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5000만원 모아 강남에 내집 마련한 90년대생
[편집자주] 대한민국 1인가구는 무려 614만8000가구. 그 중 20~30대 밀레니얼 세대가 35%로 가장 많다. 1인가구의 40% 가까이가 원룸, 오피스텔 같은 주거면적 40㎡(12평) 이하 공간에서 산다. 결혼은 언제 할지 모르겠지만 행복한 일상과 경제적인 자유를 누리고 싶은 밀레니얼 세대. '싱글파이어(Single Fire)는 그런 밀레니얼 세대를 위한 저축·재테크부터 유용하고 소소한 생활 정보까지 1인가구에 필요한 모든 것을 다룬다. 모두가 혼자여도 충분히 행복하고 당당한 그날까지!
치솟는 집값을 보며 한숨 쉬는 건 전세 세입자나 신혼부부만은 아니다.
비싼 주거비를 부담하면서도 불안정한 주거에 시달리는 20~30대 1인가구가 많다.
월세, 이사 걱정 안하고 마음 편히 살 수 있는 '내 집'은 미혼 1인가구에게도 절실하다. 당장 결혼 계획이 없더라도, 내 몸 하나 편히 쉴 수 있는 '내 공간'을 마련한 똑똑한 90년대생을 만났다.
금수저도, 전문직도 아닌 평범한 회사원이 절박한 마음으로 아껴 모은 1억5000만원의 종잣돈으로 직장에서 가까운 강남에 내 집을 마련하고 손수 고쳐 행복한 일상을 누리는 이야기를 들어본다.
A. 안녕. 난 제품 디자인 일을 하고 있는 1991년생 직장인이야. 내 집에 들어와 산지 3개월차야.
Q. 내 집이 생긴다는 건 어떤 의미야?
A. 정말 설레는 느낌?! 일해서 번 돈을 가지고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행복인 것 같아. 차를 샀을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의 행복을 가져다 주는 게 집 아닐까 생각해.
Q. 아직 미혼인데 집을 갖겠다고 생각하게 된 계기가 있어?
A. 부모님 댁에서 계속 살았는데 갑자기 재작년부터 인근 조그만 아파트들 가격이 말도 안되게 오르기 시작하는 거야. 나중에 결혼하면 차곡차곡 돈을 모아서 집을 사면 되겠다 생각했었는데 이건 안되겠다 싶었어. 직장인이 벌 수 있는 돈은 한정돼 있잖아. 집값이 너무 말도 안되게 오르니까 평생 집은 못 사겠구나 하는 절박함이 생겨서 내 집 마련을 서둘러 결심했어.
A. 무조건 월급의 50% 이상을 저축했어. 연말 보너스는 70~80% 이상 저축했지.
Q. 연봉을 많이 받아?
A. 월급은 300~350만원 사이야.
Q. 집을 알아보러 다닐 때 돈이 얼마나 있었어?
A. 직장생활 5년차쯤 됐을때 예금, 적금으로 가지고 있던 돈이 1억5000만원 안팎이었어.
Q. 저축을 열심히 하면서 포기한 게 있어?
A. 자동차! 그리고 독립. 차를 1년 정도 타보니까 국산차라 하더라도 자산에서 목돈이 없어지는 게 보이더라고. 그래서 차를 바로 처분했어. 또 집에서 나와 자유롭게 살고 싶어서 월세도 알아봤는데 돈을 절약하기 위해 5년간 독립을 포기했어. 여행은 매달 10만~20만원씩 저축한 다음 소소하게 다녔어.
A. 카드값 때문에 월급이 통장을 스쳐지나 가는 게 너무 싫었어. 그래서 직접 '월급 관리 프로세스'를 만들었어. 월급과 주식 배당금 같은 수입이 들어오는 저수지 통장이 있어. 돈이 들어오면 내가 미리 정한 비율대로 '생활비', '여행비', '경조사비', '비상금' 등 이름이 다른 10개 통장에 돈을 이체해. 절대 월급 통장에 신용카드를 바로 연결시키지 않아. 신용카드로 피자를 사먹으면 생활비 통장에서 돈을 카드비 통장으로 바로 이체하는 식으로 들어온 수입을 최대한 지키는 방법을 연구했어.
Q. 그렇게 관리하면 좋은 점은?
A. 저수지 통장에서 얼마만큼은 지켰다는 게 가시적으로 보이기 때문에 소비를 하더라도 심리적으로 안정이 돼.
Q. 충동적으로 무언가 사고 싶을 때는?
A. 당근마켓, 중고거래를 이용해서 안 쓰는 물건을 되팔고 돈을 모아서 또 새로운 걸 사고 그랬어.
Q. 딱 1억이 모였을 때 기분은 어땠어?
A. 5000만원은 차를 살 수 있겠구나 하는 느낌이면 1억원은 내가 재테크를 시작할 수 있겠구나 하는 관점이 달라지는 금액인 것 같아. 자본주의에선 돈이 더하기가 아니라 곱하기라고 생각해. 더하기는 매달 근로소득이라고 치면 곱하기는 시드머니로 시장에 참여해 자산을 불려나가는 개념인거지.
A. 가장 고민을 많이 한 부분이야. 다녀보니 서울에서 주차가 잘 안되는 빌라나 방 2개 아파트도 사기 어렵더라고. 수도권에 재개발을 기대할 수 있는 오래된 아파트 정도가 가능했어. 소위 '몸테크'를 하면서 수도권에서 사느냐 직장이 가까운 서울 오피스텔에서 현재를 즐기며 사느냐가 고민이었지.
Q. 이 집은 원룸이야 아파트야?
A. '원룸형 나홀로 아파트'야. 오피스텔과 아파트는 굉장히 달라. 수익형 오피스텔은 월세 수익률에 따라서 시세가 책정되지만 아파트는 실거주 수요도 동시에 고려해야 해. 나는 강남권이면서도 실거주가 가능한 큰 원룸형 아파트를 찾아서 직접 방을 만드는 공사를 해서 집 가치를 올렸어.
Q. 대출도 받았겠네?
A. 대출은 법적인 한도 내에서 받을 수 있는 만큼 최대한 받았어.
Q. 청약은 포기했어?
A. 청약통장에 8년째 꾸준히 돈을 넣고 있어서 고민을 많이 했어. 사실 미혼 1인가구가 청약으로 집은 산다는 건 불가능에 가까워. 당첨되지 않을 복권을 기다리는 것보다 현실적으로 가자 해서 집을 사는 걸 선택한거야. 결혼을 하더라도 신혼까지는 이곳에서 충분히 살 수 있을 것 같아.
Q. 인테리어는 직접 한거야?
A. 일본에서 아이디어를 얻어서 거의 직접 했어. 이 건물을 보면 비슷한 평형인데 방이 하나 더 있는 집이 시세가 2억원 높아.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방, 거실, 부엌 등 분리된 공간을 만들었어. 조명, 환풍기 설치, 부엌설치 등 내 힘으로 하나하나 배워가면서 직접 해서 돈을 아꼈어.
Q. 혼자 살아도 내 집은 필요한 것 같아?
A. 무조건 필요해! 집 걱정 없이 더 나은 삶을 사는 게 꿈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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