지만, 백신 유통사업자 선정을 위한 사업자 공고는 한 건도 올라오지 않고 있다. 또한 질병청이 식약처와 함께 마련 중이라는 백신 유통·보관 가이드라인도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다. 당국은 내달부터 본격적으로 코로나19 백신접종에 나서겠다고 선언하고, 내부적으로 이를 위한 대책반도 가동하고 있지만, 백신 유통을 위한 첫 출발도 떼지 못한 것이다. 이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코로나19 백신 물류·유통 참여 사업자 선정을 위한 공고 시기나 선정 방법 등 관련 사항인 아직 미정이다"고 말했다.
민간업계는 내달 접종시작을 천명한 정부가 아직 백신 유통을 위한 사업자 선정, 시스템 체계도 마련하지 않은 점에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정부가 사업 공고 등 관련 절차를 진행하는 데에 좀 더 속도를 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의약품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 19 백신 유통 사업자 선정을 어떤 식으로 진행할지 아직 결정이 안 난 것으로 안다"며 "이런 중요한 사안은 정부에서 사전에 좀더 일찍 계획을 수립해 발표해야, 민간 기업에서도 좀 더 수월하게 준비할 수 있는데 그렇지 못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물류 운영 방침, 입찰 방식 등 물류·유통을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아무것도 나온 게 없어서, 정부 발표만을 기다리기만 하고 있다"면서 "백신 도입도 늦었는데, 유통·물류 준비에도 당국이 너무 느긋한 것 아닌가 싶다"고 토로했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2월말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공식화 해 온 만큼, 늦어도 다음주 중에는 백신 유통·물류 사업자 공모 등 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이미 거론되는 업체들도 나오고 있다. 우선 제약업계에서는 동아쏘시오홀딩스, GC녹십자 등 의약품 유통시스템 갖춘 계열사가 있는 기업들이 유력 후보자로 꼽히고 있다. 특히 동아쏘시오홀딩스의 물류 전문 계열회사인 용마로지스는 최근 삼성SDS와 백신 유통을 위한 모의시험을 진행했다. 해외에서 온 백신을 특수차량으로 물류센터에 옮기고, 다시 이를 전국 백신 접종센터로 운송하는 작업을 시뮬레이션했다.
용마로지스는 입고부터 보관, 분류, 간선 수송, 배송까지 전 물류과정에서 의약품 및 백신 품질을 최적의 상태로 유지할 수 있는 정온 배송 인프라와 시스템을 갖췄다. 정온 배송은 실온(1~30℃), 상온(15~25℃), 냉장(2~8℃), 냉소(1~15℃)의 조건대로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며 배송하는 것이다. 국내 도입되는 백신 중 화이자, 모더나 백신의 경우 영하 20~80도 냉동보관이 필요하다. 아스트라제네카, 얀센 백신은 저온 수송이 가능하다.
또 다른 후보로 거론되는 GC녹십자랩셀의 경우 교육부, 질병관리청과 협력해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수험생들의 코로나19 검체 물류를 전담했다는 점이 경쟁 우위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는 사물인터넷 기반으로 특정 온도를 추적할 수 있는 체계를 갖췄다.
제약업계 이외에, '백신 콜드체인'을 갖춘 CJ대한통운도 후보로 거론된다. 이 회사는 다양한 글로벌 제약사들과 협업해 콜드체인을 점검하는 등 코로나19 백신 수송 사업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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