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어서 못파는' 적격대출.. 경남은행, 열자마자 한도소진
[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번번이 대출한도가 바닥나 대출자들이 발길을 돌렸던 적격대출이 올해도 판매를 재개하기가 무섭게 소진되고 있다. 경남은행은 적격대출 판매를 재개한지 5일만에 올 1분기 한도가 바닥났고, 다른 대형 은행들도 빠르게 재원이 소진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하나·우리은행·기업은행 등에 이어 농협은행이 최근 판매를 시작했고, KB국민은행은 아직 1분기 판매 시기를 조율하고 있어 소진 시기는 시간차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 경남은행 적격대출 한도 200억원 5일만에 바닥 드러내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BNK금융 계열의 경남은행은 지난 4일부터 8일까지 '금리고정형 적격대출'의 한도 200억원을 모두 소진해 현재 남아 있는 한도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모두 대출을 해줘 올 1분기에는 경남은행에서 더이상 적격대출을 받기 어렵다는 얘기다.
적격대출은 낮은 금리에 고정금리인 정책금융상품으로 주택금융공사(주금공)가 협약을 맺은 은행, 보험사 등 금융사와 조정해 매 분기 각사마다 대출 한도를 할당하면 각 금융사가 판매한다.
경남은행은 한도 소진으로 지난해 말 다른 대부분의 은행처럼 적격대출 판매를 중단했었다. 새해 들어 1분기 한도를 새롭게 부여받아 이달 초 판매를 재개했지만 5일만에 재원이 바닥나 버린 것이다.
경남은행 관계자는 "10년 이상 장기고정금리 상품으로 다른 상품대비 금리 경쟁력이 높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낮은 금리의 적격대출을 기다렸던 수요가 많아 판매를 재개하자마자 줄줄이 대출 실행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경남은행의 주요 영업지역인 부울경(부산·울산·경남)의 부동산 시장 호조에 적격대출의 상품 경쟁력이 더해진 결과로도 해석된다.
더욱이 경남은행과 같은 지방은행은 전국구로 운영하는 일반 시중은행에 비해 할당된 한도가 적어 소진 속도가 더 빨랐다. 올 1분기에는 주금공이 약 3조원을 풀어 각 금융사마다 한도를 부여받았고 경남은행은 이 중 7%가 채 안되는 200억원을 할당받았다.
적격대출이란 정책금융상품으로 주금공이 만든 장기고정금리대출이다.
금리가 낮은데다 고정금리이니 대출자로서는 유리하다. 현재 10년~30년 기준으로 '금리고정형 적격대출'의 금리는 SC제일은행(연 3.12%)을 제외하고 모든 금융사가 연 2.55%로 은행의 일반 대출 상품과 견주어도 금리가 낮은 편이다.
다른 정책금융상품과 다르게 연소득이 일정 기준 이하여야 한다는 소득요건이 없을 뿐 아니라 집값도 9억원 이하인 주거용 건물로, 집값이 6억원 이하여야 하는 보금자리론의 조건보다 허들이 낮다.
정책금융상품이기에 보통 은행이 취급하는 대출 상품처럼 신용카드 가입, 자동이체, 급여 통장 등과 같은 부수거래를 하지 않아도 낮은 금리를 책정받을 수 있어 대출자들에게는 선호 상품이다. 무주택자 뿐 아니라 일시적 2주택자도 기존주택을 처분하는 조건으로 이용할 수 있다.
◆ 농협銀 15일부터 적격대출 400억 한도로 판매…한도 받은 KB국민銀, 판매는 '아직'
경남은행의 한도가 소진되는 사이 다른 은행은 한창 적격대출 판매를 추진하는 분위기로 역시 대출자들이 은행을 찾아오고 있다.
주금공으로부터 한도를 받아도 구체적인 판매 시기는 각 금융사가 조절할 수 있다.
농협은행은 지난 15일부터 400억원 한도로 적격대출 취급을 재개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아직 대출을 재개한지 얼마 되지 않아 대출 실행 사례는 없지만 현재 영업점 등에 문의는 많이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하나은행, 우리은행, 기업은행, 수협은행 등 다른 금융사들도 이달 초부터 적격대출 취급을 재개했다.
KB국민은행은 주금공으로부터 판매 한도를 할당 받았지만 아직 판매시기를 잡지 못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올해 적격대출 판매 계획이 없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주금공으로부터 한도는 받았는데 아직 내부적으로 판매 시기를 검토하고 있다"며 "국민은행의 적격대출 한도는 다른 은행보다는 좀 적은 편"이라고 밝혔다.
적격대출은 여러 은행이 취급하고 있는데다 워낙 관심이 높아 판매를 시작하면 빠르게 소진되기 때문에 시기를 조율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동안 인기에 비해 전체 금융권의 적격대출 한도는 매년 들쑥날쑥이어서 금융사들이 판매를 재개한다고 해도 금방 소진되기 일쑤였다.
올해 적격대출은 적어도 8조원이 넘을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는 2017년 12조5천800억원에 비해서는 적은 수준이다. 적격대출 규모는 2018년 6조8천억원, 2019년 8조4천억원이었으며, 지난해에는 3조1천250억원이었다.
이효정기자 hyoj@inews24.com▶네이버 채널에서 '아이뉴스24'를 구독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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