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히 간부식당을 이용해?" 부하 뺨 때린 중국 지방 지도자

베이징/박수찬 특파원 2021. 1. 19.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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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허난(河南)성 지위안(濟源)시 장잔웨이 당서기(왼쪽)과 자이웨이둥 시정부 비서장./지위안시 홈페이지

중국에서 인구 70만명인 도시 지도자가 다른 사람이 보는 앞에서 부하 간부의 따귀를 때려 논란이 되고 있다. 빰을 맞은 간부의 아내가 이를 공개적으로 고발하면서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중국 허난(河南)성 지위안(濟源)시정부 비서장(비서실장에 해당)인 자이웨이둥(翟偉棟·49)의 아내는 시(市) 1인자인 장잔웨이(張戰偉·57) 당서기를 실명으로 고발하는 글을 16일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지난해 11월 11일 남편이 간부 식당에서 식사하고 있었는데 장 서기가 들어와 “당신이 무슨 자격으로 여기서 밥을 먹느냐”며 따졌고 뺨까지 때렸다는 내용이다. 고발 글에 따르면 장 서기는 따귀 사건이 벌어진 다음 날 시 회의에서 “총이 있으면 쏴버렸을 것” “국민당도 상관을 존경할 줄 안다”고 했다.

남편이 심장 질환까지 얻어 병원에서 입원하게 되자 자오씨 아내는 지난해 11월 15일 경찰에 신고했지만 당시 “사건이 중대해 상부 지침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만 듣고 수사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중국 소셜미디어에서는 장 서기를 비난하는 글이 쏟아졌다. 시의 책임자가 이런 수준이면 다른 간부는 어떻겠느냐는 것이다. 간부 자질은 중국 공산당·정부의 신뢰와 직결되기 때문에 중국 지도부는 연일 간부의 자질 향상과 기율 준수를 강조해 왔다.

지위안시 관계자는 18일 중국 신경보 인터뷰에서 “인터넷에 올라온 내용은 실제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며 “해당 식당은 평소 외지 간부들이 이용하는 곳이었고, 당일 장 서기의 질문을 받은 자이 비서장이 과도한 언행을 해서 논쟁이 일어났다”고 했다. 중국 상유신문은 익명의 현장 목격자를 인용해 장 서기가 “어떻게 여기서 밥을 먹느냐”고 하자 자이 비서장은 “왜 내가 여기서 밥을 못 먹느냐”고 따졌다고 전했다. 중국 매체에 따르면 자이 비서장은 18일 “아내가 글을 올린 지 몰랐고, 이미 삭제했다”고 말했고 현재 관련 조사가 진행 중이다.

중국 관영 신화매일전신은 19일 평론을 통해 “조사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중요한 직위에 있는 지도 간부가 공공장소에서 손찌검했다는 것은 눈꼴 시린 일”이라며 “간부들은 관리로서 덕(德)을 쌓고 수양을 해야지 뒤에서 대중의 손가락질을 받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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