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빨, '세자매' [편파적인 씨네리뷰]
[스포츠경향]
■편파적인 한줄평 : 김선영X문소리를 누가 이기겠습니까.
생활연기의 끝이다. 배우 김선영, 문소리의 조합을 그 누가 이길 수 있을까. 게다가 막내로 합류한 장윤주마저 천연덕스럽다. 캐릭터들이 강렬할 수밖에 없다. 다소 진부한 설정들도 이들이 멱살 잡고 끌고 간다. ‘연기빨’ 제대로 받은, 영화 ‘세자매’(감독 이승원)다.
‘세자매’는 늘 괜찮은 척 하는 소심한 첫째 희숙(김선영), 완벽한 척 하는 가식덩어리 둘째 미연(문소리), 안 취한 척 하는 골칫덩이 미옥(장윤주)이 각기 다른 엄마로서 사는 삶, 그리고 그들 사이 깊숙하게 자리잡은 상처를 따라가는 이야기다.
“연기의 끝을 볼 수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는 감독의 기획 의도처럼, 이 작품의 강력한 무기는 ‘배우’다. 캐릭터가 탄탄한 설계로 당위성을 지니게 됐다기 보다는, 김선영, 문소리, 장윤주의 탁월한 육감으로 어딘가 존재할 것만 같은 사람들을 만들어 낸다.
김선영은 ‘희숙’ 그 자체다. 고단하고 안쓰러운 삶이 얼굴에 그대로 실려있다. 비슷한 미소를 짓는 것 같지만 딸을 사랑하는 마음부터 자학하고 스스로를 창피해하는 못난 마음까지 다양한 감정을 읽을 수 있다. 매 작품 다른 얼굴을 보여주는 것이 경이롭다.
신앙심으로 작은 자존감을 가린 ‘미연’은 표현하기 까다로운 캐릭터였음에도 문소리가 해낸다. 실제 어디에선가 봤을 법한 현실성을 지니면서도 드라마틱한 개성도 잃지 않는다. 장윤주 역시 톡톡 튀는 셋째 미옥을 자신의 방식대로 해석한다. 튀거나 어색하지 않다.
다만 배우들의 열연에 비해선 갈등을 유발하는 설정이 다소 뻔하다. 가족 관계를 비틀리게 하는 요소로 외도, 부부 사이 갈취 등 관객 누구나 상상할 수 있는 공식을 넣는다. 그나마 ‘미옥’ 가족의 변주로 식상한 맛을 상쇄하지만, 가릴 순 없는 옥에 티다.
또한 아동 학대 피해자는 일반적이고 만족스러운 삶을 살 수 없을 거란 ‘오류’도 영화 전체에 흐르고 있어 아쉽다. 개성 강한 캐릭터와 좋은 메시지, 연기신들의 향연 속에서도 공감 대신 이해만 할 수 있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다행히 마무리는 깔끔하다. 마지막 장면이 주는 여운도 얕지 않다. 오는 27일 개봉.
■고구마지수 : 1개
■수면제지수 : 1.5개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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