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속 스포츠계, 지난 1년간 겪은 숱한 고통과 발견한 작은 희망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2021. 1. 19.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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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스포츠계는 코로나19로 인해 크게 위축됐다. 무관중 경기, 영업 중단, 시설 폐쇄, 대회 취소가 잇따랐다. 어려운 만큼 생존을 향한 몸부림은 처절했다.

코로나는 스포츠계에 폭탄을 떨어뜨렸다. 스포츠계는 폐허, 황무지가 됐다. 지난해 프로농구·배구는 시즌을 조기 종료했다. 프로야구·프로축구는 무관중 경기를 하기도 했다. 골프대회는 뒤늦게 시작됐고 다수 대회가 취소됐다. 프로스포츠는 TV 중계로 연명했지만 경기장은 텅 비었다. 관중 입장은 지난 18일부터 경기장 좌석 중 10%까지 허용됐다. 오프라인 시장이 무너지면서 프로스포츠 수익도 사라졌다. 그동안 입장 수입, 스폰서 수입 등 오프라인 수익에 매몰된 탓이다. 디지털 콘텐츠 등 온라인 수익원 창출이 시급한 과제가 됐다. 앞으로 코로나에 또다시 대책 없이 끌려가면 프로스포츠는 더 심각한 고사 위기를 맞는다.

실내 스포츠 시설업은 ‘폭망’했다. 코로나 초기 스포츠가 전염요인처럼 취급받은 게 시발점이었다. 감염자가 많이 생길수록 스포츠시설에 대한 정부 압박은 거세졌다. 그렇게 스포츠시설은 문을 열고 닫고를 반복했다. 사람들도 실내에서 운동하는 걸 꺼렸다. 결국, 스포츠시설업은 1년 내내 개점휴업 상태와 다름이 없었다. 정부가 지난 18일부터 스포츠시설업에 대해 제한적으로 영업을 허용한 게 그나마 다행이다. 시설업자, 사용자 모두 시설이용에 코로나 감염 위험성 최소화를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


체육수업도 기형적으로 진행됐다. 2020년 1학기 체육수업에서 오프라인 수업은 거의 전무했다. 대부분 체육수업은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체육 교사가 체육 이론, 역사, 경기 규칙 등을 설명했다. 실제 운동이라고는 간단한 ‘집콕’ 운동, 등산 등을 소개한 게 전부였다. 2학기 들어서는 온라인, 오프라인 수업이 병행됐다. 체육 교사들은 거리 두기, 마스크 쓰기 등을 준수하면서 할 수 있는 체육수업을 조금씩 만들었다. 유치원, 어린이집 신체활동도 크게 위축됐다. 살이 찌거나 신경이 날카로운 아이들이 많아졌다는 게 보육교사들 전언이다. 야외수업, 체험학습도 대부분 중단됐다. 역설적으로 아이들은 실외보다 더 위험한 실내에 갇혀 지내야 했다.

전문 선수, 동호인 활동도 크게 감소했다. 학생 선수들은 훈련할 곳을 잃었다. 학교 운동장, 공공체육시설, 체육관 등이 거의 닫혔기 때문이다. 학생 선수들은 사설시설을 밀려 교장 모르게 비밀훈련을 해야 했다. 대회가 연이어 취소되면서 대학입학 서류에 첨부해야 하는 경기실적 증명서 작성도 어려웠다. 지난해 여름부터 축구, 야구 등을 중심으로 대회가 열리기 시작했다. 대면 정도가 강한 농구, 핸드볼, 수영 대회도 뒤이어 열렸다. 대면 정도가 더욱 강한 투기 종목 대회는 많이 열리지 못했다. 동호인들도 운동할 곳을 잃었다. 동호인들이 주로 사용하는 곳은 학교 운동장, 공공체육시설이다. 대부분 교육부, 행정자치부, 지방자지단체가 관할하는 곳들이다. 이곳들은 행정명령에 따라 대부분 폐쇄됐다. 대회 개최, 시설운영, 교습 등으로 수입을 올린 업체들은 심각한 생계난을 맞았다. 폐업신고를 한 곳도 2019년 대비 두 배 안팎으로 늘었다. 규모가 큰 곳들은 직원을 줄이면서 버티고 있다. 살아남은 곳들은 대부분 가족 단위 소규모 업체들이다. 식구 인건비를 갖지 못한 채 시설만 돌리고 있는 형편이다.


희망적인 분야도 생겼다. 골프와 자전거, 걷기 등에서다. 골프장 부킹 대란이 벌어졌다. 실외 골프연습장도 대박이 났다. 자전거는 2019년 대비 두 배 이상 팔렸다. 등산 인구도 많아졌다. 상대적으로 훨씬 더 안전한 실외 운동에 사람들이 몰렸다.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을 강화하는 데는 운동만 한 게 없다는 연구결과도 쏟아졌다. ‘홈트’ 등 개인 운동을 하는 사람도 늘었다. 코로나로 인해 운동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졌다는 게 스포츠계가 얻은 사실상 유일한 희망이다. 스포츠계 종사자들이 끝이 안보이는 코로나와의 전쟁 속에서 버티고 또 버틴 힘이기도 했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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