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 구속도 기회"..삼성전자 팔고 우선주로 갈아타는 개미들
2일간 삼성전자 우선주 1050억원 순매수
배당확대 발표 앞두고 주가 하락한 영향인 듯
직장인 김모(35)씨는 19일 오전 주식시장이 시작하자마자 삼성전자 우선주 50주를 매수했다. 전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되면서 삼성그룹주들의 주가가 급락했지만 삼성전자가 장기적으로는 계속 수익을 내고 배당 확대 등 주주친화적 정책을 펼 것으로 보고 투자한 것이다.
삼성그룹이 이 부회장의 구속으로 총수 부재의 위기에 빠지면서 삼성그룹주의 변동성이 커지자 개인투자자들은 삼성전자(005930), 삼성전자 우선주, 삼성물산(028260)등을 적극적으로 매매하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주가가 단기간 급등한 삼성전자는 순매도하는 반면 이 부회장의 구속으로 18일 주가가 6%이상 급락한 삼성물산은 저가매수에 나섰다. 또 이달 말 발표되는 새로운 주주환원정책으로 배당확대가 예상되는 삼성전자 우선주는 이틀 동안 1000억원이 넘게 순매수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8,19일 양일간 개인투자자는 삼성전자 우선주와 삼성물산, 삼성화재를 1912억2800만원어치(194만7000주) 순매수했다.
종목별로는 삼성전자 우선주를 138만2400주(1049억4800만원) 순매수해 순매수 금액이 가장 컸다. 이는 이 기간 유가증권 시장과 코스닥 시장에서 KODEX 200선물 인버스2(5523만3400주·1190억5000만원)에 이어 개인이 2번째로 많이 순매수한 종목이었다.
김영건 미래에셋대우(006800)연구원은 "삼성그룹이 곧 발표할 주주환원정책이 배당확대 정책 등을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짧아도 3년 동안은 배당확대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개인투자자들이 이런 혜택을 가장 많이 받게 될 삼성전자 우선주에 적극적으로 자금을 넣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삼성그룹은 오는 28일 4분기 실적 발표와 기업설명회(IR)를 열고 주주환원정책을 공개한다. 이번 주주환원정책은 최소 2023년까지 적용되며 배당확대 등이 포함되는데 배당 우선순위가 높은 삼성전자 우선주가 더 큰 혜택을 받을 전망이다.
삼성전자 우선주는 이 부회장의 구속이 발표된 18일 7만6100원에 장을 시작했지만 구속이 확정되자 전날 보다 3.87%(1500원) 하락한 7만4600원에 장을 마감했다. 19일에는 주가가 상승 반전해 7만6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배당확대 등이 예상되는 삼성전자 우선주를 이 부회장의 구속으로 저가매수할 수 있는 기회가 오자 개인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선 셈이다.
삼성물산도 개인투자자가 이 부회장 구속 이후 이틀간 대규모 순매수한 종목이다. 46만2300주(676억6100만원)를 순매수해 순매수 종목 중 3번째로 투자금액이 컸다. 이 부회장이 최대주주(지분율 17.3%)인 삼성물산은 이 부회장의 구속이 발표된 18일 15만3500원에 장을 시작했지만 전날 보다 6.84%(1만500원) 하락한 14만3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19일에는 주가가 상승 반전했지만 14만4000원으로 15만원대를 회복하지 못한 채 거래를 마쳤다.
한편 이 부회장 구속 결정 이후 개인투자자는 삼성전자 보통주는 적극 매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18,19 양일간 189만200주(1583억8900만원)를 순매도했다. 기아차(000270)(217만8200주·1666억9000만원)에 이어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이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단기간에 너무 많이 올라 저가에 매수했던 투자자들이 매도 시점을 고민하던 차에 이 부회장의 구속이 결정되면서 매도 물량을 많이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다만 삼성전자는 향후에도 반도체 업황호황 등의 영향으로 꾸준히 이익이 늘 것으로 예상돼 개인투자자가 계속 매도물량을 내놓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001200)연구원은 "(이 부회장 구속 후) 전문경영인들이 이끌어 갈 것이고 최근의 반도체 업황 개선 등을 고려하면 단기적으로 삼성전자가 이 부회장의 구속으로 큰 악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 같다"고 했다.
직장인 홍모(30)씨는 "앞으로 주가가 올라갈 종목이라고 생각해 삼성전자 주가 추이를 보면서 매수할 생각"이라고 했다. 19일 삼성전자 주식 100주를 매수한 직장인 이모(25)씨도 "몇달 전만해도 5만전자(삼성전자 주가 5만원대)였는데 벌써 8만전자가 됐다"며 "올해는 10만전자까지 올라갈 것 같아 기회를 봐서 계속 매수할 생각"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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