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팔건 다 판다' 하나투어, 결국 본사 사옥까지도

신익수 2021. 1. 19.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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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장기화에 현금 확보
서울시내 소유 호텔 2곳도

국내 여행업계 1위 업체인 하나투어가 서울 종로 본사 사옥을 비롯해 소유 중인 호텔 2곳 등 보유 자산에 대한 매각 작업에 착수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자산 매각을 통해 최대한 실탄을 확보할 수밖에 없다는 위기감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하나투어 핵심 관계자는 19일 "현재 여러 곳의 매수자와 접촉해 본사 사옥과 함께 호텔 자산 두 곳에 대해 매각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본사 사옥은 이미 모 업체 한 곳과 매각 계약이 완료됐고 대금 납입만 남았다"고 설명했다.

하나투어 본사 사옥은 천호기업 소유의 서울 종로구 공평동 '하나빌딩'으로 빌딩 지분은 43%다. 또 매물로 내놓은 호텔은 티마크 그랜드호텔 명동(회현동)과 티마크호텔 명동(충무로) 두 곳이다. 업계에서는 하나투어가 자산 매각에 성공하면 현 부동산 시세를 감안했을 때 최소 2000억원 이상의 실탄을 확보할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로 관광업계가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여행업계 1위인 하나투어도 1993년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실적도 최악이다. 작년 한 해 동안 연결 기준 법인세 차감 전 이익만 마이너스 2000억원으로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본사 사옥과 호텔 등 자산 매각에 나선 하나투어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영난으로 이미 직원 감원에 나서고 있다. 전체 임원들에 대해서는 이미 작년 말 계약직으로 전환하는 긴급 처방을 내렸다. 대규모 희망퇴직의 전 단계로, 본부별 권고사직에 대해 전체 2500여 명 직원 중 절반인 1200~1300명 정도만 동의해도 위로금 등 막대한 비용이 발생한다. 결국 하나투어는 자산 매각을 통해 생존을 위한 실탄을 확보하고 위로금 등 비용을 충당할 계획으로 보인다.

매물로 나온 하나투어의 서울 종로 본사 사옥은 천호기업 소유다. 하나투어는 본사 인력과 함께 7개 자회사가 전세 또는 월세로 임차해 쓰고 있던 것을 2005년 천호기업으로부터 지분 43%(지상 1~6층)를 사들여 15년째 이용하고 있다.

하나투어가 매입할 당시 투자한 금액은 등록비용 13억원을 포함해 총 288억원이다. 현재 이 건물은 시가만 1000억원대를 넘어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딜에 정통한 관계자는 "인사동의 노른자 건물이라 현 시세에만 매각되면 투자금 대비 3배 이상의 현금을 손에 쥘 수 있다"며 "자본 잠식까지 우려되는 위기 상황에서 현금 확보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라고 말했다.

하나투어는 호텔 2곳의 매각 작업도 진행 중이다. 2012년부터 서울 시내에 3곳의 비즈니스 호텔을 운영하고 있다. 그중 임차 운영 중인 인사동 센터마크호텔을 제외한 티마크 그랜드호텔 명동(회현동)과 2019년 880억원대에 인수한 티마크호텔 명동(충무로)의 건물 두 곳이 대상이다.

[신익수 여행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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