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위기 속 중소기업 수출 선방..K방역·온라인 버팀목
[경향신문]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국내 중소기업 수출이 견조세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진단키트 등 ‘K방역’ 품목이 주목받은 데다, 감염병 확산에 대안으로 자리잡은 비대면·온라인 마케팅이 버팀목 역할을 했다.
19일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2020년도 중소기업 수출 동향 및 특징’을 보면, 지난해 한국의 중소기업 수출 규모는 1008억달러로, 전년(1009억달러) 수준을 유지했다. 중기부는 “중소기업이 대기업 또는 중견기업에 비해 선전하면서 총 수출에서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최근 3년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중소기업 수출은 하반기부터 뚜렷한 회복세를 보였다. 9월에 19.1%까지 증가한 후 11월(12.1%)에 이어 12월(14.0%)에도 증가세를 이어갔다. 특히 12월 수출은 중소기업 수출통계 작성 이래 월 수출액으로 최고치(105억9000만달러)를 기록했고, 4분기 수출도 역대 최고 분기 수출액(288억달러)을 나타냈다. 2개월 연속 수출이 증가한 건 28개월 만에 처음이다.
중기부는 코로나19 여파에도 중소기업 수출이 선전할 수 있었던 동력으로 코로나19 진단키트·손소독제·세정제 등 K방역 제품 수요 증가, ‘홈코노미’ 관련 비대면 트렌드 유망품목의 약진, 온라인 수출 호조세 등을 꼽았다.
특히 진단키트는 전 세계 179개국으로 수출돼 28억달러를 벌어들였다. 이는 전년 대비 2989%나 급증한 규모다. 진단키트가 포함된 품목인 기타정밀화학제품(PCR 방식)과 의약품(신속항원방식)은 수출 상위 10대 품목에 처음 진입했다.
아울러 방탄소년단(BTS) 등 한국 가수의 활약에 힘입어 미국으로의 음반·영상물 등(영상기기) 수출이 9000만달러로 전년보다 38.6% 증가했다. 한국 화장품의 인기도 여전해 미국, 캐나다, 유럽 지역 수출이 하반기부터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다.
스웨덴과 헝가리 등 유럽 내 전기차 배터리 공장이 증설되면서 한국산 소재·장비 수요가 늘어난 점도 중소기업 수출을 이끌었다.
코로나19로 인한 전 세계적 비대면 트렌드 등으로 기존 수출기업이 온라인시장에 진출하거나, 1인 셀러 등 소규모 업체가 늘어나며 온라인 수출 기업 수가 크게 증가했다. 온라인 수출 기업은 2019년 4303개사에서 지난해 7364개사로 71% 증가했다. 글로벌 온라인몰에 입점한 신규 셀러도 전년보다 약 3만명 늘어난 10만8724명으로 집계됐다.
중기부는 우리 기업의 수출 회복 흐름이 올해에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경기 회복세를 업어 지난해 부진했던 자동차 부품 등 중소기업 주력 품목이 되살아나고, 진단키트를 비롯한 코로나 유망 품목의 수요도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인한 해외 수요 감소, 환율 변동 등 불확실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
박영선 중기부 장관은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역할과 위상이 높아지고 있는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기업의 애로사항에 적극 대응하고 새로운 트렌드를 수출 확대의 기회로 활용할 수 있도록 총력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고영득 기자 go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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