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이 순항하는지 알려면 첫째도 둘째도 소비자반응"
실패가 성공 밑거름 되려면
소소한 성공경험 쌓아가야
사회적 가치 따지기 전에
수익성 충분한지 점검부터
◆ 2021 신년기획 Rebuild 청년창업 ② ◆
권도균 프라이머 대표는 창업에 나섰으나 고배를 들게 된 대학생 창업가들에게 "실패 과정에서 나타난 작은 성공에 주목하고, 여기서 배우는 게 있어야 한다"며 이같이 조언했다. 그는 실패를 성공의 발판으로 삼기 위해선 소소한 성공 경험을 누적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권 대표는 성공하지 못한 창업 사례의 90%는 해당 제품과 서비스를 소비자가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단정한다. 권 대표는 "자신의 비즈니스 모델이 목표한 소비자에게 정말 필요한 것인지, 단지 창업자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인지 구분할 필요가 있다"며 "이조차 정확히 모르고 방향성 없는 사업을 한다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권 대표 설명에 따르면 실패를 극복할 실마리는 소비자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아는 데 있다. 그는 "요즘 만나는 스타트업의 70%는 최근 2~3년간 두세 번의 작은 실패를 딛고 새 모델로 사업하는 경우"라며 "제품과 서비스를 출시한 뒤 소비자 반응을 살펴보면서 자신이 자가당착에 빠졌다는 걸 일찍 깨닫고, 빨리 비즈니스 모델을 바꾸는 훈련이 잘 돼 있다"고 말했다. 본인 사업이 잘되는지 확인할 유일한 지표도 소비자뿐이라는 게 권 대표 지론이다. 그는 "결국 중요한 건 소비자다. '소비자가 여전히 내 회사 제품과 서비스를 열렬히 사랑하고 있는가'가 유일한 지표"라며 "소비자의 서비스 재방문율이 높고 지속적인 성장세라면 자신이 잘하고 있다는 증거가 된다"고 답했다.
서울대 SNU공학컨설팅센터에서 창업 학생 전담 멘토를 맡고 있는 김장길 교수는 "아이템이 아무리 좋아도 사업계획서로 어필하지 못하면 창업은 먼 얘기"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창업에 처음 도전하는 학생들에게 정부 지원 사업인 예비·초기창업패키지 지원 서류를 쓰는 법부터 경험이 쌓인 창업팀의 투자 유치 전략까지 아낌없이 조언하고 있다.
김 교수는 "초기창업가들이 지원받는 예비창업패키지가 5000만원을 지원해 주는데 외주 하나면 끝나는 수준"이라며 "대부분 학생 창업가들이 그다음은 생각하지 않고 준비도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보통 학생들에게 어떻게 아이템을 팔 거냐고 물으면 주먹구구식으로 대답한다"며 "크라우드펀딩을 받거나 오픈마켓에 올린다는 식인데, 그것보단 스마트하고 구체적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학생 창업가들이 주의해야 할 점으로 "제품의 사회적 의미보다는 수익성을 중심으로 설명하고, 지키지 못할 성과 목표는 아예 제시하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교수는 또 "지원 사업의 서류 단계에서 3~4번 연달아 탈락한 학생이 있었는데, 보통은 징크스가 생겼다며 포기하지만 집념 있게 도전해 최근에 붙었다"며 "이 학생은 대기업을 목표로 하고 있어 '이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인가'라는 부분에서는 설득력이 떨어졌지만,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부분만 세밀하게 뽑아 새롭게 사업계획서를 짜니 길이 보였다"고 설명했다.
[기획취재팀 = 김명환 팀장 / 이윤식 기자 / 이진한 기자 / 문광민 기자 / 김금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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