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경의 현장에서] 포모(FOMO)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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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고가의 노스페이스 패딩은 10대 사이에서 선망의 대상이었다.
부모는 자식의 성화에 못 이기거나 내 아이가 혹여 따돌림이라도 당하지 않을까 무리를 해서라도 패딩을 사줬고, 부모의 등골을 휘게 만든다는 '등골브레이커'란 신조어까지 생겨났다.
삼성전자 쏠림이 두드러진다.
포모증후군은 부동산시장에서도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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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고가의 노스페이스 패딩은 10대 사이에서 선망의 대상이었다. 친구들이 입으니 나도 입고 싶고, 유행 아이템이니 나도 있어야만 할 것 같은. 부모는 자식의 성화에 못 이기거나 내 아이가 혹여 따돌림이라도 당하지 않을까 무리를 해서라도 패딩을 사줬고, 부모의 등골을 휘게 만든다는 ‘등골브레이커’란 신조어까지 생겨났다.
지금 20대가 된 그들에게 노스페이스 패딩을 대신하는 게 ‘주식과 부동산’이다. ‘동학개미운동’이 벌어진다는 소식에 주식에 뛰어들고, 내 집 마련의 마지막 기회라는 얘기에 영혼을 끌어모아 집을 산다. ‘포모증후군(Fear Of Missing Out·FOMO)’이 시장을 움직이고 있다. 증시에서 포모증후군은 개인투자자들을 추동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주식투자 열풍에 휩싸여 새로 증시에 발을 들이고, 돈을 벌 기회를 놓칠까 장세와 관계없이 주가가 떨어지든 오르든 주식을 사 모은다.
개인은 새해 들어 증시가 사상 최고치에 도달한 후 하락세로 돌아섰는데도 순매수를 지속하고 있다. 연초 이후 18일까지 개인이 유가증권시장, 코스닥시장에 쏟아부은 자금은 약 15조원에 달한다.
삼성전자 쏠림이 두드러진다. 올 들어 삼성전자 보통주와 우선주만 7조1502억원어치를 사들였다. 하지만 18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실형을 선고받으면서 삼성전자 주가가 급락하자 충격에 빠졌다.
포모증후군은 부동산시장에서도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30대는 물론 사회초년생인 20대까지도 집값이 더 올라 내 집 마련을 하지 못할까 불안한 마음에 ‘패닉바잉’에 나섰고, 수요가 급증한 결과, 집값은 더 뛰었다. 정부의 전방위 대책에도 주택 구매심리는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국토연구원 부동산시장연구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139.6으로, 여전히 상승 국면이다. 특히 수도권의 지수는 143.0으로, 전월보다 4.9포인트 더 올랐다.
문제는 가계 부채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과 ‘빚투(빚내서 투자)’로 인해 신용융자 잔고, 주택담보대출, 마이너스통장 등 대출 규모가 일제히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현재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988조8000억원으로, 1년 새 100조5000억원이나 불어났다.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사는 신용융자 잔고도 15일 기준 21조2963억원으로,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 중이다.
주식이든 아파트든 가격이 올라 차익을 얻을 수도 있지만 항상 상승만 하라는 법은 없다. 향후 자산 가격이 떨어지거나 금리가 오르면 짊어져야 할 대출 부담은 배가 될 수 있다.
부모에 이어 내 등골도 휘지 않으려면 분위기에 휩쓸리기보다 정확한 판단과 소신을 갖고 나서야 한다. 단기 차익을 노리는 투기보다 장기적 관점의 투자가 어느 때보다 필요한 때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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