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이승진 "올해도 나는 도전자..믿고 보는 투수 되겠다" [스경X인터뷰]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2021. 1. 19.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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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두산 이승진. 두산베어스 제공


지난해 두산이 트레이드로 이승진(26)을 영입한 것은 ‘신의 한 수’였다. 이적 후 두 달 만에 놀라운 성장세를 보인 이승진은 이제 두산 불펜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선수가 됐다.

이승진은 18일 전화 인터뷰에서 “지난해는 새로운 시작이 될 것 같다는 예감이 드는 한 해였다”며 2020 시즌을 돌아봤다.

2014년 신인 드래프트 2차 7라운드에 SK에 지명된 이승진은 지난해 5월 두산과 SK의 2대 2 트레이드를 통해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그 후 약 2개월을 2군에서 보낸 그는 7월 말 다른 사람이 되어 1군으로 돌아왔다. 임시선발로 뛰다가 불펜으로 이동해 인상적인 투구를 보여주면서 일약 필승조의 주축으로 떠올랐다.

이승진은 “2군에 있을 때 감독님과 코치님들이 이른 아침부터 이것저것 신경 써주시고 도움을 많이 주셨다. 특히 2군에서 선발 기회를 주셔서 로테이션을 돌았던 게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중간투수로 짧게 던지면 공이 좋았어도 그 감각을 확실히 내것으로 만들기 어려울 때가 있다”며 “2군에서 선발 돌 때는 지금 던진 공이 좋으면 다음 이닝에 또 던져서 확실히 알게 되고, 그렇게 그 공이 점점 내것이 되어가는 과정이 좋았다”고 설명했다.

2군에서 흘렸던 땀방울은 그 자신도 놀랄 정도의 보상으로 돌아왔다. 투구 밸런스가 좋아졌고, 트레이드 직후 시속 140㎞대 초반이었던 직구 구속이 140㎞대 후반까지 상승했다. 지난해 10월24일 롯데전에서는 ‘평균’ 구속이 시속 150.3㎞를 찍기도 했다.

이승진은 “구속이 단기간에, 기적적으로 올라갔다”면서 “150㎞를 던지는 게 꿈이고 목표였지만 그 꿈을 이룰 수 있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전광판에 150㎞가 찍히는 순간 얼떨떨하고 신기했다”고 말했다.

꿈같았던 시간 속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지난해 11월20일 NC와의 한국시리즈 3차전이다.

당시 이승진은 팀이 7-6으로 근소하게 앞서던 8회 2사 1루에 마운드에 올라 1.1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데뷔 첫 한국시리즈 세이브를 기록했다. 9회 중심타자 나성범과 양의지가 타석에 나왔지만 이승진은 범타로 그들을 돌려세우며 팀 승리를 지켰다. 이승진은 “야구하면서 그런 경기를 해 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그 경기가 기억에 많이 남는다”면서 “그날 팀이 2승1패를 했기 때문에 우리가 우승하겠다 싶었는데, 아쉽게도 우승 반지를 끼지 못했다”고 말했다.

최근 이승진은 서울 잠실구장에서 개인 훈련을 하면서 다음달 1일 시작되는 스프링 캠프를 기다리고 있다. 그는 “지난 시즌에는 아무래도 중요한 상황에 나가니까 어렵게 승부하려고 할 때가 있었다”며 “2 스트라이크를 잡고 나면 삼진 욕심이 생긴다. 그 욕심 때문에 안타를 안 맞으려고 어렵게 승부할 때마다 항상 결과가 안 좋았다”고 돌아봤다. 그는 “올해는 원래 내 방식대로 하고 싶다. 다른 생각은 하지 않고 포수 미트만 보고 세게 던지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김태형 두산 감독이 가장 신뢰하는 투수 중 한 명이 됐지만 지난해의 성공에 안주할 생각은 없다. 그는 “아프거나 구위가 안 좋으면 내 위치는 언제든지 바뀔 수 있는 것”이라며 “올해도 도전하는 자세로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승진의 새해 소망은 아픈 곳 없이,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면서 꾸준하게 야구하는 것이다. 그는 “올해도 지난해처럼 팬들이 믿고 볼 수 있는 투수가 되고 싶다”며 “얼른 코로나19 상황이 좋아지기를 바란다. 올해는 더 많은 관중 앞에서 던지고 싶다”고 말했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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