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해리스 "한국서 일한 기억 영원히 간직"
희망만이 행동방침 될수없어"
文, 해리스에 안동소주 선물
20일 임기를 마치고 본국으로 돌아가는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사진)가 한국 근무 경험을 회고하며 "이곳에서 일했던 기억을 영원히 간직하겠다"고 말했다.
19일 오전 영상으로 열린 제8회 한미동맹포럼 초청 강연에 나선 해리스 대사는 "미국대사로 근무하기에 한국만큼 좋은 곳은 없고 미국에 한국만큼 좋은 파트너나 전략동맹은 없다"며 이렇게 말했다. 2018년 7월 부임한 해리스 대사는 20일 임기를 마치고 미국으로 떠난다.
해리스 대사는 "북한이 더는 한국의 적이 아닐 수 있지만,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8차 당대회에서 위협과 불의의 상황에 대비해 북한의 핵전쟁·억제력과 군사력을 강화하겠다고 한 점을 기억해야 한다"며 "우리는 북한과의 외교가 성공적이길 희망하지만 희망만이 우리 행동 방침이 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문재인정부의 대북 대화 기조에 대한 우려를 마지막 당부로 남긴 것으로 해석된다. 정부 핵심 과제인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대해서도 "속도가 우리가 원하는 것보다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 그렇기에 조건에 기반한 계획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상호 안보는 절대 서두를 문제가 아니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미·중 갈등에 대해선 "한국이 안보동맹(미국)과 최대 무역 파트너(중국) 사이 누구를 선택해야 하느냐는 잘못된 질문을 받곤 한다"며 "한국은 1953년에 이미 선택을 했다"고 선을 그었다. 이날 행사에서 축사를 맡은 서욱 국방부 장관은 "해리스 대사는 '굳건한 한미동맹의 상징'이자 '대한민국 가족'"이라면서 "주막에서 막걸리를 즐기고 김치를 만들며 '한국 사랑'을 표현하던 대사의 모습은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해리스 대사는 이임 인사차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해리스 대사가 흥남철수작전 70주년을 맞아 지난해 10월 거제도를 방문해 기념비에 헌화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2018년 7월 신임장 제정식 때 해리스 대사가 좋아한다는 안동소주를 두고 덕담을 나눴던 사실을 떠올리며 이날 안동소주를 선물했다.
[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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