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어낸 동선만 다녀라" '인권 침해' 토로하는 요양병원 간호사들

이정현 기자 2021. 1. 19.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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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강도 높은 방역조치로 요양병원에서 일하는 간호사들이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요양병원 발(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 집단감염을 막겠다는 취지지만 간호사들은 정부 방역조치가 인권침해에 가깝다고 호소한다.

19일 요양병원 업계에 따르면 현재 요양병원 간호사들은 정부 방침에 따라 주 2회 선제적 코로나19 PCR 검사를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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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시스] 류형근 기자 = 3일 오전 광주 광산구 한 요양병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집단발생으로 통제되고 있다. 요양병원에서는 이날 오전 8시기준 종사자 7명, 환자 53명 등 총 60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2021.01.03. hgryu77@newsis.com


정부의 강도 높은 방역조치로 요양병원에서 일하는 간호사들이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요양병원 발(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 집단감염을 막겠다는 취지지만 간호사들은 정부 방역조치가 인권침해에 가깝다고 호소한다.

19일 요양병원 업계에 따르면 현재 요양병원 간호사들은 정부 방침에 따라 주 2회 선제적 코로나19 PCR 검사를 받아야 한다. 선제적 PCR 검사는 기존 주 1회였으나 지난 11일부터 주 2회로 늘어났다. 요양병원 간호사들은 3교대로 근무하면서 주 2회 PCR 검사를 위해 휴일에도 병원에 나오는 상황이다.

정부는 요양병원 간호사들의 사적 모임도 금지시켰다.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조치에서 한발 더 나아가 사적모임 자체를 원천 차단했다.

사적모임 금지 조치에 따라 요양병원 간호사들은 병원에 예상 동선을 제출하고 있다. 간호사들은 일주일 전에 미리 예상 동선을 적어 내고 부득이한 사유 없이는 다른 곳을 방문하지 못한다. 불가피하게 예상 동선을 벗어난 간호사는 다음날 즉시 실제 동선을 보고해야 한다.

이밖에도 요양병원 간호사들은 하루에 3번 이상 발열 체크를 한 뒤 결과를 국민건강보험공단 홈페이지에 입력해야 하고 하루 3번 이상 병동 소독, 1시간 단위 병실 환기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방역당국이 제시한 요양병원 종사자 동선 제출용 표

한 현직 요양병원 간호사는 "일반인들은 한번만 받아도 힘든 PCR 검사를 주 2회 받아야 한다는 것 자체로 너무 힘든 일"이라면서 "요양병원 업무 강도가 약한 편이 아닌데다 휴식 시간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해 체력적으로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간호사는 "요양병원 내 PCR 검사는 전부 그 안에 있는 간호사들이 진행한다"면서 "코로나19로 간병사들도 떠나고 간호사 인력도 부족한데 정부에서는 그런걸 전혀 신경쓰지 않고 별다른 지원도 없이 무조건 검사 횟수만 늘리라고 한다"고 비판했다.

요양병원 종사자들이 모인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정부의 방역지침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한 종사자는 "요양병원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코로나19가 무서운 건 똑같다"면서 "우리를 잠재적 감염자 취급하며 마치 추적장치를 단 것처럼 동선까지 체크하는 것은 너무 부담스럽다"는 글을 올렸다. 해당 글에는 "정부 방역지침이 인권침해 수준", "내가 적은 동선을 다른 사람이 볼까 걱정된다"는 등의 댓글이 달렸다.

요양병원 간호사들의 호소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으로 이어졌다. 지난 12일에 올라온 청원글에는 "요양병원 종사자도 대한민국 국민"이라며 "선제조사로 전염병을 예방하자는 취지는 좋으나 최소한의 인권보장, 휴무일 보장은 해달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 청원글에는 일주일만에 1만 5000여명이 동의했다.

요양병원 간호사로 근무하다 최근 직장을 옮긴 이모씨(28)는 "요양병원 환자들이 대부분 거동이 불편하고 연세가 많아 지금까지 방역지침을 제대로 지키기 힘들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코로나19 사태가 벌어진 뒤로 그 안에서도 최대한 감염을 막기 위해 노력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씨는 "요양병원 발 집단감염이 계속 확산되고 있다고 해서 모든 요양병원이 방역지침을 안따르고 그러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정부가 방역 조치만 강화할 것이 아니라 요양병원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인력 보강 등 적절한 지원을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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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 기자 goron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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