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인 코로나19 백신 접종 위해선 이상 반응 감시체계 중요"

왕해나 2021. 1. 19.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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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말 접종 시작되도 집단 면역까진 시간 걸려
전 세계 부작용 사례 증가로 안전성 우려 높아
미국은 민관 이상 반응 보고 시스템(VERS) 구축
식약처, 조만간 부작용 사례 모니터링 계획 내놔

[이데일리 왕해나 기자]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확대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방역당국 계획에 따라 2월말 백신 접종을 목표로 하고 있다. 팬데믹 상황에서 백신에 대한 안전성 검토가 이례적으로 짧았던 만큼 이상 반응에 대한 모니터링 체계를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라는 의견이 나온다.

19일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의 ‘코로나 19 백신 접종과 예방 접종 후 이상 반응 모니터링’에 따르면 백신 이상반응에 대한 모니터링은 국가 예방 접종 프로그램의 성패를 가름하는 요소다.

한 프랑스 주민이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을 접종받는 모습.(사진=로이터)

2월말 백신 접종이 시작된다고 해도 곧바로 집단 면역이 형성되는 것은 아니다. 백신은 의료진, 고령자, 기저질환자 등 우선순위에 따라 순차적으로 접종하는 것이므로 국민의 70~80% 이상이 접종할 때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일정한 시간 내 충분한 공급이 이뤄지지 않고 백신 제공을 위한 보건의료 인프라가 부재하며 백신을 운송할 물류 시스템이 한계에 이르면 집단 면역시간 형성 시간은 더욱 지연될 수 있다.

더욱이 예방 접종률이 상승하면 질병의 발생은 감소하는 반면 이상 반응 발생 사례는 증가한다. 이에 따라 사회적인 불신이 증가할 수 있고, 예방 접종이 중단되거나 지체될 수 있다. 노르웨이에서는 화이자 백신을 맞은 33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안전성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50대 의사가 백신 접종 후 사망했다. 이스라엘에서는 70대와 80대 노인 2명이, 포르투갈에서는 40대 간호사 1명이 숨졌다. 사망자들과 백신과의 직접적인 인과관계는 밝혀지지 않았다.

때문에 백신 허가 이후에 감시체계를 통해 백신 안전성을 확보할 국가기관의 책임이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국가 예방 접종 프로그램(NIP) 주관기관인 질병관리청은 예방 접종 이상 반응의 인과성 평가, 정보분석을 통해 그 결과를 피드백 해야 할 의무를 가진다. 국가 의약품규제기관(NRA)인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백신이 안전하고 효과적이면 좋은 품질을 확보하도록 이상반응 보고 체계에 참여해야 한다.

앞서 백신 접종을 시작한 미국의 사례를 살펴보면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예방 접종 프로그램을 수행하고, 식품의약국(FDA)이 NRA 역할을 했다. 백신 접종 후 이상 반응 보고시스템(VAERS)을 통해 모니터링한다. 의료기관 및 의료서비스 제공자, 백신 제조사, 환자를 포함해 보고를 원하는 사람 누구나 이 시스템을 통해 자발적으로 보고할 수 있다. 코로나19 백신의 안전성을 모니터링하기 위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도 도입했다. 보고자가 ‘V safe’라는 앱을 통해 부작용을 알리면 CDC의 직원이 전화를 걸어 상태를 확인하고 추가 정보를 수집하는 방식이다.

국내에서는 아직 모니터링 시스템이 제대로 구축되지 않은 상황이다. 박미정 서울대 의과대학 건강사회교육센터 연구원은 “우리나라는 백신 접종 후 이상 반응에 대한 신고·보고가 질병청과 식약처로 이원화 돼 있는데 양 기관과 중앙정부와 시도, 자치구 보건소 담당자들의 정보 공유가 잘 이뤄지도록 업무 프로세스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개인과 의료기관이 실시간으로 부작용을 보고할 수 있는 시스템도 갖춰야 한다는 의견이다. 그는 “이상 반응 환자가 발생하거나 접종자가 사망하면 진단한 의사, 의료기관의 장 등이 바로 관할 보건소장에게 신고하는 체계와 인프라가 마련돼야 한다”면서 “예방 접종 및 접종 후 이상 반응에 대한 역학조사는 현재의 감염경로에 대한 역학조사 체계와 별개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접종 후 이상 반응 정보 수집을 어디까지 할 것인지 그 항목과 범위를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접종 후 이상 반응 데이터가 오·남용되지 않도록 하는 안전한 데이터 관리도 필수적이다”라고 덧붙였다.

식약처는 조만간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따른 사후 관리 시스템을 마련해 내놓을 계획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의약품 부작용 사례를 수입하고 있는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을 방문해 준비 상황을 점검하고 코로나19 백신 부작용 사례를 수집하는 방법 등에 대해서도 설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왕해나 (haena07@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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