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 언택트 뮤지컬 줄이어..스타 출연료 거품 빼 내실화

이향휘 2021. 1. 19. 16:5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라이브 공연 대신 온라인으로
국립극단, 올 온라인 극장 개소
"英 NT라이브 같은 영상 목표"

◆ 2021 신년기획 Rebuild K컬처 ③ 공연 ◆

EMK뮤지컬컴퍼니가 지난 연말에 네이버TV를 통해 선보인 뮤지컬 `몬테 크리스토` 공연 영상 캡처 화면. [사진 제공 = EMK]
뮤지컬 배우 김지우는 지난 17일 인스타그램에 "공연계가 숨도 쉬지 못한 채 가라앉고 있다"는 글을 올렸다. 코로나19 확진자 감소로 18일부터 수도권 다중시설 방침은 완화됐지만 공연장은 예외였다. 두 칸 띄어 앉기 규제가 이달 말까지 이어지며 '몬테 크리스토'와 '젠틀맨스 가이드' 등 대형 뮤지컬의 공연 재개는 또다시 물거품이 됐고, 뮤지컬 '명성황후'와 '맨 오브 라만차' 개막일도 다시 한번 미뤄졌다.

코로나19로 공연계가 전례 없는 위기를 맞고 있다. 연극·뮤지컬계는 생존을 위해 온라인 공연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지금껏 공연은 배우와 무대, 관객이 갖춰졌을 때 비로소 완성됐다고 여겨왔다. 관객과 소통이 즉각적이지 않은 온라인 공연은 특히 라이브성을 중시하는 전통적인 관점에서 대안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보수적 인식이 팽배했다.

영화와 드라마 등 다른 영상물과 경쟁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인식도 작용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며 '언택트 공연'도 반드시 갖춰야 할 보완재라는 개념이 서서히 자리 잡고 있다.

김광보 국립극단 신임 예술감독은 지난 18일 간담회에서 지난해 시범으로 운영했던 온라인 극장을 올해 정식 개소한다고 밝혔다. 대표 레퍼토리인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과 '로드킬 인 더 씨어터' 등 4~5편을 온라인으로 상연할 계획이다. 그는 "영국 국립극장의 공연 영상 콘텐츠인 'NT라이브'에 버금가는 영상을 만드는 게 목표"며 이를 위해 예산 10억원을 배정했다.

뮤지컬계에선 온라인 사업화가 이미 활발하다. 대표적으로 EMK뮤지컬컴퍼니가 앞장서고 있다. 지난해 추석 연휴 뮤지컬 '모차르트!' 온라인 상연으로 5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 데 이어 지난 연말에는 '몬테 크리스토' 드레스 리허설(공연 개막 직전 배우들이 실제 공연처럼 복장을 갖추고 진행하는 총연습)을 회당 1만7000원에 각각 두 차례 상연해 큰 인기를 누렸다. 회당 15분씩 10편을 제작한 웹뮤지컬 '킬러파티'도 '집콕' 상황에서도 얼마든지 공연을 열 수 있다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김지원 EMK뮤지컬컴퍼니 부대표는 "올해 라인업에 오른 '팬텀' '마리 앙투아네트' '엑스칼리버' '레베카'는 대면 공연과 함께 영상화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며 "영상 콘텐츠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앵글이나 방식을 도입하거나 온라인 환경에 맞춘 새로운 시도를 하는 등 온라인 관객에게 더욱 발전된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하고자 노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CJ ENM 뮤지컬 '베르테르'와 쇼노트 뮤지컬 '젠틀맨스 가이드'도 각각 유료 온라인 공연으로 선보여 인기를 끌었다.

코로나19 사태는 뮤지컬계가 거품을 빼고 내실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스타 배우에 의존하는 대형 뮤지컬의 경우 인건비가 제작비의 8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전석 매진을 전제로 한 스타 배우들의 높은 개런티에 대해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향휘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