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코로나 1년, 큰 틀의 '사회 재구성'이 필요하다

한겨레 입력 2021. 1. 19. 18:16 수정 2021. 1. 19.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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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은 국내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지 꼭 1년 되는 날이다.

지난 1년 우리 사회 시스템이 그나마 버틸 수 있었던 건 수많은 이들의 헌신과 희생 덕분이다.

국내 병상 수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민간병원은 코로나19 대응에 손을 놓고 있다.

코로나19로 일자리 자체가 주는 것도 문제지만, 지난 1년 일자리를 잃은 비율은 비정규직(36.8%)이 정규직(4.2%)보다 9배나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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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세계 대유행]

‘덕분에 챌린지’ 이미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공

20일은 국내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지 꼭 1년 되는 날이다. 그사이 세차례 큰 유행이 찾아왔고, 지금은 3차 유행이 정점을 지나 완만한 내림세를 타고 있다. 19일 0시 기준으로 모두 7만3115명이 확진됐고, 1283명이 목숨을 잃었다. 다른 나라들과 비교하면 선방한 것이 맞지만, 우리는 여전히 길고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다. 일러도 오는 11월로 예상되는 집단면역 형성 때까지는 하루하루 조심스럽고 힘겨운 시간을 견뎌야 한다.

지난 1년 우리 사회 시스템이 그나마 버틸 수 있었던 건 수많은 이들의 헌신과 희생 덕분이다. 전장과 다를 바 없는 방역과 치료의 최전선을 꿋꿋이 지킨 의료인들은 세계가 높이 사는 케이(K)방역의 대체 불가능한 주역이다. 생계의 벼랑 끝으로 내몰리면서도 사회적 거리두기에 협조해온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 전대미문의 사태에도 나름 정확하고 합리적인 판단으로 방역 정책을 이끈 당국의 공로도 이에 뒤지지 않는다.

그러나 지난 1년은 공공의료의 취약성이 고스란히 드러난 시간이기도 했다. 국내 병상 수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민간병원은 코로나19 대응에 손을 놓고 있다. 확진자가 급증하자 위중증 환자 병상이 금세 동났고, 입원을 기다리다 숨지는 안타까운 일마저 벌어졌다. 유럽 규모의 확진자가 나왔다면 우리 의료 체계는 이미 무너졌을 것이다. 정부가 부족하나마 공공의료 강화 계획을 내놨지만, 의료계 반발로 추진 중단 상태다. 올해 공공병원 신축 예산은 ‘0원’이다. 특단의 공공의료 강화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바이러스는 언젠가 진정되겠지만, 사회 모든 분야에서 갈수록 심화하고 있는 양극화 문제는 두고두고 발목을 잡을 수밖에 없다. 코로나19로 일자리 자체가 주는 것도 문제지만, 지난 1년 일자리를 잃은 비율은 비정규직(36.8%)이 정규직(4.2%)보다 9배나 높다. 비대면 플랫폼 업체와 일부 대기업은 최대 실적을 연일 고쳐 쓰고 있지만,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은 내일을 기약하기도 어려운 처지다. 플랫폼 업체를 떠받치는 배달노동자들은 저임금뿐 아니라 과로사 위험에도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새해 기자회견에서 “코로나 시대에 더 벌어지게 되어 있는 양극화, 격차, 불평등을 해소하는 포용적인 회복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맥은 잘 짚었으나 원론적인 수준에 머물러 아쉽다. 여당의 ‘이익공유제’를 염두에 둔 거라면 더욱 그렇다. 기업의 자발성과 인센티브에 기대는 대책은 ‘착한 임대인’ 정책에서 한계가 입증됐다고 본다. ‘코로나 양극화’는 부분적인 처방으로 풀기 어렵다. 구조적인 변화가 원인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포스트 코로나’니 ‘뉴노멀’이니 하는 말들이 쏟아진 배경이기도 하다. 구조적인 변화에는 전면적이고 체계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분배를 중심으로 사회를 큰 틀에서 재구성하려는 발상과, 이를 구현하기 위한 제도가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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