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스트리트] 軍 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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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태어난 이 강산에 군인이 되어/ 꽃 피고 눈 내리기 어언 삼십년." 양희은이 부른 '늙은 군인의 노래'의 앞 소절이다.
그가 군 복무 때 퇴역을 앞둔 늙은 상사에게 들은 제복의 추억을 모티브로 작사·작곡했다는 후문이다.
어차피 앞으로 저출산으로 인한 병력자원 감소로, 군의 허리에 부사관들이 두텁게 포진해야 할 형편이라면 이들에 대한 반말 금지 못잖게 획기적 처우개선도 필요할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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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무렵 군문에 있었던 이는 누구나 나이 지긋한 부사관(그 당시 하사관)과 초임 장교 간 미묘한 심리적 간극을 감지했을 법하다. 최근 불거진 육군 장교단과 부사관단 간 '반말 논란'으로 내연하던 갈등 전선이 표면화한 형국이다. 부사관들이 지난해 말 남영신 참모총장이 '장교들의 반말 지시가 당연하다'는 취지로 발언해 자신들의 인격권을 침해했다면서 국가인권위에 진정을 넣으면서다. 육군 지휘부는 그런 취지가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창군 이래 초유의 사태가 빚어진 뒤였다.
일선 부대에서 이와 관련한 이런저런 잡음들이 새어나온 지 오래다. 20대 대위가 50대 원사에게 '춤을 추라'고 강요하거나, 역으로 부사관들이 어린 위관급 장교를 집단폭행했다는 소문은 빙산의 일각이다. 장교·부사관 관계를 재정립하라는 서욱 국방부 장관의 지시가 만시지탄이란 느낌이 들 정도다. 군의 상명하복 전통과 장유유서라는 유교문화가 부딪치고 있는 것도 사태의 본질 중 일부일 수 있다.
그렇다면 막연히 상호존중 원칙을 지키라고 당부한다고 문제가 해결될 리는 없다. 국방부 훈령 등에 양측에 복종과 존중 의무를 사안별로 명문화하는 등 구체적 대안을 찾아야 한다. 해·공군보다 육군에서 이런 갈등이 잦은 까닭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육군 부사관은 타 군에 비해 격오지 근무 비율이 높은 데다 전역 후 재취업에도 불리해 충원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곳간에서 인심 난다는 말도 있다. 어차피 앞으로 저출산으로 인한 병력자원 감소로, 군의 허리에 부사관들이 두텁게 포진해야 할 형편이라면 이들에 대한 반말 금지 못잖게 획기적 처우개선도 필요할 듯싶다.
kby777@fnnews.com 구본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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