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럽지 않아"..오정세x유다인 전한 '나는나를해고하지않는다'의 의미(종합)[현장의 재구성]

김보라 2021. 1. 19.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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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보라 기자] 배우 오정세와 유다인이 연기 호흡을 맞춘 영화 ‘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가 코로나19 시대에 일의 의미에 대해 묻는다.

19일 오후 서울 자양동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 새 한국영화 ‘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의 언론배급시사회가 진행됐다. 이날 두 배우와 연출을 맡은 이태겸 감독이 참석해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이 자리에서 주인공 정은 역으로 발탁된 유다인은 “시나리오를 봤을 때 이건 내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감독 이태겸, 제공 홍시쥔, 제작 홍시쥔・아트윙, 배급투자 영화사 진진)는 파견 명령을 받아 하청업체로 가게된 정은(유다인 분)이 1년의 시간을 버티며 자신의 자리를 되찾기 위한 여정을 담았다. 오정세는 하청업체에서 일하는 막내 역을 맡아 유다인과 시너지 효과를 냈다. 유다인은 불법 파견 및 부당 해고를 앞둔 정은을 현실적으로 담았고, 오정세는 세 딸을 위해 열심히 사는 가장의 모습을 표현했다.

정은은 직장 내 우수사원이었으나 별다른 이유 없이 갑작스럽게 지방 하청업체로 파견되고, 이내 해고될 위기를 마주하는 인물이다. 이에 유다인은 “캐릭터의 심리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촬영 전부터 힘들 것이라고 예상을 했었다. 심리적으로 힘들지 않았는데 체력적으로 힘들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유다인은 “시나리오를 보기 전 (해고됐던) KTX 승무원들이 전원 복직했다는 소식을 기사로 접했다. 그분들이 그 시기 동안 어떤 싸움을 해왔는지 다큐멘터리로도 접했던 터라 시나리오가 영화의 이야기로 느껴지지 않았다”고 현실감이 높아 출연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권고사직을 거부하고 하청업체로 오게된 정은은 파견직이지만, 반드시 원청으로 돌아가고자 한다. 그녀는 관리 감독업무를 자원하지만 현장 소장은 그것은 정은의 일이 아니라고 선을 긋는다. 결국 다른 직원들과 함께 현장 업무에 적응하기 위해 고군분투 한다.

이에 유다인은 “시나리오를 보고 배우로서, 개인적인 출연 욕심이 났다기보다 ‘이건 꼭 내가 해야겠다’ 싶었다”며 “영화(의 결과물이)가 어떻게 나오든 나중에 봐도 부끄럽지 않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출연을 결정한 이유를 재차 강조했다.

오정세 역시 열심히 사는 막내의 캐릭터적 성격에 반했다고.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사람들이 제 주변에도 있는데 감히 제가 봤을 때 그들이 더 좋은 대우를 받았으면 좋겠다는 막연한 아쉬움으로 가득 차 있었다”며 “그 시기에 때마침 막내라는 인물을 만났고, 제가 그들에게 작은 응원의 손길을 보내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선택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정세는 “저도 연기 활동을 하면서 막내 같은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라며 “누군가 나를 해고 하더라도 나 스스로는 나를 해고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주어진 것 안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것을 찾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정세는 “영화로 사회문제를 드러내는 것에 대해 누군가는 보기 싫어서 재미있는 영화나 아름다운 영화를 찾는데 가끔은 이런 영화를 보는 것도 누군가에게 원동력이 될 거 같다”는 개인적인 생각도 보탰다.

이어 이 감독도 “조직이 불합리한 대우를 하더라도 나 스스로 긍정하기를 멈추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영화 전체적으로 직업이 생존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다”며 “송전탑을 이루는 쇠의 차가움이 정은이 처한 상황과 어울리는 거 같더라. 녹록치 않은 우리네 삶과 연결하고 싶었다"는 기획의도를 전했다.

‘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는 일방적 해고 및 파견, 필수 인력을 감축 대상 명단에 올린 기업의 부당함을 담았다. 숙련도가 요구되는 현장업무에 사무직 정은을 보내 근무를 평가하고 이를 해고의 사유로 삼겠다는 것. 하지만 이같은 불법 파견은 하청업체 직원의 감축으로도 이어진다는 점에서 특정 직종의 희생을 불러올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막무가내식 파견, 인원 감축은 근로조건 악화와 근로자의 희생만 불러오는 것이라고 ‘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가 얘기한다. 

개봉일은 이달 28일. 러닝타임 111분.

/ purplish@osen.co.kr

[사진] 영화사 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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