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먹→배달고파' 비대면 쿡방과 먹방 한계와 시사점 [TV와치]

박은해 2021. 1. 19.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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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국이 아니었다면 나오지 못했을 예능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초부터 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확대되면서 각종 예능은 자구책을 찾기 시작했다.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먹방과 쿡방 예능은 음식과 비말을 통한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이 커지면서 시청자들에게 더 예민하게 받아들여졌다.

무엇보다 배달음식을 키워드로 한 예능 프로그램의 가장 명확한 한계는 배달음식 자체가 차선책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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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박은해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국이 아니었다면 나오지 못했을 예능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초부터 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확대되면서 각종 예능은 자구책을 찾기 시작했다. JTBC '비긴어게인' tvN '신서유기'는 해외 로케이션 대신 국내 촬영을 택했고, tvN '윤식당2'는 한옥 홈스테이 운영으로 방송 포맷을 바꿨다.

현지인의입맛을 저격하기 위한 푸드트럭 운영이 주된 내용이었던 tvN '현지에서 먹힐까?'는 스핀오프로 배달 전문 레스토랑 운영기 '배달해서 먹힐까?'를 론칭했다. 최근에는 전연령대로 확대된 배달음식문화에 대한 공감을 바탕으로 MBC 새 파일럿 프로그램 '배달고파? 일단시켜!'가 첫선을 보였다.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먹방과 쿡방 예능은 음식과 비말을 통한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이 커지면서 시청자들에게 더 예민하게 받아들여졌다. 포맷 변경이나 새 프로그램 기획을 피할 수 없는 실정이었다.

지난해 샘킴, 안정환, 윤두준, 정세운 조합으로 방송을 시작한 '배달해서 먹힐까?'는 1%대 아쉬운 시청률로 종영했다. 심한 갈등이나 빌런 손님처럼 자극적인 요소가 아닌 소소한 즐거움을 전면에 내세우며 힐링 예능으로서 역할은 다했지만 기존 시리즈보다 재미는 덜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국적 풍경과 외국 손님들의 색다른 리액션 등 시청자들이 '현지에서 먹힐까?'에 열광했던 요소가 부재한 것이 큰 약점이었고, 실내에서만 음식을 만들고 장사하는 그림이 다소 지루하게 느껴졌다.

MC 신동엽과 아내 선혜윤 PD가 의기투합한 '배달고파? 일단시켜!'는 첫 방송 시청률은 선방했지만 정규 편성 여부는 미지수다. 각자 자신 있는 배달 음식을 시켜 대결을 펼친다는 신선한 설정과 색다른 출연진 조합은 호평받았지만 일회용 용기 과다 사용 문제, 한 공간에서 음식을 나눠먹는 출연자들의 코로나19 감염 우려가 문제점으로 떠올랐다.

무엇보다 배달음식을 키워드로 한 예능 프로그램의 가장 명확한 한계는 배달음식 자체가 차선책이라는 것이다. 누구나 갓 나온 따뜻한 음식을 가장 적절하게 세팅된 공간에서 먹고 싶다. 그러나 거리, 감염 우려, 시간 문제 등 이유로 배달이라는 대안을 택한다. 현실적인 상황에 맞춘 뒷순위 선택을 굳이 다큐 아닌 예능에서까지 보고 싶지는 않다는 반응이다.

게다가 배달은 음식을 만든 사람과 먹는 이의 교감을 섬세하게 그려낼 수 없게 한다. '배달해서 먹힐까?'는 화상 채팅으로 손님 리액션을 보여주고, ''배달고파? 일단시켜!'는 배달 음식점 조리 장면을 공개하는 노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배달이라는 포맷을 택한 이상 tvN '윤스테이'에서 윤여정이 외국인 손님들에게 직접 만든 부각을 건넬 때 드러난 자연스러운 재미는 포기해야 한다. 배달 예능은 손님의 즉각적이고 생동감 있는 반응, 음식을 통해 이어진 다양한 사람들의 삶을 담아내기에는 힘에 부친다.

쿡방과 먹방. 음식을 소재로 한 예능은 맛과 양이라는 음식 가치 평가만큼이나 그 음식에 담긴 이야기에 귀 기울일 줄 알아야 한다. 음식은 수단일 뿐, 궁극적인 지향점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코로나19는 세상의 많은 것들을 바꾸었고, 사람들은 혼자서, 타인과 마주하지 않는 삶이 익숙해졌다. '비대면'이라는 거부할 수 없는 주류를 따라가는 예능 판도 변화가 새로우면서도 씁쓸한 이유다.

(사진=tvN '배달해서 먹힐까?' MBC '배달고파? 일단시켜!' 티저, 방송화면 캡처)

뉴스엔 박은해 pe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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