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장마·폭염 '역대급 습격'.. 기후위기, 코로나 뛰어넘는 '인류 위협'

송유근 기자 2021. 1. 19.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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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최저기온이 5일 연속 영하 12도 이하로 기록되는 등 강추위가 계속됐던 지난 11일 인천 중구 예단포 선착장 갯벌이 얼어 있다. 연합뉴스

보기드문 기상이변 매년 반복

전문가들 “지구온난화가 원인”

세계곳곳 눈폭탄에 고통 받아

대응 못하면 경제적 자원 잃어

인류의 삶 송두리째 흔들 수도

이상기후가 현실화되고 있다. 한반도에서는 올겨울 기록적인 한파를 비롯해 2020년 가장 긴 장마, 2019년과 2020년에 걸친 역대 가장 따듯한 겨울, 2018년 최악의 폭염 등 기상이변이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 원인으로는 지구 온난화와 그로 인한 북극 진동, 라니냐 등 다양한 현상이 꼽힌다.

2021년, 기후위기가 현재 인류의 생존에 중대한 도전이 됐다는 평가와 함께 사태의 해답을 모색하기 위해 국가적·국제적인 차원의 해결방안을 찾아야 할 때라는 분석이 나온다.

◇역대급 이상기후 지속=19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해 한반도는 일 년 내내 역대 최대 이상기후 현상을 보였다. 기상청이 지난 14일 발표한 ‘2020년 기후 분석 결과’를 보면 지난해 1월과 겨울철(2019년 12월∼2020년 2월) 기온은 기상 관측망을 전국으로 확대한 1973년 이후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월 평균기온은 2.8도, 최고기온은 7.7도, 최저기온은 영하 1.1도로 역대 가장 따뜻했다.

여름도 역대 최대였다. 관측 이래 가장 긴 장마철(중부 54일, 제주 49일)이 이어졌고 집중호우가 쏟아졌다. 장마철 전국 강수량(693.4㎜)은 2위, 연 누적 강수량(1591.2㎜)은 6위를 기록했다. 여름철 시작인 6월에는 이른 폭염이 한 달간 지속하면서 평균기온과 폭염 일수가 역대 1위를 기록한 반면, 7월은 선선했던 날이 많아 6월(22.8도) 평균기온이 7월(22.7도)보다 높은 현상이 관측 이래 처음으로 나타났다. 태풍은 총 23개가 발생했고 이 중 4개가 8∼9월 초까지 우리나라에 영향을 줬다.

올해에도 이상기후는 이어지고 있다. 다만 작년 겨울이 너무 따듯했다면, 이번 겨울은 너무 춥다는 점이 다르다. 지난 8일 서울은 영하 18.6도를 기록해 35년 만에 최저기온을 나타냈다. 광주는 영하 13.5도, 부산은 영하 12.2도를 기록해 각각 50년, 10년 만에 가장 추웠다.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2도 이하를 기록한 ‘한파 일수’만 5일 연속 발생했다. 6일, 12일에 이어 17∼18일에는 폭설이 내리기도 했다. 우진규 기상청 예보국 예보분석관은 세 차례의 폭설에 대해 “양적인 측면이나 강도 측면에서도 흔한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지구 온난화 대비가 해법=이상기후의 원인은 뭘까. 전문가들은 작년과 올해의 이상기후를 관통하는 키워드를 ‘지구 온난화’로 꼽는다.

역대 가장 따듯했던 2020년의 겨울도, 지금의 역대 최대 한파도, 역설적으로 모두 지구 온난화 때문이라는 것이다. 2019∼2020년 겨울에는 시베리아 기온이 3도 이상 올라 겨울철 한반도를 타격하는 북서풍 자체가 약했다. 하지만 올겨울은 온난화가 반대 방향으로 작용했다. 최근 온난화로 인한 북극 기온 상승으로 북극에 갇혀 있던 찬 공기가 곧바로 남쪽으로 몰려왔다. 작년 여름 집중호우와 긴 장마도 온난화 때문이었다. 지구의 이상고온으로 북극 바다의 얼음이 녹았고, 이로 인해 폭염과 잦은 비가 찾아왔다.

원인이 지구 온난화인 만큼, 이상기후는 전 지구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에서는 지난해 9월 40도에 육박하는 ‘폭염’이 덮친 다음 날 기온이 영하 2.2도까지 급강하하며 ‘폭설’이 내리는 역대 최대 기상이변이 나타났다. 스페인의 수도 마드리드에서는 지난 9일 근 10년 만에 눈이 내렸는데, 적설량 50㎝에 달하는 ‘눈폭탄’이 떨어져 수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결국 인류는 가능한 역량을 총동원해 기후위기에 대비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패트릭 베르쿠이젠 기후변화글로벌위원회(GCA) CEO가 문화일보에 전한 제언이다. “기후변화는 더 이상 안일하게 생각해도 되는 먼 훗날의 문제가 아니다. 이제 우리는 기후에 맞춰 변화해야 한다. 기후변화에 대응하지 못하면 우리의 모든 경제적, 물리적, 사회적 자원을 잃을 수 있다. 우리 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대책을 실천해야 한다. 지금 행동하지 않으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뛰어넘는, 우리의 삶이 송두리째 흔들릴 수 있는 위기를 맞게 될 것이다.”

송유근 기자 6silver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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