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산업재해..양형기준안 근거 가중처벌 '관심'
서희건설, 10년 동안 사망자 10명 중 8명 '추락사'
삼척 삼표시멘트서 지난해만 3건 산재사고 잇따라
지난 2019년 8월 강원 속초시 조양동의 한 주상복합 신축 공사현장에서 6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사건은 현재 원청업체 서희건설 등 관련자 6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춘천지방검찰청 속초지청에 따르면 원청업체 서희건설 법인과 현장소장 겸 안전보건 총괄책임자, 현장 안전관리자 등 3명, 하청업체 법인과 대표이사 2명, 재하청업체 대표자 1명 등 모두 6명을 지난달 11일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법인을 제외하면 모두 4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 피고인들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과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를 받는다.
해당 사건의 재해조사 의견서도 나왔다. 노동건강연대가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으로부터 입수한 조사내용에 따르면 원청업체는 안전관리 총괄자임에도 작업과정에서 안전관리를 소홀히 했다.
조사결과 원청업체는 별도의 작업표준서와 작업절차서가 없었다. 리프트 해체작업 계획서는 있었지만, 마스트 해체방법 관련 내용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하청업체 역시 리프트 판매·임대 후 설치·해체·유지보수 등 과정에서 실재적인 역할이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종합하면 "표준안전작업절차가 없는 상태에서 후속작업의 편의성 또는 작업일정 단축 등을 위해 통상적인 작업방법을 벗어나 마스트 연결볼트를 선해체"한 것으로 추정된다.
1년 사이 산재 사고가 잇따른 사례도 있다. 삼척 삼표시멘트에서는 지난해 무려 3건의 산재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해 5월 13일과 7월 31일 컨베이어벨트 설비보수 중 목이 끼이거나 추락해 각각 노동자 1명 등 모두 2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어 지난해 12월 6일에는 삼표시멘트 하청업체 소속의 굴착기 노동자 1명이 석회석 광산 갱도 붕괴로 숨지는 사건도 있었다. 이 노동자의 유족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안전요원 한 명 없이 어두컴컴한 굴속에서 홀로 작업을 해왔고, 신호수 배치도 없이 혼자 일하다가 사고를 당했다"며 "억울하게 돌아가신 아빠를 도와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양형위는 오는 2월까지 각계 기관과 시민사회로부터 의견을 수렴하고, 3월 최종 의결한다는 계획이다. 이 때문에 앞으로 진행되는 재판사건에 양형기준안이 어떻게 적용될 지 주목된다.
이와 관련해 검찰 관계자는 "양형기준안은 하나의 '가이드라인'으로, 앞으로 진행되는 재판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다만 양형에는 피고인의 태도와 피해자 측과의 합의 등 여러가지 요소가 고려되는 만큼 양형기준안도 그 중 하나로 고려해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의당 강원도당 윤민섭 사무처장은 "1년 안에 3명이나 숨지는 게 말이 되느냐"며 "가중처벌을 확실히 해 기업에 '안전규정을 제대로 지키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논의를 거듭하면서 양형기준안이 후퇴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노동건강연대 정우준 사무국장은 "가중처벌도 중요한데, 더 중요한 것은 중대재해 사고가 1건이라도 발생했을 때 엄중하게 처벌하는 것"이라며 "산재사고가 반복되는 기업도 있지만, 일부는 잠시 멈췄다가 다시 사고가 반복되는 기업도 있는 만큼 주기를 단순히 1년 단위로 할지 혹은 사고가 발생한 이후 다음 사고가 발생했을 때를 기준으로 할 지 등은 논의가 더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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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영동CBS 유선희 기자] yu@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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