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주식으로 흘러간 빚투 도대체 얼마? 정부가 직접 본다

한고은 기자 2021. 1. 19.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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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당국과 금융감독당국 등이 증시로 흘러간 개인의 '빚투(빚내서 투자) 자금' 규모 파악에 나섰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최근 빚투와 관련한 우려가 많아지면서 개인들의 투자 원천이 여유자금인지 빚인지, 또 각각의 규모가 어느 정도나 되는지 파악해 봐야 한다는 논의가 있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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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성철 기자 = 김용범 기획재정부 차관이 19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거시경제 금융회의'를 주재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2021.1.19/뉴스1


통화당국과 금융감독당국 등이 증시로 흘러간 개인의 '빚투(빚내서 투자) 자금' 규모 파악에 나섰다. 연초 주식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임에 따라 가계 부실 가능성과 금융시스템의 취약성을 점검하는 차원에서다. 향후 추가적인 대출규제 등 정책 결정 근거로 사용할 계획이다.

19일 관계당국에 따르면 기획재정부과 금융위원회 등 유관기관들은 최근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개인의 빚투 현황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하고 관련 분석을 진행하기로 했다. 분석작업은 한국은행이나 금융감독원을 중심으로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최근 빚투와 관련한 우려가 많아지면서 개인들의 투자 원천이 여유자금인지 빚인지, 또 각각의 규모가 어느 정도나 되는지 파악해 봐야 한다는 논의가 있었다"고 밝혔다.

보유한 현금이나 예금 등 여유자금으로 투자한 경우에는 예상치 못한 충격오는 경우 단기적으로 개인 투자자 손실로 끝나지만, 빚을 내 투자한 경우 상환 등에 차질이 생기면서 손실 위험이 금융시스템으로 옮겨갈 위험성이 있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개인투자자 신용융자 잔고는 역대 최대인 21조2962억원을 기록했다. 개인 신용융자 잔고는 올해 들어서만 2조원 넘게 급증했다. 일부 증권사들은 신용융자 잔고가 급증세를 보이면서, 신용융자 매수를 일시적으로 중단하기도 했다.

빚투의 주요 원천으로 지목되는 기타대출도 급증세다. 지난해 가계가 은행에서 빌린 기타대출액만 32조4000억원에 이른다. 전년(15조1000억원)과 비교하면 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생활자금 외에 상당 부분이 주택이나 주식시장으로 흘러들어 간 것으로 분석된다.

은행 가계대출 증감액 추이. /그래픽=이승현 디자인 기자


관계기관에서는 증권사 신용융자, 마이너스통장 등 기타대출 증가추이 등 관련 지표들을 토대로 빚투 규모를 추정해볼 수 있는 '프록시(대체)' 지표를 고안 중이다. 돈에 꼬리표가 붙어있지 않은 만큼 직접적인 규모 파악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주가 수준이 문제라기보다는 빚을 통해 유입된 자금들이 최근의 증시 상승세를 받쳐온 측면이 있기 때문에 혹시 충격이 오거나 조정이 발생하면 투자자들의 타격이 커질 수 있다"며 " 정책 수립 과정에서 참고로 활용하고 필요시 신용대출 등 관련 규제를 강화하는 등의 근거 자료로 쓸 것"이라고 말했다.

증시 과열에 대한 당국자들의 경고 메시지는 빈번해지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0일 "실물과 금융시장의 동행성이 약화된 상태라면 앞으로 어떤 부정적 충격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했고, 은성수 금융위원장도 지난 8일 "불안감과 기대가 교차하고 있으며, 기업실적에 대한 정확한 분석을 통해 본인의 투자여력 범위 내에서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5일에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직접 "최근 증시 상승 속도는 과거에 비해 대단히 빠르다"며 "과도한 레버리지에 기반한 투자는 예상치 못한 충격으로 가격조정이 있을 경우 감내하기 어려운 손실을 유발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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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고은 기자 doremi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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