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확답 피한 은성수 "속 시원하게 말 못해, 2월 결정"

김도엽 기자 2021. 1. 19.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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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금융정책] 은성수 "여당 등 정치권과 논의 중인 건 없어"
"심사중단제도 개선..금융감독개편 학계 아이디어 적용은 한계"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1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2021년 금융위원회 업무계획을 설명하고 있다.(금융위원회) © 뉴스1

(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오는 3월16일 공매도(空賣渡) 재개 여부에 대해 "속 시원하게 말할 수 없는 점 이해해 달라. (재개 여부에 대한 결정은) 아마 2월 중에 예상한다"고 즉답을 피했다.

은 위원장은 지난 18일 '2021년 업무계획' 브리핑에서 "공매도는 9명으로 구성된 금융위원회 회의에서 결정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단정적으로 발언할 수 없는 점 이해해주길 바란다"며 이같이 밝혔다.

은 위원장은 또 "여당 등 정치권과 논의 중인 것은 없으며 2월 정기국회가 열리면 협의하거나 의견을 내는 것이 아닌 주로 듣는 과정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뜨거운 감자'로 등장한 공매도는 주가가 내릴 것으로 예상되는 주식을 빌려서 판 뒤 실제로 주가가 내리면 이를 싼 가격에 다시 사들여 갚는 투자 방식이다. 주가가 내려가는 게 공매도 투자자에게는 이익이다. 지난해 코로나19발 폭락장 직후 금융시장의 추가 패닉을 막기 위해 3월 16일부터 공매도가 6개월간 전면 금지됐고 이 조치는 오는 3월15일까지 6개월 더 한차례 연장됐다.

개인투자자, 이른바 동학개미들은 금융위가 내놓고 있는 공매도 제도 개선안이 개인투자자에게 불리한 기울어진 운동장을 고칠 수준이 안된다며 이런 문제점을 해소하기 전에는 공매도를 재개해서는 안된다고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공매도가 재개되면 상승세를 탄 국내 증시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고 결국 개인 투자자들만 또다시 피해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공매도 금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발 폭락장 직후 금융시장의 추가 패닉을 막기 위해 시행됐던 만큼 주식시장이 사상 최고치에 오른 지금과 같은 상황에선 공매도를 예정대로 재개해야 한다는 게 소관 부처 금융위원회의 기본 입장이다. 거품 제거 등 공매도의 순기능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일부 여당 국회의원들이 공매도 금지 연장을 주장하고 나서면서 공매도는 이미 정치 이슈로 비화된 상태다.

다음은 은성수 금융위원장과의 일문일답.

-한시적 공매도 금지 조치가 3월15일 종료된다. 일정 규모 이상의 상장사에 대해서만 공매도를 부분 재개하는 방안도 고려될 수 있나? 또 현재 여당과 별도로 공매도 관련 논의를 진행 중인지와 발표 시점은?

▶공매도는 9명으로 구성된 금융위원회 회의에서 결정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알다시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결정하는 금리 관련 사항도 한국은행 임직원이 단정적으로 발언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금융위 직원들도 속 시원하게 말할 수가 없는 점 이해해주길 바란다.

공매도는 현재 1억원 이하의 과태료에 불과한 불법 공매도 처벌을 최근 법 개정을 통해 최대 주문금액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고, 1년 이상의 징역 등 형사처벌 부과도 가능해졌다. 또 공매도 목적 대차거래 정보를 5년간 보관토록 의무화하고 조작할 수 있다는 지적을 받은 수기가 아닌 전산 등 확인할 수 있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다.

제도 남용 우려가 있는 시장조성자의 공매도는 미니코스피200 시장조성자의 주식시장 내 공매도 금지 등을 통해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축소할 것이고, 시장조성자가 직전 가격 이하의 가격으로 공매도 주문을 제출할 수 없도록 적용할 계획이다. 아울러 여당 등 정치권과 논의 중인 것은 없으며, 2월 정기국회가 열리면 협의하거나 의견을 내는 것이 아닌 주로 듣는 과정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여당 등 정치권과 논의를 진행하는 것은 없다. 공매도 금지 조치는 3월15일까지니 예상하기로는 2월 중에 (결정)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2월에는 정기국회가 열리기도 하는데, 그때 국회의원이 이야기할 수는 있겠으나, 협의하거나 의견을 내기보다는 주로 듣는 과정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소상공인 대출원금 만기연장과 이자상환 유예가 3월 말 종료된다. 최근 3차 대유행이 불기도 했는데, 추가 연장에 나설 계획인지와 의견은?

▶연장하는 것이 불가피해 보인다. 다만 참고로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출 만기연장, 상환유예를 내부적으로 살펴보면 만기연장 금액이 35만건, 116조원이다. 분할 원금상환 유예는 5만5000건, 8조5000억원 규모다. 그중 이자를 일시든 분할이든 상환유예한 것이 1만3000건, 1570억원 정도며 대출 규모는 약 4조원이다.

다시 말하면 만기연장, 상환유예 약 40만건에 대해 전부 다 이자를 갚지 않은 것은 아니고 1만3000건만 이자를 안내고 나머지는 다 냈다. 매우 놀라운 사실이다. 이자상환을 유예해주면 금융권에서 옥석을 가리지 못하지 않느냐라고 하는데, 많은 차주가 지금도 이자를 갚고 있다. 이자를 유예하더라도 완전히 탕감되는 게 아니고 언젠가 이자를 갚아야 한다는 생각에 그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이자를 갚아줬다고 생각한다. 그 점을 높이 평가한다. 116조원에 대한 이자를 다 안 갚은 게 아니고 실제로는 4조원 정도 되기 때문에 그 정도는 금융권이 감내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추가 연장에 관해서 금융권과 잘 협의해보겠다.

다만 영원히 만기연장할 수는 없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코로나19가 빨리 종식돼 한시적 조치들이 연내에는 정상화되기를 희망한다. 또 정상화됐을 때도 '한번에 다 갚아라'보다는 순차적으로 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다. 예를 들어 1년6개월치 이자를 한번에 다 내는 것이 아닌 분할상환 한다든지,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통해서 차주가 정상화되는 데 부담을 주지 않도록 연착륙 방안을 함께 고민하겠다.

-청년층 내 집 마련을 위한 맞춤형 핀셋 금융지원에 나서겠다고 했다.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는지 구체적으로?

▶가계대출을 안정화해야 하는 부분이 있지만 실소유자, 청년층이 더 피해를 보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다. 개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그간 가계대출에 대해서는 LTV, DTI도 해봤지만 금융기관의 건전성에 도움이 되는 개인차주별 DSR 방식으로 가는 것이 맞을 것 같다. DSR 방식의 새로운 방법을 강구하고 청년들에 대해서는 기존의 DSR보다 더 융통성 있게 하는 등 현실적인 핀셋 방안을 고민하겠다.

더불어 30~40년짜리 모기지를 도입해 매달 조금만 월세 내듯이 내면 30년 후 자기 집을 마련하는 것도 검토할 시기가 왔다고 생각한다. 차주의 경우는 30~40년 변동금리로 하면 너무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고정금리를 원할 건데, 반면 은행 입장에서는 변동금리에 노출되는 것을 꺼린다. 금융당국이 이 둘을 어떻게 연결해주고, 어떻게 하면 관련 시장이 형성될 수 있을지 고민 중이다. 재정으로 도움을 주는 등의 방안 등 여러 고민을 하고 있다. 올해 당장 40년 모기지를 낸다고 자신할 수는 없지만, 금융권 차원에서 이런 것을 고민하고 제도를 만들어나가겠다.

-최근 빚투 등의 우려로 고액 신용대출 조이기에 이어 마이너스통장 대출 관리를 시사했는데, 의견은? ▶우선은 개인의 자산관리 측면에서나 금융기관의 건전성 측면에서나 능력 범위 내에서 투자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이것에 대해서는 이견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결국 소득, 능력 범위 내에서 대출받으면 좋겠다는 취지다. 다만 그러면 청년층이나 저소득층의 경우 기회가 없지 않냐는 지적이 나오는데, 그럼에도 갚을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투자하는 것이 단기적으로 바람직하고 그렇게 권하고 싶다.

-마이데이터 사업에서 하나은행, 삼성카드 등이 탈락했다. 금융혁신 추진 과정에서 대주주 적격성 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다. 금융업 특성상 지배구조 문제를 면밀히 살펴야 하지만 사업 본질과 무관한 문제로 심사가 미뤄지는 건 과도하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한 개선방안은? ▶금융업 특성상 대주주의 지배구조 문제를 면밀히 살펴야 되는 것이 맞고, 지배구조 문제가 있으면 심사를 중단하고 또 그렇게 해온 것이 사실이다. 다만 금융업은 다양한 형태가 있는데, 어느 하나의 기준으로 심사를 하는 것이 맞는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현재 은행, 보험, 증권 등 대주주 적격성 심사 제도 적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여러 의견을 금융감독원과 합동 TF를 구성해 듣고 있다. 업계의 의견을 들어 누구는 봐주고 누구는 편의를 주는 차원이 아닌 합리적인 법 적용과 예측 가능한 법 적용 차원으로 접근해보겠다.

-정책형 뉴딜펀드와 자펀드 결성 계획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 ▶정책형 뉴딜펀드는 올해 중 최대 4조원 규모의 자펀드를 조성할 계획이고, 지난해 12월 세부 운용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2월 중 운용사 심사선정을 거쳐 민간 자금 매칭 등을 통해 순차적으로 자펀드를 결성할 계획이다. 핵심은 조성도 중요하지만 투자할 만한 사업을 발굴하는 것이다.

일반 국민이 참여할 수 있는 국민참여형 사모재간접 공모펀드는 3월 중 출시될 것으로 보고받았다. 조금 늦어질 수도 있으나, 빠른 시일 내에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지난해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의 독립 선언 이후 금융감독체계 개편 움직임이 있었다. 이에 대한 입장은? ▶개편에 대해서는 학계 등에서 여러 이야기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지금이 정부조직법을 개편할 적절한 시기인지에 대해서는 고민할 필요가 있다. 우선 금융정책과 감독정책을 분리하자는 것에 대해서는, 실제로 나눌 수 있는 것이 매우 불가능하고 어렵다. 예를 들어 BIS비율 8%라는 은행감독의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 금융정책인가, 감독정책인가? 사실 두가지 모두 맞는 것이다. 논의야 할 수 있지만 다른 행정부처, 다른 정부조직법 등 법체제 내에 놓고 봐야 하지 학계에서 내놓는 아이디어를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한계에 부딪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dyeop@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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