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 미씽 발렌타인', 기발함이 돋보이는 대만 로코

2021. 1. 19.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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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네이버 영화

대만 로맨스가 취향에 맞다면 <마이 미씽 발렌타인>을 추천한다. 단순한 서사가 아닌 시간을 초월한 재기 발랄한 판타지 세계를 펼친 점이 인상적인 영화다.

영화는 모든 것이 빠른 서른 살의 우체국 여직원 샤오치(이패유)와 사진찍기를 좋아하는 느려터진 버스기사 타이(유관정)의 이야기를 그린다. 샤오치는 썸을 키우던 류원썬(주군달)와 발렌타인데이 데이트를 약속한다. 부푼 마음을 안고 잠에 들었다 눈을 뜬 날. '어제가 발렌타인데이였다'는 황당한 말을 듣게 된다. 졸지에 발렌타인데이를 잃어버린 샤오치는 경찰서에 분실 신고를 한 후 집에 돌아와 라디오를 듣는다. 갑자기 정전이 되고, 어둠 속에서 등장한 노인이 미스터리한 사건을 해결할 단서를 제공한다. 이후 샤오치는 흔적을 밞아가기 시작한다.

이야기는 샤오치와 타이 각각의 발렌타인데이 전까지의 세상을 보여줌으로써 미스터리의 비밀을 밝힌다. 둘의 이야기가 연결되어 하나가 되는 과정을 재치 있게 그린 것이 인상적이다. 특히 1초 빠른 여자와 1초 느린 남자 캐릭터 구현을 위해 힘을 쏟은 점이 돋보인다. 샤오치의 왈가닥 캐릭터를 위해 온 몸으로 '빠름'을 표현한 이패유의 열연이 인상적이다. 캐릭터의 특징을 살리기 위해 우체국에서 인턴십을 하고 진옥훈 감독과 촬영 전 두 달 간 리듬감과 속도를 빠르게 맞추는 연기 훈련을 했다고 한다. 타이 역을 맡은 유관정 역시 짬짬이 버스 운전 훈련을 하며 연기 연습을 했다.

<마이 미씽 발렌타인>의 특별함은 '시차'라는 소재에 있다. 이를 통해 누구에게나 같은 시간이 주어지지만 살아가는 속도가 다르다는 것을 보여준다. 빠르든 느리든 정답은 없다. 빠르게 사는 사람은 많은 것들을 할 수 있지만 놓치는 것이 있을 수 있고, 느린 사람은 적을 것들을 할 수밖에 없지만 꼼꼼할 수 있다. 이처럼 시간을 활용함에 있어서도 개인차가 있고, 그에 따른 장•단점이 있기에 서로를 이해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 주제를 중심으로 새로운 세계를 펼친 것이 이 영화를 클리셰에서 벗어나게 만든 설정이다. 특히 느리게만 살아온 타이에게 선물처럼 다가온 '마법 같은 하루'가 극강의 감동 포인트이다. 로맨스 외에도 놓치고 살았던 것들에 대한 소중함을 깨닫게 만든다.

고즈넉한 거리, 첫사랑의 러브레터, 낡은 라디오, 필름 카메라 등이 대만 로맨스물 특유의 아날로그 감수성을 자극하고 코미디와 미스터리가 어우러져 오락성까지 갖춘 <마이 미씽 발렌타인>. 제57회 금마장에서 장편영화상, 감독상, 각본상, 편집상, 시각효과상 등 5개 부문 수상의 영예를 안아 작품성을 인정받기도 했다.

최따미(최다함) 우버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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