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수 "코로나 대출만기·이자상환유예 연장 불가피"
"젊은층 '내집마련' 위해 핀셋금융지원"
"빚투 현상..자기 능력 범위 내 투자해야"
[서울=뉴시스] 정옥주 기자 =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전 금융권 만기연장·상환유예, 금융규제 유연화 등 한시적 금융지원 조치는 방역상황, 실물경제 동향, 금융권 감내여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연장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밝혔다.
19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은 위원장은 전날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올해 금융위원회 업무계획 '온라인 사전브리핑'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및 실물경제 부진으로 소상공인·기업 등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175조원+α 민생·금융안정 프로그램'을 차질없이 이행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 등에 대해서는 이해관계자 의견수렴을 거쳐 추후 발표할 계획이다.
앞서 정부는 '대출 원금상환 만기연장 및 이자상환 유예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지난해 4월1일부터 시행해 왔다. 당초 지난해 9월 말까지만 시행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면서 오는 3월 말까지로 추가 연장한 상태다. 그런데 최근 코로나19 상황이 또 다시 급격하게 악화되면서 추가 연장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됐다.
은 위원장은 "대한민국 전체가 다 어려운 현 상황으로 봐서는 만기연장이 불가피해 보인다"며 "금융권의 건전성이나 수익성을 볼 때 충분히 감내할 수준으로 판단되며, 또 대부분 많은 차주들이 돈을 갚고 있기 때문에 큰 걱정 없이 다시 한번 만기연장을 해도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라고 말했다.
다만 대출만기와 이자상환 유예를 추가로 연장하는 것은 앞으로 다가올 '부실폭탄' 위험을 뒤로 미루는 것에 불과하다는 우려도 높은 상황이다. 이에 은행권은 그간 추가 연장에 난색을 표하며, 일괄적인 만기 연장과 유예 조치보다는 차주 상황에 따라 분할 납입하거나 이자는 상환토록 하는 등의 방안을 요구해 왔다.
이에 대해 은 위원장은 "지금까지 만기연장은 35만건, 원금상환까지 하면 총 40만건이 되는데 이 40만건에 대해 전부 다 이자를 안 갚은 것이 아니라 1만3000건만 이자를 안 내고 나머지는 다 냈다"며 "매우 놀라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일시 상환 만기연장 금액은 116조원(35만건), 분할 상환 원금상환 유예는 8조5000억원(5만5000건)에 달한다. 일시·분할 상환을 합쳐 이자 상환이 유예된 규모는 1570억원(1만3000건)이며,이에 대한 모수인 대출규모는 4조7000억원이다.
이와 함께 은 위원장은 이자도 못내는 기업은 사실상 부실기업인데 이자상환까지 추가로 유예하면 '부실기업 옥석가리기'가 지연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그는 "실제로 이자를 안 낸다 하더라도 은행은 거래 기업에 대해서 항상 모니터링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예를 들어 공과금은 잘 내고 있는지, 전기료와 같은 공과금을 잘 내고 있는 지 등을 계속 모니터링하고 있기 때문에 이자가 아니더라도 (부실)그런 부분을 체크하는 수단이 많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상환이 곤란한 차주에 대해서는 지금도 은행 스스로 컨설팅을 하면서 채무상환 부담을 줄여주고 있다"며 "만기연장, 이자상환 유예는 '개인사업자대출 119' 등 자체 프리워크아웃 프로그램을 통해 부실을 줄여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은 위원장·은 대출만기 연장·이자 상환 유예 대책에 대한 연착륙 방안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영원히 만기연장 할 수는 없고, 한편으로는 코로나19가 하루빨리 종식돼 한시적 조치들이 연내 정상화되기를 희망한다"며 "정상화될 때도 그 다음 날 바로 다 갚으라기 보다는 아마 순차적으로 하는 방안을 생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년층 대출규제 예외 확대…장기모기지 시범도입
은 위원장은 "자금 지원을 하면서도 가계대출을 안정화해야 하는 과정에서 실소유자, 청년층이 더 피해를 보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며 "이 3가지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해법이 있으면 좋겠는데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어 개별적으로 접근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단 가계대출은 상환능력 내에서 대출받는 것이 개인과 금융기관 건전성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개인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방식으로 가는 것이 맞을 것 같다"며 "소득이 적은 청년들에 대해서는 기존의 DSR 보다 조금 더 융통성 있게 하는 방안, 조금 더 현실적인 방안을 고민해서 핀셋으로 하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내집마련 부담을 낮춘 40년 이상 초장기 정책모기지 도입도 검토 중이다. 우선 부동산시장 상황을 보고 청년·신혼부부·생애최초구입자 등을 대상으로 시범도입할 계획이다.
그는 "대출만 가지고 집을 어떻게 사느냐 하는 부분도 있어 외국에서 하듯이 30~40년짜리 모기지를 도입해서 다운페이먼트를 조금만 내고 매달 월세 내듯이 내다가 30년이 지나면 자기 집을 마련할 수 있는 방안도 검토할 시기가 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당장 40년짜리 모기지를 낸다 자신할 순 없지만 시범사업을 통해 근본적으로 젊은층이 지금의 소득으로 집을 소유하고 주거 안정할 수 있는 제도를 금융권 차원에서 하는 고민하고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최근의 '빚투(빚내서 투자)' 현상과 관련해서는 "개인의 자산관리 측면에서나 금융기관의 건전성 측면에서나 능력 범위 내에서 투자하는 것이 저는 맞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우리는 기회가 없지 않느냐' 이런 부분이 청년층이나 저소득층에서 나올 수 있는데, 청년층 내 집 마련 등에 조금 융통성을 주는 한이 있더라도 기본적인 것은 자기가 갚아 나갈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투자하는 것이 단기적으로 바람직하고, 저도 그렇게 권하고 싶다"고 당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hanna224@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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