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 통보에도 "기다려라"..참다 참다 맹장 터져
<앵커>
자가격리 중에 복통에 시달리던 한 남성이 격리 해제될 때까지 기다리라는 말만 듣다가 결국 맹장이 터져 응급수술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이 남성은 이미 음성 판정을 받았고, 격리 해제 시간도 4시간 정도 남은 상황이었습니다. 자가격리 중에 생길 수 있는 응급상황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현장 매뉴얼을 한번 들여다봐야 할 것 같습니다.
하정연 기자입니다.
<기자>
경기도 양주에 사는 최선주 씨는 지난 16일 밤만 생각하면 지금도 아뜩합니다.
[최선주/제보자 : (남편이) 걷지도 못하고. 땅에 주저앉고 계속 구토를….]
자가격리 중 맹장염 증세를 보여 담당 공무원에게 연락해 병원에 가야겠다고 사정했습니다.
격리 해제까지 4시간을 남겨둔 상황이었습니다.
[최선주/제보자 : 공무원이 잘 모른다고, 보건소로 전화를 해보라고 해서….]
전날 최종 음성 판정까지 받았는데, 보건소에서도 야속한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제보자 - 보건소 직원 통화 : (격리 해제) 시간이 지나야 되거든요. 담당 팀장(담당 공무원)한테 물어봐서 하셔야 할 것 같은데.]
결국 최 씨 부부는 격리 해제 때까지 기다렸고, 병원에 갔을 때는 이미 맹장이 터져 응급 수술을 받았습니다.
[황종필/제보자 남편 : 그냥 기절했다고 보면 돼요. 누구도 책임을 안 지는 상태인데 누구한테 전화를 해….]
중앙방역대책본부 지침에 따르면 자가격리자가 위중한 상태라고 판단되면 담당자가 병원으로 이동시키라고 돼 있습니다.
[담당 공무원 : 업무 미숙이라 해야 할지, 딱히 들은 바 없어서 일단 콜센터하고 말씀해보시라고 (통보했습니다.)]
코로나19 확산 속에 다양한 응급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대응체계에 대한 점검이 필요해 보입니다.
하정연 기자h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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