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파워인물] 발명 유망주 박종원 "노벨상 받으면 어떤 기분일까 상상하죠"

박은성 2021. 1. 19.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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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교육부 '대한민국 인재상' 수상
'온도조절 피아노 건반' 아이디어 눈길
지난해 교육부가 수여하는 대한민국 인재상을 받은 박종원군. 박군은 "대한민국 과학기술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인물로 성장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본인 제공

어린 시절부터 번뜩이는 발명 아이디어를 내놓아 '춘천 에디슨'이라 불리던 박종원(17·김천고)군.

지난해 고등학교에 입학한 그는 여전히 발명의 매력에 푹 빠져 있다. 발명은 또 다른 창조이기 때문이란다.

박군은 요즘 "건반의 온도를 조절할 수 있는 피아노 특허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피아노 건반이 너무 차가워 제대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던 경험을 잊지 않고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피아노 건반을 연구하기 위해 화성학과 편곡을 공부하는 열정을 보여줬다"는 게 주위의 얘기다.

그가 소개한 피아노 건반의 원리는 이랬다. "쉽게 말해 피아노 건반 아래에 열선과 센서를 넣어 온도를 조절하는 것이죠. 전기가 아니라 건전지 또는 충전식 배터리로 작동합니다. 열선과 센서가 피아노 연주에 지장을 주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요."

박군은 "이런 아이디어 제품을 활용해 온도에 민감한 연주자가 제기량을 남김 없이 쏟아 붓기를 바란다"며 "손과 발이 찬 '수족냉증'을 앓고 있는 분들에게도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박군은 초등학생 때부터 이런 저런 발명 아이디어를 제시해 어른들을 놀라게 했다. 이 가운데 2014년 출원한 '직립 달걀함(Upright egg box)' 특허는 또래 아이들의 수준을 훨씬 넘어섰다는 평가를 받았다.

팔을 아래로 늘어뜨리면 달걀박스 무게 중심이 손의 위치에 근접하게 돼, 계란 한판을 줄로 묶어 들었을 때보다 힘이 덜 들게된다는 원리를 적용했기 때문이다.

춘천에 위치한 강원중 재학 중에도 그의 발명 행진은 이어졌다. 동력을 발생시키는 신발이 대표적이다. 신발 밑부분에 넣은 소형 펄스 발전기와 테슬라 코일이 발생시킨 전류가 추진동력이 되는 원리다.

이 신발이 상용화 될 경우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이나 수술환자의 보행에 도움이 될 것이란 반응이 나왔다. 당시 중학생이 전자기학 이론을 제품에 적용한 것 자체가 쉽게 보기 힘든 사례였다. 박군에게 소년 발명가니 춘천 에디슨이니 하는 별명이 붙은 것도 이때부터다.

지난해 교육부가 주는 대한민국 인재상을 받은 박종원 군은 "온도를 조절할 수 있는 피아노 건반 특허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본인 제공

뿐만 아니라 그는 "지난해 넣고 빼기 쉬운 계란박스(Easy to use egg box) 논문 초록을 내놓았다"고도 했다. 초등학교 때 내놓은 직립 달걀박스의 '업 그레이드' 버전인 셈이다. "어린 시절부터 호기심이 많은 편이었어요. 궁금하거나 생각이 떠오른 건 모두 적었죠. 이런 습관이 쌓여 발명 아이디어로 이어진 것 같습니다."

박군은 지난해 잊지 못할 상을 받았다.

교육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이 마련한 '대한민국 인재상'을 수상한 것이다. 주최 측으로부터 "과학기술 탐구 및 연구능력 등에 있어 시대가 요구하는 능력을 보였다"고 인정 받았다.

박군에게 앞으로의 목표를 물었다. "가깝게는 교내 발명동아리를 만들어 활동하는 것과 인공지능(AI) 분야를 공부하고 싶다"는 답이 돌아왔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삶의 패턴을 바꿔놓을 수 있는 비대면(언택트) 기술 분야도 빼놓을 수 없는 분야라고 했다. 구체적으로 AI와 언택트 기술의 접목이다. 신소재와 뇌 공학 분야에도 관심이 있다고 한다. 호기심도 많고 배우고 싶은 분야도 많은 전형적인 고등학생의 모습이다.

다만 확실한 건 과학기술 발전에 큰 도움이 되는 인재가 되고 싶다는 의지다. 값진 실패를 딛고 일어서야 성공할 수 있다는 어른들의 가르침도 가슴에 새겼다. 물론 그 누구의 도움을 받지 않고 정정당당한 경쟁을 통해 인정 받고 싶다는 각오도 전했다.

"자신이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노벨상을 받으면 어떤 기분일까 생각한 적이 있다"는 그는 "대한민국 과학기술이 한 단계 도약하는데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고 싶다"는 새해 소망을 밝혔다.

그리고 박군은 "권위 있는 상을 받는 것, 좋은 대학 진학도 물론 중요하지만 제가 좋아하는 분야를 즐기며 지금보다 행복해지는 것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삶의 목표"라고 덧붙였다.

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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