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1회 한국출판문화상] "100명의 독자보다도, 단 한명의 제대로 된 독자면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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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은 결국 '사람을 만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글을 쓰는 사람이 무조건 훌륭한 사람인 것은 아니겠으나, 결국 그 뒤에 있는 '사람' 덕에 좋은 책이 나온다고 믿습니다."
강 편집자는 "영화를 본 뒤 실제로 만난 강상우 감독은 사소한 것에 시선을 두는 사람이었고, 그 덕분에 책을 만들 결심을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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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부문 수상자
'김군을 찾아서' 강소영 편집자
“편집은 결국 ‘사람을 만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글을 쓰는 사람이 무조건 훌륭한 사람인 것은 아니겠으나, 결국 그 뒤에 있는 ‘사람’ 덕에 좋은 책이 나온다고 믿습니다.”
지난 7일 서울 내수동 교보문고 아크홀에서 비대면으로 진행된 북토크에서 ‘김군을 찾아서’를 만든 후마니타스의 강소영 편집자는 이렇게 말했다. ‘김군을 찾아서’는 보수 논객 지만원으로부터 ‘제1광수’라 지목된 5·18 광주항쟁 사진 속 인물 ‘김군’을 추적하는 과정을 그린 동명의 다큐멘터리를 보다 심도 깊게 다룬 책이다. 영화를 본 강 편집자가 직접 강상우 감독을 찾아가 영화에서 미처 다하지 못한 얘기를 책으로 풀어낼 것을 제안했다.
강 편집자는 “영화를 본 뒤 실제로 만난 강상우 감독은 사소한 것에 시선을 두는 사람이었고, 그 덕분에 책을 만들 결심을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영화적 현장성과 책의 고유성이 접목된 책, 제61회 한국출판문화상 편집 부문 수상작인 ‘김군을 찾아서’는 그렇게 탄생했다.
두 시간 남짓의 다큐멘터리를 하나의 책으로 새롭게 엮는 일은 단순히 영화에 주석을 다는 작업만은 아니었다. 오히려 영화를 보지 않은 이들도 이해할 수 있도록 독자적인 완결성을 갖춰야만 했다.
“영화에는 20여명의 인터뷰가 들어가 있지만, 실제로는 103명을 인터뷰했어요. 각 인터뷰마다 몇 시간이 걸렸고, 새롭게 검토해야 하는 사진도 너무 많았어요. 녹취부터 사진까지, 영화에 담기지 않았던 것들을 계속 찾아야 했고 나아가 영화 이후에 나온 이야기들까지 그러모아야 했죠.”
그렇게 해서 영화에는 없고 책에는 실린 대표적인 뒷이야기가 바로 여성 무장 시민군의 존재다. “영화 이후에 무등 갱생원에서 살던 여성 무장 시민군 분을 만나게 됐어요. 그간의 무수한 5.18 관련 자료 중에도 여성 무장 시민군의 사진은 찾아보기 힘들었거든요. 그런데 감독님이 이분들의 사진을 찾아내서 책에는 사진을 실을 수 있게 됐어요."
사실 강 감독도, 강 편집자도, 모두 5·18을 직접 경험하지 않은 1980년대생들이다. 그래서 오히려 “책 날개에 실리는 저자 프로필에 출생 지역을 밝히지 않는다”는 편집 원칙을 스스로 깨고 ‘1983년 서울 출생’이라는 저자의 출생지를 밝혔다. 5·18을 직접 경험하지 않은 1980년대 이후 세대, 그 중에서도 서울 출신이 썼다는 게 책에서 매우 중요한 지점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강 편집자는 “광주 이야기를 재현된 이미지와 연구결과로만 접할 수 있었던 사람들의 어떤 입장을 조금 더 드러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강 편집자는 “솔직히 ‘김군을 찾아서’는 출판문화상 수상작 중 가장 적게 팔린 책일 수도 있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책이 많이 알려지고 팔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꼭 필요한 곳에서 제대로 쓰임을 받는 게 편집자로서의 목표”라는 강 편집자에게 출판문화상 수상은 “제대로 된 한 명과 만나게 해줄” 좋은 기회가 됐다. “100명의 독자가 있다면 좋겠지만, 단 한 명의 꼭 필요한 독자를 만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한소범 기자 beo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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