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발 저림은 단순한 혈액순환 장애가 아니다 [강재헌의 생생건강]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2021. 1. 19.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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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세 여성이 6개월 전부터 양발의 감각이 무뎌지고 작열감이 있어 병원을 방문했다.

이 증상은 양쪽 발바닥에서 시작해 양쪽 발 전체로 확대됐고, 하루 3~4차례 양쪽 손바닥에도 감각 이상과 작열감이 동반되기 시작했다.

손발이 저리면 흔히 혈액순환 장애 때문일 것으로 생각하고 뇌졸중 초기 증상이 아닌가 걱정해 병·의원을 찾는 경우가 흔하다.

한편 극심한 스트레스나 불안감 등 심리적인 문제가 손발 저림이라는 증상을 불러올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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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나 과음 등으로 말초신경이 손상된 말초신경병증

(시사저널=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57세 여성이 6개월 전부터 양발의 감각이 무뎌지고 작열감이 있어 병원을 방문했다. 이 증상은 양쪽 발바닥에서 시작해 양쪽 발 전체로 확대됐고, 하루 3~4차례 양쪽 손바닥에도 감각 이상과 작열감이 동반되기 시작했다. 진단명은 말초신경병증이었다.

추운 겨울철에는 손발 저림이나 통증으로 고통받는 사례가 많아진다. 손발이 저리면 흔히 혈액순환 장애 때문일 것으로 생각하고 뇌졸중 초기 증상이 아닌가 걱정해 병·의원을 찾는 경우가 흔하다. 하지만 이러한 증상이 말초 혈액순환 장애나 뇌졸중의 초기 증상인 경우는 그리 흔하지 않다.

신경계는 크게 중추신경과 말초신경으로 나뉘는데, 그중에서 척수 아래로 몸통·팔·다리로 이어지는 신경 가지를 말초신경이라고 부른다. 이 말초신경이 여러 원인으로 손상돼 나타나는 증상을 말초신경병증이라고 한다. 말초신경병증은 전 인구의 1~7%에서 나타나며, 50세 이상에서 발생률이 높다. 흔한 원인으로는 당뇨병, 신경 압박이나 손상, 과음, 영양결핍, 약물 복용 등이 있지만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도 25~46%나 된다.

ⓒ시사저널 우태윤

병원에서 영양 상태 등 검사해야

당뇨병 환자는 혈당이 높아 신경 손상이 유발되기 때문에 25~50%에서 발에 따끔거리는 증상이 지속되는 당뇨병성 신경병증이 나타날 수 있다. 팔다리 특정 부위의 신경이 압박되면 눌리는 신경이 지배하는 부위에 저린 증상이 나타나는 압박신경병증이 발생할 수도 있다. 알코올은 독소로 작용해 신경조직에 손상을 줄 수 있어 과음을 지속하면 손·발·팔·다리에 통증과 저린 증상이 나타나는 알코올성 신경병증이 생길 수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알코올 중독에 해당하는 사람 중 25~66%가 말초신경병증을 겪는다고 보고되고 있다. 

신경 기능에 필수적인 비타민 E·B1· B6·B12 또는 니아신(수용성 비타민) 결핍이 손이나 발이 저린 증상을 초래할 수 있다. 또한 일부 구충제·항생제·고지혈증치료제·항암제·위장약 등 다양한 약물을 복용한 후 말초신경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한편 극심한 스트레스나 불안감 등 심리적인 문제가 손발 저림이라는 증상을 불러올 수도 있다.

말초신경병증은 원인에 따라 치료법이 크게 다를 수 있어 정확한 진단이 중요하다. 언어장애, 보행장애, 시각 이상 등이 동반된다면 중추신경계 손상을 의심해야 하고, 증상이 좌우 비대칭으로 나타난다면 중추신경계 손상, 신경 압박, 신경근병증 등을 의심해야 한다. 또한 영양 상태나 약물 복용력 등이 손발 저림 발생과 시간상으로 관계가 있지는 않은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손발 저림이 나타나면 병·의원을 방문해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진단을 위해서는 병력 청취, 진찰과 함께 필요하면 혈액검사나 신경전도 검사, 근전도 검사를 추가하게 된다.

말초신경병증은 명확한 원인을 찾아 이에 대한 치료를 제대로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특별한 원인을 찾기 어려운데 증상이 지속되는 경우에는 약물요법이나 신경 차단술이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리고 금연과 절주를 하며 가벼운 운동과 스트레칭을 꾸준히 하는 건강한 생활습관을 가지는 것이 말초신경병증 예방과 관리에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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