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년 전 바이든 "전두환, 김대중·김영삼 탄압 말라" 편지 공개

김지은 입력 2021. 1. 19. 17:26 수정 2021. 1. 19.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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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1980년대 전두환 정권의 민주화운동에 대한 탄압 중단을 요구하면서 동료들과 함께 전씨와 조지 슐츠 미 국무장관에게 보낸 옛 편지들이 34년여 만에 공개됐다.

연세대학교 김대중도서관이 바이든 당선자의 대통령의 취임을 하루 앞둔 19일 공개한 서한 가운데 하나는 1986년 2월20일 당시 미국 상원 의원이었던 바이든이 존 케리(전 미 국무부 장관), 에드워드 케네디(존 F 케네디의 동생) 등 민주당 소속 상원의원 7명과 함께 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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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바이든 당선']김대중도서관 1986·1987년 바이든 상원시절
전두환과 미 국무장관에 보낸 서한 2통 공개
직선제 개헌 서명 탄압 중단·양심수 석방 요구
1987년 조 바이든 상원의원이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1986년 2월 20일 조 바이든 상원의원이 동료 상원의원 7명과 함께 전두환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 김대중도서관 제공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1980년대 전두환 정권의 민주화운동에 대한 탄압 중단을 요구하면서 동료들과 함께 전씨와 조지 슐츠 미 국무장관에게 보낸 옛 편지들이 34년여 만에 공개됐다.

연세대학교 김대중도서관이 바이든 당선자의 대통령의 취임을 하루 앞둔 19일 공개한 서한 가운데 하나는 1986년 2월20일 당시 미국 상원 의원이었던 바이든이 존 케리(전 미 국무부 장관), 에드워드 케네디(존 F 케네디의 동생) 등 민주당 소속 상원의원 7명과 함께 쓴 것이다. ‘대한민국 대통령 전두환 각하’ 앞으로 보낸 이 서한은 1986년 시작된 대통령 직선제 개헌서명운동에 대한 한국 정부의 탄압에 우려를 담고 있다. 의원들은 “1988년 대선을 앞두고 개헌을 청원하기 위해 최근 시작된 민주화추진협의회(민추협)의 노력을 억압하려는 한국 정부의 행동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하기 위해 편지를 쓴다”며 “청원과 관련한 현재의 (정부) 정책을 조정하고 되돌릴 것을 촉구한다”고 썼다. 당시 전두환 정권은 직선제 개헌서명운동을 시작한 신민당과 민추협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는 등 야권 인사들에 대한 탄압의 강도를 높여가고 있었다.

의원들은 “청원을 통해 대중이 의견을 평화적으로 표출하는 것을 탄압하는 것에 대한 어떤 합리적인 근거도 찾지 못했다”고 비판하며 “무엇보다 탄압이 김대중과 김영삼 등 야당 지도자들에 대한 억압을 강화하는 형태로 이뤄진다는 사실이 당신 정부가 한 민주화 약속의 진실성에 심각한 의문을 갖게 한다”고 덧붙였다.

1987년 11월 20일 조 바이든을 포함해 미국의 상원의원 31명이 미국 슐츠 국무장관에게 보낸 편지. 김대중도서관 제공

이날 공개된 두번째 서한은 바이든을 비롯한 미국 상원의원 31명이 1987년 11월20일 당시 슐츠 미 국무장관에게 보낸 것이다. 이들은 “한국의 많은 정치범들이 어떤 범죄도 저지르지 않은 채 구금돼 있다는 데 대한 우려”를 전하며 “이들은 평화적 발언 및 결사를 억압하려는 정부의 피해자”라고 했다. 의원들은 국제엠네스티를 인용해 한국에 ‘양심수’라고 불리는 구금자가 최소 40명 존재한다면서, 900명에 달하는 정치범 가운데 상당수가 더 있을 것이라는 한국 소식통들의 말을 믿는다고 썼다. 의원들은 전두환 정권에게 “부당하게 구금된 정치범 전원의 석방을 촉구”한다고 썼다. 그러면서 정치범 가운데 상당수가 법정에서 불리한 증거로 쓰일 자백을 강요받으며 고문을 당했다고도 짚었다. 이들은 한국의 양심수들이 국가보안법 등에 기초해 “공공의 안녕을 위협”했다는 모호한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고 지적했다. 이에 의원들은 한국의 양심수 38명의 명단을 첨부해 슐츠 장관에게 전두환 정권이 모든 정치범을 석방할 수 있도록 압력을 행사해달라고 요구했다. 이날 공개된 서한에는 양심수 38명의 명단이 포함되지 않았다.

김대중도서관은 이번 자료를 공개하면서 “바이든은 김대중이 2차 미국 망명(1982년 12월~1985년 2월)할 때부터 친분을 쌓기 시작했으며 1984년께부터 한국 민주화를 포함한 한-미 관계에 관한 상호 이해를 넓혀갔다”며 “바이든이 1986년 동료 상원의원과 함께 전두환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를 보면 당시 한국의 현실에 대해서 상당히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에 공개된 서한들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망명 시절 조직한 한국인권문제연구소가 소장하고 있던 자료였다고 한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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