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가위 美특허 분쟁 변수

김시균 2021. 1. 19.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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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먼저 출원 놓고 경쟁구도
3개 기관이 기술공유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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툴젠은 유전자가위 특허와 관련해 미국 UC버클리, 매사추세츠공과대(MIT)·하버드대가 설립한 브로드연구소와 유전자 특허 분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노벨 화학상을 수상한 제니퍼 다우드나 박사 측은 2012년 5월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관련 특허를 출원했다. 김진수 기초과학연구원(IBS) 유전체교정연구단 수석연구원(박사) 박사팀은 2012년 10월, 장펑 MIT 교수가 이끄는 브로드연구소는 같은 해 12월에 특허를 신청했는데 가장 늦게 출원한 브로드연구소만 2014년 특허권을 인정받았다. 이때부터 삼자 간 분쟁이 격화되기 시작했다.

이후 다우드나는 바로 무효 소송을 냈지만 2017년 2월 미국 특허청이 장 교수 손을 들어주면서 패소했다. 그러나 유럽특허청은 다우드나 측 손을 들어주고, 김 박사는 한국과 호주에서 특허권을 취득하면서 특허 분쟁이 국가 간 힘겨루기로 확산됐다.

하지만 이 분쟁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온 상태다. 지난해 12월 미국 특허청이 누가 유전자가위 기술의 앞선 발명자인지, 기관별 기술이 어떤 차이가 있는지 등을 가리고자 세 기관을 두고 저촉 심사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저촉 심사란 동일한 발명을 한 2인 이상 특허 출원인이 있을 때 선(先)발명자를 가리기 위해 진행한다. 당초 브로드연구소와 UC버클리 양자 구도였다가 지난해 하반기에 툴젠이 합류했다.

툴젠 관계자는 "앞으로 몇 년간 치열한 공방이 벌어질 것"이라며 "저촉 심사에서 툴젠은 '시니어 파티'를 선점한 상태라 유리한 위치에서 특허 권리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시니어 파티란 진핵세포의 유전자 교정과 관련해 선출원을 인정받았다는 뜻이다. UC버클리와 브로드연구소는 툴젠과의 저촉 심사에서 '주니어 파티'로 분류돼 상대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놓였다는 평가다. 진핵세포는 포유류와 식물종 등을 포괄하는 것으로, 단세포 동물만 포함하는 원핵세포보다 범위가 넓다.

툴젠은 2012년 브로드연구소보다 진핵세포의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기술을 먼저 출원한 것을 지난해 6월 미국 항소심에서 인정을 받았다. 이를 통해 전 세계에 툴젠 이름이 알려졌다. 업계에선 세 기관의 특허 분쟁이 세 가지 시나리오 중 하나로 갈 것으로 보고 있다. 분쟁이 계속돼 어느 한 곳만 특허권을 독식하는 경우다. 하지만 협의를 거쳐 세 기관이 특허를 나눠 갖거나 각자 특색을 인정해 별도 특허를 갖게 될 수도 있다. 세 곳의 기술력이 만만치 않은 만큼 특허를 공유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김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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