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문화관광해설사, '직업일까 자원봉사자일까'
[경향신문]
제주에서 활동 중인 문화관광해설사가 여성 일자리 창출에 도움을 주고 있지만 직업으로서 처우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제주여성가족연구원이 지난해 10월22일부터 11월6일까지 문화관광해설사 14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결과 문화관광해설사의 75.7%가 여성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19일 밝혔다.
이들 여성이 문화관광해설사로 활동하게 된 이유는 ‘제주도의 역사 및 문화를 알고 싶어서’(40.4%)가 가장 컸다. 이어 ‘문화·관광 분야에서 전문가로 일하고 싶어서’(21.1%), ‘일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어서’(13.8%), ‘경력단절 후 사회활동 재진입 용이’(10.1%) 순으로 조사됐다.
제주여성가족연구원은 문화관광해설사 내 여성의 비중이 높고, 전문 분야에서 사회활동을 하려는 욕구를 기반으로 시작한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여성 일자리로서 상당히 의미가 있는 것으로 봤다. 또 육아 등으로 경력이 단절되거나 가사와 돌봄 노동을 하는 과정에서도 일을 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설문에 응답한 여성 문화관광해설사 10명 중 9명(92.7%)은 기혼이었고, 최종 학력은 62.3%가 ‘대학교 졸업’ 이상이었다.
하지만 전문적인 일을 하고 있음에도 직업이 아닌 자원봉사자 지위에 머무르면서 처우는 기대보다 열악한 것으로 조사됐다. 제주 문화관광해설사는 하루 7시간 근무에 5만원의 활동비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 평균 근무 일수는 10.5일이고, 월 평균 활동비는 52만원 정도로 조사됐다. 지난해의 경우 코로나19 확산으로 근무일수와 해설수가 전년에 비해 다소 줄었다.
이렇다보니 설문조사 응답자의 80%는 활동비가 적다고 답했다. 때문에 현재 자원봉사자의 위치에 있는 문화관광해설사를 ‘직업’(근로자 또는 프리랜서)개념으로 변경해야 한다는 의견(70.1%)도 높게 나타났다.
선민정 제주여성가족연구원 연구위원은 “문화관광해설사는 전문적인 지식을 필요로 하고 있지만 현재 지위가 자원봉사자로 돼 있어 처우가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여성들의 진입이 많은 만큼 처우를 개선하고 보다 전문적인 교육을 통해 질좋은 여성 일자리로 활성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일자리로 전환될 경우 개인에 따라 문화관광해설 수준 차이가 있는 만큼 이를 보완하기 위한 전문적이고 다양한 보수교육과 평가, 전문성 향상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제주여성가족연구원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제주지역 문화관광해설사의 실태와 여성 일자리 활성화 방안’ 연구 보고서를 발간했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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