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시장 활짝"..폐배터리 재활용 시장 선점 나선 SK이노베이션
SK이노, 수산화리튬 형태로 리튬 회수 가능한 기술개발 성공
전·후방 밸류체인 'BaaS 체계'..비즈니스 파트너들과 구축
현대·기아차와 협력체계 검증..배터리 선순환적 활용 목표
배터리 사업 글로벌 확대 차원..美 기후변화 전문가 자문위..
[이데일리 김영수 기자] 글로벌 전기차 시장 확대로 폐배터리 재활용 기술을 선점하기 위한 기업간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SK이노베이션(096770)이 개발한 핵심기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2019년 폐배터리 양극재에서 NCM811 등과 같이 하이 니켈(High Ni) 양극재 제조에 직접 활용할 수 있는 수산화리튬(LiOH) 형태로 리튬을 회수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SK이노베이션의 폐배터리 재활용 기술은 배터리 폐기 시 유발할 수 있는 토양·해양 오염 등 심각한 환경문제를 저감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도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이는 글로벌 탈탄소가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일환으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은 특히 미국 빌 클린턴 및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기후변화정책 등을 담당했던 캐롤 브라우너(Carol Browner)를 자문위원으로 최근 위촉하는 등 배터리 사업의 글로벌 확대를 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조사기관들은 오는 2030년이 되면 전 세계적으로 연간 150GWh 이상의 폐배터리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연구원도 2029년에 이르면 국내 전기차 폐배터리 배출량이 약 8만 개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와 맞물려 전세계 폐배터리 시장에서 전기차 배터리가 차지하는 비중도 현재 약 3% 수준에서 향후 90%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이같은 폐배터리 시장 확대를 염두에 두고 양극재에서 리튬을 비롯한 니켈, 코발트 등의 핵심소재를 분리해내는 핵심기술 개발에 주력해왔으며 2019년에는 수산화리튬 형태로 리튬을 회수할 수 있는 독자기술을 개발했다.
수산화리튬을 사용하면 탄산리튬에 비해 고용량 삼원계 배터리 효율성이 우수하다. 최근 1회 충전 시 500Km 이상 주행 가능한 고출력 전기차의 양산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향후 수급과 가격에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남미 염호(소금호수)에서 주로 생산되는 탄산리튬과 달리, 수산화리튬은 생산성 때문에 주로 광산에서 생산하며 호주 등이 주 생산국가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이미 세계 최첨단 배터리 기술인 NCM 811을 생산·공급하기 시작한데 이어 NCM 9½½(니켈-코발트-망간 비율이 90%, 5%, 5%인 양극재를 쓰는 배터리) 개발 등 첨단 기술을 선도하고 있다”며 “폐배터리 재활용 기술까지 조기 개발함으로써 산업생태계 확대는 물론 경쟁 우위를 점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지난해 9월 SK이노베이션은 현대·기아차와 함께 △리스·렌탈 등 전기차 배터리 판매 △배터리 관리 서비스 △전기차 배터리 재사용 및 재활용 등 전기차 배터리와 관련된 다양한 사업 분야에서 모빌리티-배터리사 간 협력 체계를 검증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현대자동차그룹과 전방위적인 협력은 전기차 배터리가 생애 주기 전반에 걸쳐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친환경성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을 양사가 공감해 이뤄졌다”며 “배터리 생애 주기를 감안한 선순환적 활용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향후 모빌리티-배터리 업계에 보다 다양한 협업 체계가 확산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편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사업의 글로벌 확대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미국 기후변화 및 환경보호 전문가이자 변호사인 캐롤 브라우너를 자문위원으로 최근 위촉했다. 캐롤 브라우너는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환경보호국(EPA) 국장을 역임하고 버락 오바마(Barack Obama) 행정부에서는 백악관의 에너지 및 기후변화 정책실 디렉터로 일하는 등 환경정책분야에서 글로벌 전문가로 알려진 인물이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사업의 글로벌 확대를 위해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연구개발과 마케팅 분야 등을 크게 강화한 바 있다.
김영수 (kys74@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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