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 신동빈의 히든카드 될 수 있을까

김성은 기자 2021. 1. 19.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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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은 한 해 약 15조원대(2019년 기준)의 매출을 올리며 롯데쇼핑(약 18조원)과 함께 그룹의 실적 두 축을 담당하는 주요 계열사다.

롯데케미칼은 기초소재를 활용해 배터리 분리막 원료를 생산중이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첨단소재사업의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3조4000억원, 2600억원대를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하는 등 앞으로 고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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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위기의 롯데, 돌파구는]


롯데케미칼은 한 해 약 15조원대(2019년 기준)의 매출을 올리며 롯데쇼핑(약 18조원)과 함께 그룹의 실적 두 축을 담당하는 주요 계열사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1조1000억원대로 롯데쇼핑(4300억원)의 두 배 이상으로 그룹 내 사실상 '캐시카우' 역할을 했다.

롯데가 글로벌 진출이나 제조업 기반의 안정적 성장 토대를 만들기 위해서도 그룹 내 롯데케미칼의 중요성은 크다는 판단이다. 특히 롯데케미칼은 '화학산업의 쌀'이라 불리는 에틸렌 국내·외 생산기준(연 450만톤) 국내 최대 화학기업이다. 신동빈 회장이 1990년 경영수업을 받은 곳이기도 하다.

화학산업이 대규모 장치산업으로 진입장벽이 높지만 경기에 따라 실적이 순환적(Cycle) 흐름을 보인다는 점은 이 산업의 숙제다. 롯데케미칼은 또 주로 PE(폴리에틸렌)와 같은 범용 수지를 생산하는 '전통 화학기업'이란 점에서 제품 편중성 문제도 있었다.

롯데케미칼은 2011년 이후 약 10년간 연간 매출액이 15조원 안팎에서 정체된 움직임을 보여왔다. 경기 흐름 영향을 덜 받으면서 꾸준히 성장해 나가려면 범용에 대비되는 고수익 스페셜티(첨단소재) 제품군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나왔다.

이에 대한 롯데케미칼의 대응으로는 2015년 삼성정밀화학, 삼성BP화학, 삼성SDI 케미칼 등을 약 3조원에 사들이기로 발표한 것이 대표적이다. 그동안 원료사업에 강점을 지녔던 롯데케미칼이 수직계열화를 통한 고부가가치 제품 라인업 확대로 시장 경쟁력을 더 높일 수 있게 됐다는 평가들이 나왔다.

삼성과 빅딜 이후 롯데케미칼의 첨단소재 제품군 강화 움직임은 더 과감해졌다. 2019년 글로벌 1위 인조대리석 업체 벨렌코 지분을 인수했고 2020년에는 일본의 전자소재 업체 쇼와덴코 지분 4.69%를 사들였다. 같은 해 베트남 첨단소재 기업 '비나 폴리텍'을 인수해 동남아 시장 공략에 나섰다.

계열사인 롯데정밀화학은 동박업체 두산솔루스 인수를 위한 펀드에 출자해 배터리 관련 사업확장을 예고했다. 롯데케미칼은 기초소재를 활용해 배터리 분리막 원료를 생산중이다.


롯데케미칼의 첨단소재에서의 실적 기여도는 전통 석유화학 제품인 올레핀과 아로마틱스에 비해 아직 낮은 편이다.

2019년 올레핀·아로마틱스 매출액은 약 9조8000억원, 영업이익은 8400억원이다. 이에 비해 첨단소재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조9000억원, 1800억원이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첨단소재사업의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3조4000억원, 2600억원대를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하는 등 앞으로 고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 지난해에는 가전과 자동차 소재로 쓰이는 ABS(아크릴로니트릴) 판매 호조세를 보였다.

한편 배터리, 생명과학 등 다양한 사업모델을 안착시킨 LG화학이나 한화솔루션에 흡수돼 태양광 소재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중인 한화케미칼처럼 롯데케미칼도 스페셜티 사업 색채를 좀더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는 업계 제언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전통 화학산업 강자였던 롯데케미칼이 스페셜티 사업에는 비교적 늦게 뛰어들었다는 평도 있다"며 "'다품종 소량생산'에 특화된 스페셜티 사업을 강화하려면 연구개발 비중을 좀 더 늘릴 필요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롯데케미칼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2019년 기준 0.56%(846억원)이다. 올해 3분기 누적기준으로는 0.66%(590억원) 소폭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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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은 기자 gtts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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