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시각] 부동산 정책과 삼성전자 재판의 공통점

2021. 1. 19.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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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은 종일 정신없는 하루였다.

다음은 삼성전자 얘기다.

위중한 시기에 한국 경제의 중심축인 삼성전자가 흔들리는 데에 그 어느 때보다 국민이 본능적으로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는 방증이다.

지난 18일엔 삼성전자가 3.41% 급락하는 등 삼성물산, 삼성SDI, 삼성생명 등 삼성그룹주 시가총액이 하루에만 28조원 증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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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은 종일 정신없는 하루였다. 오전엔 문재인 대통령 신년기자회견이 있었다. 그리고 오후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다이내믹 코리아’라지만 이건 좀 심했다. 19일자 신문지면이 모자랄 지경이다. 문 대통령과 이 부회장이 나란히 1면을 장식했다. 악연인지, 필연인지 비록 지면이지만 한국 사회의 두 버팀목이 나란히 있는 모습에 기분이 묘하다.

문 대통령 신년기자회견은 부동산이 최대 화두였다. 부동산 정책은 현 정부로선 가장 뼈 아픈 분야다. 안정적으로 50%대를 유지하던 지지율이 30%대로 급락한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이유는 간단하다. ‘내 문제’이기 때문이다. 윤석열 검찰총장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아무리 대립한다 해도 이건 엄연히 옆집 혹은 윗집 얘기다. 부동산 정책은 다르다. 당장 내 통장, 내 자산이 걸렸다. 다른 사안과 분노의 결이 다르다. 내 문제로 치환되는 순간, 여론은 요동친다.

다음은 삼성전자 얘기다. 안타깝게도 국내 대기업 총수가 법정에 서는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삼성만 해도 창업주 이병철 전 회장이나 이건희 전 회장도 모두 검찰조사를 받았다.

다른 주요 그룹도 대부분 예외 없이 총수가 한두 차례씩 법정에 선 이력이 있다. 대부분이 불법 정치자금, 뇌물수수, 횡령, 분식회계, 배임 등의 죄목이었다. 고속성장의 한국 사회가 잉태한 ‘흑역사’다. 모든 서민도 집을 살 때마다 ‘다운계약서’가 필수처럼 여긴 시절이 있었다. 당연한 듯 여겼던 편법, 한 번쯤이라고 눈 감았던 관행은 시대가 변하면서 불법이 됐고 악습이 됐다.

시대가 변하면서 불법과 악습을 이제 끊어내자는 여론이 비등했다. 대기업 총수가 법정에 설 때마다 여론은 사회정의에 무게를 뒀다. 재판부가 감형을 내릴 때면 거센 여론 반발에 직면했다.

하지만 이번 이 부회장의 재판 결과에 따른 여론은 좀 달라보인다. 재판 과정이나 재판부 판단 논거 등은 예외로 치자. 주목할 만한 건 여론 추이다. 이번 재판처럼 여론이 대기업 총수에 우호적(?)인 혹은 재판부에 비판적인 때를 찾기가 쉽지 않다. 이 부회장의 구속 소식에 소위 ‘잘됐다’는 식의 반응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우려하거나 과하게 우려하거나 정도다.

이는 그만큼 한국 사회가 경제위기를 우려하고 있다는 방증으로 읽힌다. 위중한 시기에 한국 경제의 중심축인 삼성전자가 흔들리는 데에 그 어느 때보다 국민이 본능적으로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는 방증이다. 삼성전자가 더는 옆집 회사 얘기가 아닌 내 자산, 내 경제의 영역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복잡하게 볼 것도 없다. 삼성그룹주가 급락하면 ‘동학개미’ 대부분이 울상이다. 지난 18일엔 삼성전자가 3.41% 급락하는 등 삼성물산, 삼성SDI, 삼성생명 등 삼성그룹주 시가총액이 하루에만 28조원 증발했다. 삼성전자 한 종목의 소액주주만 200만명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 주가가 떨어지면 200만명이 바로 손실을 본다.

좋든 싫든 우린 삼성이 내 삶과 내 자산에 편입된 시대에 살고 있다. 5년 뒤, 10년 뒤 우린 2021년 1월 이 재판을 어떻게 반추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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