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년]'상실의시대' 최악의 경제지표..코로나 종식은 '안갯속'
20일로 코로나19가 국내 발생한지 만 1년이다. 지난 1년 간 코로나19는 우리네 평범한 일상을 송두리째 바꿔놨다. '일상의 삭제'라는 고통 외에도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분야에 걸쳐 파괴적 변화를 가져왔다. 랜선회의, 재택근무, 온라인수업, 온라인배달 등 소위 '비대면' 생활이 일상이 됐고, 이런 일상이 몸에 베는 '디지털 체화' 를 겪었다.
가뜩이나 경기침체였던 상황에서 코로나19 사태가 터지자 가장 먼저 음식업.도소매업.숙박업, 여행업 등 소위 서비스 분야 영세 자영업자들이 타격을 받았다. 직격탄을 맞은 항공업계는 끝내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등 구조조정 국면으로 치달았다. 실업자가 쏟아졌고, 청년들은 취업할 곳이 없어 비명을 질러야 했다. 서비스업에 이어 제조업도 영향을 받았고, 지난해 무려 22만명에 가까운 사람이 일자리를 잃으면서 고용상황은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최악을 기록했다.
지난해 정부는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59년만에 한 해 네 차례, 총 60조원에 달하는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는 등 확장 재정을 통해 현금 쏟아붓기에 나섰지만, 경제성장률은 -1.1%(정부 예상)로 22년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네 차례에 걸친 추경으로 국가채무는 850조원에 육박했고, 국가채무비율은 약 44%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급기야 해외 신용평가기관 등 유수의 금융기관들이 재정악화로 국가신용등급이 위태롭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코로나19 병마 속에 가난한 사람들은 더 가난해지고, 부유한 사람들은 더 부유해지는 '빈익빈 부익부' 소득 양극화 현상도 뚜렷해졌다.
19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소득 하위 20%(1분위) 가구의 가계소득은 163만7000원으로 1년 전보다 1.1% 감소했다. 반면 소득 상위 20%(5분위) 소득은 1039만7000원으로 2.9% 증가했다. 특히 1분위 가구의 근로소득은 20% 가까이 감소했다. 정부 지원금이 없었다면 가계 파산이 불가피한 상황에 몰렸을 것이란 분석이다.
실물 경제는 피폐해졌는데,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 시장은 넘치는 현금 유동성에 사상 최고치를 연신 갈아치우는 실물-자산 '디커플링' 현상이 지속됐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 평당 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4000만원을 넘어섰고, 자고 일어나면 오르는 집값 상승은 정부의 잇단 규제대책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수도권과 지방으로도 확산했다. 또 주식시장은 코스피가 지난해 말 사상 처음으로 2900을 넘겼고, 새해가 밝자마자 3000을 돌파했다. 길바닥에 나앉게 생긴 자영업자는 당장 월세도 못내고 있는데, 한 쪽에선 부동산으로 수억, 주식으로 수억원을 벌었다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이날 0시 기준으로 국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7만3000여명, 사망자는 1283명이다. 또 세계적으론 누적 확진자 9600만명, 사망자는 200만명을 넘었다. 화이자, 아스트라제네카 등의 백신 개발과 함께 세계적으로 3000만회분의 백신이 접종되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코로나19 확산세는 꺾이지 않고 있다.
확산 초기 'K-방역'을 세계 만방에 알린 우리나라는 세 번에 걸친 팬데믹(대유행)과 늑장 백신 확보에 언제 코로나19가 종식될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을 필두로 정부는 5600만회 분의 백신을 확보했고, 올 상반기 중으로 경제를 코로나19 이전으로 정상화하겠다고 하지만 이를 믿는 사람은 많지 않아 보인다.
의료계 전문가들은 백신에 너무 기대지 말라고 충고한다. 백신 접종이 끝나는데 만 길게는 1년이 걸리고, 백신을 다 맞았다고 해서 감염자가 하루 100명 이하로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백신 부작용이 어떤 파장을 몰고 올지 모른다. 백신이 듣지 않는 신종 변이 바이러스가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도 우리는 '상실의 시대'에 여전히 갇혀 있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김승룡기자 sr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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