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작가에 도전한 박상규 기자

이상원 기자 2021. 1. 19.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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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자신의 이야기를 드라마로 썼다.

박 기자는 "수습기자로 돌아간 기분이 들었다. 사람이 겸손해지더라(웃음)"고 말했다.

박 기자는 새해 첫 주말 대본 작업을 완료했다.

박상규 기자는 "새로운 일에 대한 흥미"로 드라마를 쓰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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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IN 윤무영

박상규 기자(45)는 자신의 이야기를 드라마로 썼다. 지난해 10월 말 처음 방영한 SBS 〈날아라 개천용〉이다. 극 중 등장인물 ‘박삼수’의 모델이 박 기자다. 또 다른 주인공 ‘박태용’은 박준영 변호사를 극화한 인물이다. 드라마는 두 사람이 직접 겪은 사법 피해자의 이야기를 다룬다.

박 기자는 과거에도 이 이야기를 쓴 적이 있다. 2015년 다음 스토리펀딩에서 ‘재심 프로젝트 3부작’ ‘하나도 거룩하지 않은 파산 변호사’ 등을 연재했다. 그의 독자들이 낸 후원금은 목표 금액을 훌쩍 뛰어넘었다. 펀딩에서 다룬 사건들의 재심이 십수 년 만에 이뤄졌다. 두 사건은 무죄판결을 받았고, 하나는 진행 중이다.

글 쓰는 일에 이골이 난 박 기자이지만, “드라마 대본을 쓰는 것은 완전히 달랐다”라고 한다. 실화를 그대로 전달할지 극적 허구를 첨가할지 고민의 연속이었다. 대본을 영상으로 구현하기 위해선 몹시 상세한 묘사가 필요하다는 것도 처음 알게 됐다. ‘해 질 녘’이 배경이라고만 적으면 제작팀은 곤혹스러워했다. 해가 떨어지기 직전인지, 노을이 있어야 하는지 등을 세세히 써야 현장에서 준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사가 캐릭터와 안 맞는다’ ‘톤이 부자연스럽다’와 같은 수정 요청도 받았다. 박 기자는 “수습기자로 돌아간 기분이 들었다. 사람이 겸손해지더라(웃음)”고 말했다.

그가 쓰던 드라마는 지난해 말 암초를 만났다. 박삼수 역으로 출연하던 배우 배성우씨가 지난해 11월 음주운전을 해 하차하게 된 것이다. 마지막 2회 대본 작업이 좀처럼 풀리지 않아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던 때였다. 좌절에 휩싸여 제작진에게 조기 종영 의사를 밝힌 박 기자는, 그날 밤새워 고심한 뒤 날이 밝자마자 ‘끝까지 힘내보겠습니다’라고 문자를 보냈다. “어떤 이유에서든 중도 포기는 후회될 것 같았다. 사고를 핑계로 숨는 것처럼 느껴졌다.” 결국 배우 정우성씨가 대타로 들어와 ‘박상규 기자’를 연기하게 됐다. 박 기자는 새해 첫 주말 대본 작업을 완료했다.

박상규 기자는 “새로운 일에 대한 흥미”로 드라마를 쓰게 됐다고 말했다. 이전에도 그가 걸어온 길은 평범한 기자와 달랐다. 대학 졸업 후 비정규직으로 일하기도 했고, 언론사에서 나와 프리랜서 기자로 활동했다. 2017년에는 탐사보도·르포 전문 매체 〈진실탐사그룹 셜록〉을 창간했다. 어렵게 출발했지만 2018년 양진호 위디스크 회장 사건을 최초로 보도한 뒤 후원금이 몰려 흑자로 돌아섰다.

새해 박상규 기자는 할 일이 많다. 〈셜록〉을 키우는 데에 집중하려 하지만, 새 드라마 대본도 계약되어 있다. “대본을 쓸 때에는 너무 힘들어서 ‘다신 쓰나 봐라’ 하고 생각했는데 끝나고 나니 마음이 바뀌었다.” 장기적으로 그는 〈셜록〉의 취재로 생산된 ‘오리지널 콘텐츠’를, 드라마 등 직접 대중매체로 전파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재능이 많다’는 말에 박 기자는 손사래를 쳤다. “새로운 일은 실패하는 게 당연하다는 생각으로 잘 버티는 것뿐”이라며.

이상원 기자 prodeo@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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