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지 못하는 피터팬" 유영석 가사 표절해 대상..취소되자 "도둑 맞아" 소송

오경묵 기자 2021. 1. 19.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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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뿌리' 표절 논란 남성 "노래 인용한 것" 소송
유영석 "저작권 침해"
/인터넷 커뮤니티

‘날지 못하는 피터팬 웬디 / 두 팔을 하늘 높이 / 마음엔 행복한 순간만이 가득 / 저 구름 위로 동화의 나라 / 닫힌 성문을 열면 / 간절한 소망의 힘 그 하나로 다 이룰 수 있어.’

가수 유영석이 1994년 발표한 ‘화이트’라는 곡의 가사다. 이 가사는 ‘하동 날다’라는 제목으로 지난해 ‘제6회 디카시 공모전’ 대상에 선정됐다. 디카시(詩)는 디지털카메라와 시를 합성한 단어다. 이 공모전은 디지털카메라로 자신이 직접 찍은 사진에 5행 이내의 시를 적은 형태를 말한다.

위 작품을 응모한 사람은 한 사립대 대학원에서 국어국문학을 전공하는 손모씨였다. 그는 가사뿐만 아니라 사진도 도용한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이후 네티즌들이 표절 의혹을 제기하자, 손씨의 당선은 취소됐다. 손씨는 “글은 5행 이내 시적 문장이면 될 뿐이지 본인이 창작한 글이어야 한다고 돼있지 않다. 그래서 노래를 인용했다”는 입장이다. 주최 측은 “안내문이 없었다손 치더라도 통상적으로 신춘문예를 비롯한 모든 시 공모전은 표절인 경우 예외 없이 당선 취소하는 것이 상식에 속하는 문제”라며 “더욱이 모두 5행의 시적 문장 가운데 4행을 다른 사람의 글로 작성한 것은 어느 누구도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손씨는 공모전 주최 측에 소송을 냈다. 그는 “아무런 잘못도 없이 대회 주최 측에 의해 대상을 도둑맞았다. 단순히 상, 상금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학교 선배인 검사 출신 변호사 선배에게 상담을 했더니 민사소송으로 가면 100% 승소한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썼다. 또 다른 글에서는 “빼앗긴 상패와 상금 100만원, 변호사 선임 비용, 정신적 피해발생에 따른 위자료 및 신경정신과 지출 의료비용, 이 일로 인해 스트레스 받아 출강하지 못해 발생한 미참석 강의에 대한 수업료까지 모두 (민사로) 청구했다”며 “하늘이 두 쪽 나도 소 취하는 없을 것이다. 이 사람들 아직까지 나한테 미안하다는 사과 한마디 없다”고 했다.

노래 가사가 무단 도용된 사실을 알게 된 유영석은 언론 인터뷰에서 “나도 모르는 내 창작물을 무단으로 쓴 것은 저작권 침해에 해당하는 것으로 안다”며 “저작권을 위임받은 단체에서 이 부분과 관련해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페이스북

손씨는 작가 김민정씨의 소설 ‘뿌리’를 도용해 5개의 공모전에서 수상했다는 논란이 제기된 인물이기도 하다. 손씨가 김씨의 작품을 베껴 ‘제16회 사계 김장생 문학상’ 신인상, ’2020 포천38문학상' 대학부 최우수상, ‘제7회 경북일보 문학대전’ 가작, ‘제2회 글로리시니어 신춘문예’ 당선, 계간지 ‘소설 미학’ 2021년 신년호 신인상을 수상했다는 것이다.

소설과 노래 가사뿐만이 아니다. 손씨는 이 외에도 다수의 공모전에서 수상했다. 페이스북에 다수의 상패·상장 사진을 올렸다. 논란이 커지자 관련 포스팅은 모두 지운 상태다.

공모전 출품·수상작도 표절·도용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자료·보고서 거래사이트인 해피캠퍼스에 올라온 보고서·논문·사업계획서 등을 도용해 수상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10월 특허청이 주최한 ‘2020 혁신아이디어 공모전’에서는 특허청장상을 받기도 했다. 그가 제출한 것은 ‘공공데이터를 활용한 신개념 자전거 내비게이션 애플리케이션, K-바이크’다. 손씨는 해피캠퍼스에 2018년 4월 올라온 보고서를 그대로 도용했다는 의혹을 받고있다. 손씨는 같은 내용을 서울시 주관 ’2020 시민 도시계획 아이디어 공모전'에도 제출해 우수상을 받았다. 그가 같은 해 서울시의 ‘스마트쉘터 시민 아이디어 공모전’에 낸 ‘쉘터형 버스 승강장’은 지난 2019년 안양시가 발표한 것과 동일한 것이어서 도용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손씨는 이 아이디어로 우수상을 받았다.

그는 강원도청이 주관한 ‘포스트 코로나 강원도 관광정책 아이디어 공모전’과 청주대 지식재산교육상용화센터의 ‘창의 아이디어 발명디자인 경진대회’, 안양예술재단의 ’2020년 상반기 버스정류장 문학 글판 창작시·문안 공모전'에도 해피캠퍼스에 있는 보고서나 작품을 도용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또 ‘제1회 대한민국 건설사진 전국 공모전’과 ’2020 국민저작물 보물찾기'에는 해외에서 찍힌 사진을 도용해 제출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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