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닝머신이 멈췄으니 오토바이에 오를 수밖에

글·사진 신선영 기자 2021. 1. 19.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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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크릴은 너무 비싸서 PVC 수도 배관을 연결하고 김장 비닐을 붙여 러닝머신 칸막이 11개를 만들었어요." 서울 마포구 태영휘트니스 관장 정태영씨(35)가 지난해 집합금지 조치가 내려져 문을 열지 못했을 때 만들었다는 칸막이를 가리켰다.

정부의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시행으로 정씨의 휘트니스센터는 지난해 12월8일부터 6주째 문을 닫고 있었다.

첫 집합금지 조치로 문을 닫았던 지난해 4월 이후 정씨의 센터도 운영에 심각한 타격이 생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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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IN 신선영1월12일 서울 마포구의 태영휘트니스센터. 정태영 관장이 직접 제작한 러닝머신 칸막이가 설치되어 있다.

“아크릴은 너무 비싸서 PVC 수도 배관을 연결하고 김장 비닐을 붙여 러닝머신 칸막이 11개를 만들었어요.” 서울 마포구 태영휘트니스 관장 정태영씨(35)가 지난해 집합금지 조치가 내려져 문을 열지 못했을 때 만들었다는 칸막이를 가리켰다. 1월12일 오후, 센터 내부 조명은 환하게 켜져 있었지만 운동을 하는 회원은 찾아볼 수 없었다. 정부의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시행으로 정씨의 휘트니스센터는 지난해 12월8일부터 6주째 문을 닫고 있었다.

영업정지가 지속되던 1월4일 정씨는 센터 문을 열고 조명을 켰다. 회원을 받지 않는 ‘오픈 시위’에 동참하기 위해서였다. 같은 날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연장을 발표하면서 태권도장과 발레 교습소 등 학원으로 등록된 소규모 체육시설 영업을 허용해주자 형평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일며 정씨를 포함해 관련 업주들의 반발이 거세졌다.

첫 집합금지 조치로 문을 닫았던 지난해 4월 이후 정씨의 센터도 운영에 심각한 타격이 생기기 시작했다. 약 264㎡ 규모의 휘트니스센터를 운영하려면 임차료를 포함해 매월 고정비용만 1000만원 가까이 든다. 지난 한 해 집합금지 조치로 3개월은 아예 문을 닫았다. 나머지 9개월은 제한적으로 운영했지만 수익을 낸 달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

정씨는 두 번째 집합금지 조치가 시행된 이후 생활비를 벌기 위해 음식 배달과 대리운전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코로나19 상황이 완화되어 다시 문을 열어도 그동안 쌓인 손해를 감당하려면 상당 기간 긴축 운영을 해야 한다.

“국가 방역에 당연히 협조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꾹 참았어요. 정부가 시키는 대로 멈췄어요. 하지만 다시 문을 열지 못하는 상황이 되니까 정부 희생양이 되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지난 방역 성과 중 일부는 방역지침을 잘 지켜온 자영업자와 국민을 갈아넣은 결과라고 생각해요. 이제는 업종별로 실효성 있는 지침을 내놓을 때라고 봅니다.”  

ⓒ시사IN 신선영2.5단계가 종료되는 1월17일 이후를 기대하며 기구를 정비하고 있는 정태영 관장. 정 관장은 정부의 방역 지침에 항의하며 지난 1월4일부터 ‘오픈 시위’를 벌이고 있다.
ⓒ시사IN 신선영
ⓒ시사IN 신선영1월12일 서울 국회 앞에서 필라테스피트니스사업자연맹(PIBA) 소속 회원들이 정부의 ‘실내체육시설 집합금지 명령’에 반발하며 소복 차림으로 999배를 하고 있다. 이들은 현재 정부의 제한 조치가 형평성과 실효성이 없다며 실내체육시설도 업종별로 제한적·유동적 운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글·사진 신선영 기자 ssy@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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