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선 돈 빠지는데.. 중국과 일본은 펀드 광풍
“내가 하고 말지….”
연초부터 한국에 불어닥친 주식 직접투자 열풍 속에 간접투자 상품인 펀드엔 찬바람만 쌩쌩이다. 코스피 3000 시대가 열리면서 역대급 강세장이 펼쳐졌고 펀드 수익률도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펀드에서의 자금 유출은 멈추지 않고 있다. 19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초 이후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만 1조3000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한국 투자자들은 “펀드는 수익률이 시장 평균보다 낮은 ‘마이너스 상품'”이라며 외면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과 일본은 상황이 다르다. 중국은 올해 신규 펀드가 여러 개 출시됐는데 11일 하루에만 18조원에 육박하는 자금이 몰리는 등 역대급 광풍이 불고 있다. 일본에선 출시 후 6개월 만에 9조원 넘는 자금이 몰린 초대형 공모펀드가 탄생했다.
◊1년 수익률 92% 홈런 친 중국 펀드
지난 2019년 생애 첫 펀드 가입에 나섰던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90%의 성과로 펀드를 환매하며 투자자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19년 8월 국내 주식형 펀드(NH아문디 필승코리아펀드)에 5000만원을 넣었는데, 1년 5개월 만에 90%대 수익률을 올렸다.
대형 운용사 임원 A씨는 “개인 투자자들이 펀드에서 꾸준히 이탈하고 있는데 문 대통령의 펀드 대박 소식이 알려져서 공모펀드 활성화에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펀드에 대한 신뢰가 바닥으로 떨어지면서 가입자 외면 현상이 이어지고 있지만, 잘 살펴보면 ‘문 대통령 펀드'처럼 고수익을 낸 펀드가 적지 않다.
KB운용에서 수익률 1등인 펀드는 중국본토A주펀드로, 1년 수익률이 92%에 달했다. 상하이와 심천에 각각 62%, 36% 비율로 투자하고 있으며, 장성자동차, 초상은행, 만화화학 등이 주요 종목이다.
김영성 KB운용 상무는 “본토 위탁운용사와 협업해 운용하는데 중국의 경제성장에 초점을 둔 소비재, 정보기술주 등에 집중 투자한 것이 고수익 비결”이라며 “중국은 코로나에도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주요국 중 유일한 플러스였고 올해도 8~9%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운용의 한국헬스케어펀드는 코로나 덕분에 수익률 88.4%짜리 홈런을 친 상품이다. 김재현 미래에셋 운용역은 “코로나 사태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이 헬스케어 섹터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면서 “올해는 CMO(위탁생산) 업체들의 실적 개선과 바이오테크 기업들의 기술 수출 등에 힘입어 수익률이 점진적으로 우상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투자운용에서 1등(88.4%)인 ‘글로벌 전기차배터리펀드'는 전기차, 자율주행차, 수소차 등 신산업에 집중 투자하는 상품이다. 황우택 한투운용 운용역은 “올해 주요국 친환경 정책 확대에 따라 국내외 2차전지 업체들이 투자를 확대하면서 실적 성장이 기대된다”면서 “단기 급등으로 조정 가능성은 있지만 전기차 시장 자체의 장기 성장성은 지속적으로 강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은 펀드 가입 붐… 일본엔 9조 펀드
최근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서는 ‘펀드(基金)’가 실시간 검색 순위 상위권에 올랐다. ‘주식 직접투자보다 펀드가 낫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엄청난 자금이 펀드로 몰리고 있다.
중국 금융정보업체인 윈드에 따르면, 새해 첫 주인 1월 4~8일에만 29개 펀드가 출시됐다. 이 중 8개 상품은 출시되자마자 자금이 몰려와 하루 만에 매진됐고, 14개 상품도 한도가 금방 꽉 차 판매가 조기 마감됐다. 중국 증권시보는 올해 1월을 신규 펀드 출시가 봇물을 이루는 ‘수퍼 먼스(Super Month)’라고 표현했다.
일본에선 순자산 총액이 9조3000억원에 달하는 공모펀드가 탄생했다. 주인공은 일본 최대 운용사인 ‘에셋 매니지먼트 ONE’이 내놓은 ‘글로벌 ESG 하이퀄리티 성장주식펀드’. 지난해 7월에 처음 출시됐는데, 일본 역사상 둘째로 큰 초대형 펀드로 성장했다. 최근 1년간 신규 펀드 설정액의 3분의 1 이상을 이 펀드 혼자서 다 끌어모았다고 한다.
일본 운용업계는 2000년대 초반에 ‘1조엔(10조원) 펀드’로 불리면서 명성을 날렸던 ‘노무라 일본주 전략펀드’처럼 앞으로 이 새내기 펀드가 1조엔까지 자산이 불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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