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현대는 VIP 혜택 늘리는데..신세계 '배짱' 이유 있었네

유한빛 기자 2021. 1. 19.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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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빅4’ 백화점 VIP 모시기 엇갈린 전략
신세계, 年 2억 구매 ’최상위 999명’ 트리니티만 혜택 높여
롯데·현대·갤러리아는 VIP 혜택 확대

새해 국내 ‘빅4’ 백화점의 우수고객(VIP) 전략이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롯데·현대·갤러리아는 VIP 혜택을 확대하는 반면, 신세계는 반대로 혜택을 줄이고 최우수(VVIP) 고객 문턱을 높이고 있다.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갤러리아백화점은 오는 2월 중으로 현행 6개 등급으로 운영하던 우수고객제도를 7개 등급으로 개편한다. 이번에 신설되는 제이드플러스 등급은 갤러리아 마일리지를 연간 1만점 이상 적립하면 된다.

현재 PSR블랙(구매실적 등 기준 상위 0.1%), PSR화이트(연간 적립 마일리지 10만점), 파크제이드블랙(6만점), 파크제이드화이트(4만점), 파크제이드블루(2만점), 제이드(5000점) 등급으로 우수고객을 관리하는데, 여기에 제이드플러스 등급이 신설된다.

한화갤러리아는 신규 등급에 어떤 혜택을 제공할지를 두고 최종 내부 조율 중이다. 제이드 등급에 부여되는 5% 추가할인, 쇼핑 바우처(상품권 개념) 제공 등 기본 혜택에 더해 쇼핑 추가할인 확대와 생일선물 증정 등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픽=박길우

롯데(롯데쇼핑(023530))와 현대백화점(069960)도 ‘백화점 큰손 모시기’에 적극 나섰다. 롯데백화점은 그동안 명품 브랜드 구매자에게 부여하던 ‘에비뉴엘’ 등급을 올해부터 백화점 전체 우수고객제도인 MVG에 포함시켰다. 명품 외 브랜드의 구매 실적까지 모두 반영한다.

이에 따라 롯데의 우수고객 등급은 7개로 늘어났다. 에비뉴엘(선정 기준 비공개), 레니스(연간 구매금액 1억원), MVG-프레스티지(6000만원), MVG-크라운(4000만원), MVG-에이스(1800만~2000만원), VIP플러스(800만원), VIP(400만원)로 구분된다.

롯데백화점의 이전 최고등급인 레니스는 제휴처에서 사용할 수 있는 쿠폰 개념인 스타포인트를 150만포인트, 10% 추가할인은 연 400만원 부여했다. MVG의 새로운 최상위 등급인 에비뉴엘로 선정되면 스타포인트를 200만포인트 받을 수 있고, 추가할인 혜택도 연간 600만~2000만원 한도로 받을 수 있다.

현대백화점은 올해 6월 말까지 쟈스민 등급 이상 고객이라면 해외 유명 브랜드에서 구입한 금액도 100% 우수고객 실적으로 반영해준다. 샤넬, 에르메스, 까르띠에, 루이비통, 롤렉스, 반클리프아펠, 불가리 등 대개 구매금액의 50%만 실적에 반영되던 명품 브랜드들이 모두 포함됐다.

현대백화점 우수고객은 TCP마일리지라는 백화점 마일리지 적립액에 따라 선정된다. 쟈스민 블랙(선정 기준 비공개), 쟈스민 블루(선정 기준 비공개), 쟈스민(TCP 마일리지 4만점 이상), 세이지(TCP 마일리지 2만점 이상), 그린(TCP 마일리지 5000점 이상 등) 등으로 나뉜다. 쟈스민 등급 이상으로 선정되려면 마일리지 적립율 0.1%인 현대백화점 신용카드로 연간 최소 4000만원은 구매해야 한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백화점업계도 타격을 받은만큼 구매금액이 큰 우수고객을 더 유치하기 위해 혜택을 강화하는 것"이라면서 "이전에는 가격 할인 같은 쇼핑 관련 혜택 위주로 제공했지만 최근에는 문화·예술 관련 선물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우수고객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백화점 VIP 전략이 바뀌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지난 2021년 1월 17일 오전 서울 강남 신세계백화점 샤넬 매장 앞에 줄을 선 소비자들. /김지호 기자

반면 신세계(004170)백화점은 우수고객을 더 까다롭게 거르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편했다. 오는 2월 1일부터 신세계상품권과 일반 신용카드로 결제할 경우에는 구매금액의 50%만 백화점 실적으로 인정해 준다. 트리니티·다이아몬드·플래티넘 등 상위 3개 등급에 제공하던 청담 분더샵 라운지 혜택도 2월부터는 트리니티 등급에만 적용된다.

우수고객은 구매 실적에 따라 6개 등급으로 나뉜다. 최상위 999명만 선정되는 트리니티는 연간 구매실적이 2억원 전후인 것으로 알려졌다. 트리니티 외에 다이아몬드(6000만원), 플래티넘(4000만원), 골드(2000만원), 블랙(800만원), 레드(연간 400만원 또는 분기당 100만~200만원) 등이다.

이같은 신세계백화점의 배짱은 최근 백화점업계의 실적을 가르는 핵심 기준이 된 해외 명품 브랜드를 선점한 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지역별로 지점당 매출 1위 백화점을 보면, 신세계백화점이 서울(강남점), 부산(센텀시티점), 대구(대구점), 광주(광주점) 등 주요 도시를 석권했다.

국내 백화점에는 8곳에만 입점한 에르메스를 가장 많이 유치한 백화점도 신세계(본점·강남점·센텀시티점·대구점)다. 이중 강남점과 센텀시티점은 3대 명품 패션 브랜드에 더해 3대 보석 브랜드인 까르띠에·불가리·반클리프아펠 매장도 모두 갖췄다. 신세계백화점 대구점은 지난달 에르메스를 유치한데 이어 오는 3월 중으로 샤넬 입점도 앞두고 있다. 에르메스의 경우, 현대백화점 대구점에 입점했던 매장을 철수하고 신세계백화점으로 옮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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