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분마다 골 넣는 '불혹' 즐라탄..리그 12호골, 득점 2위

송원형 기자 2021. 1. 19.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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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밀란 10년 만에 리그 우승 도전

“난 벤자민 버튼(영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주인공)과 같다. 늙게 태어나 젊게 죽을 것이다.”

이탈리아 프로축구 AC밀란의 ‘불혹’ 공격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40·스웨덴)가 올 시즌 초 한 농담이다. 그런데 요즘 그의 득점 페이스를 보면 우스갯소리가 아니라 올 시즌 자신의 활약을 예언한 것 같다.

이탈리아 프로축구 AC밀란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40·스웨덴)가 19일 열린 칼리아리전에서 전반 7분 페널티킥 선제골을 넣은 후 기뻐하는 모습./로이터 연합뉴스

◇노련미로 넣은 멀티골…”난 즐라탄을 믿는다”

즐라탄은 19일 열린 2020-2021 세리에A 18라운드 칼리아리 원정에서 혼자 두 골을 넣으며 2대0 승리를 이끌었다. 즐라탄은 전반 7분 페널티박스 오른쪽을 파고들다가 수비수에 밀려 넘어지면서 얻어낸 페널티킥을 직접 오른발로 골대 왼쪽 구석으로 침착하게 넣어 선제골을 터뜨렸다. 즐라탄은 후반 7분 오프사이드 라인을 절묘하게 무너뜨리면서 후방에서 길게 연결된 패스를 받았고 왼발 슈팅으로 상대 골망을 갈랐다. 처음엔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았지만 VAR(비디오판독) 결과 ‘온사이드’ 판정을 받으며 득점으로 인정됐다. 상대 수비수 발뒤꿈치보다 조금 뒤에서 출발한 즐라탄의 노련미가 돋보였다. 즐라탄은 올 시즌 “예전처럼 달릴 수는 없지만 요즘은 지능적으로 뛴다”고 했었다.

스웨덴 출신 1981년생 즐라탄은 특유의 유연성으로 ‘아크로바틱(acrobatic·곡예)’한 골을 많이 넣어 축구팬들의 사랑을 받는 스타다. 자신감이 넘치는 ‘자화자찬’ 언행으로 비판도 받는다. 그는 이날도 경기 후 “나는 즐라탄을 믿는다”고 했다. 하지만 올 시즌 그의 활약을 보면 수긍이 된다.

이탈리아 프로축구 AC밀란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40·스웨덴)가 19일 열린 칼리아리전에서 공을 컨트롤하는 모습. 불혹의 나이에도 그는 여전히 유연하다./AFP연합뉴스

◇코로나, 부상까지 극복하며 득점 2위

즐라탄은 작년 9월 올 시즌 세리에A 개막전에 선발 출전해 2골을 넣었고, 팀은 2대0 으로 이겼다. 그러나 즐라탄은 이 경기 이후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고, 약 3주 만인 작년 10월 중순 세리에A 4라운드 인터 밀란전에 돌아왔다. 격리 치료 기간 “두통에 미각을 잃었다. 벽과 대화를 했다”는 즐라탄은 언제 그랬냐는 듯 풀타임을 소화하며 2골을 넣었고, 팀은 2대1 승리를 거뒀다. 즐라탄은 이 경기 포함 세리에A 8라운드까지 정규리그 5경기에 연속 선발 출전해 8골1도움으로 맹활약했다. 그런데 이번엔 햄스트링 부상을 당했다. 작년 11월 말부터 회복에 집중했다. 지난 10일 세리에A 17라운드 토리노전에 교체 출전하며 한 달 반 만에 다시 그라운드를 밟은 즐라탄은 19일 멀티골을 터뜨리며 득점포를 재가동했다.

즐라탄은 코로나와 부상으로 지금까지 치른 세리에A 정규리그 18경기 중 8경기만 출전했다. 그런데 12골로 9살 이상 어린 라치오의 치로 임모빌레(31·이탈리아), 인터 밀란의 로멜루 루카쿠(27·벨기에)와 세리에A 득점 공동 2위다. 그러면서 15골로 득점 선두를 달리는 유벤투스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6·포르투갈)를 3골 차로 추격 중이다. 즐라탄은 올 시즌 정규리그 출전 시간은 624분이다. 52분 만에 1골 넣는 중이다. 호날두는 올 시즌 세리에A에서 79분, 루카쿠는 104분, 임모빌레는 107분에 1골을 넣고 있다.

즐라탄은 말한다. “아직 축구를 그만둘 때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더 많은 성공에 배고프다”고. 세리에A에선 2011-2012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유벤투스가 9년 연속 우승했다. 불혹의 즐라탄은 유벤투스의 아성을 깨는 선봉장이 될 수 있을까. AC밀란은 이날 승리로 13승4무1패로 승점 43을 확보하며 2위 인터 밀란(승점40·12승4무2패)과의 격차를 승점3으로 벌렸다. AC밀란은 즐라탄의 활약을 앞세워 2010-2011 시즌 이후 10년 만의 세리에A 우승에 도전한다. 유벤투스는 9승6무2패, 승점 33으로 나폴리(11승1무5패·승점34), AS로마(10승4무4패·승점34)에 이어 5위를 달리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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