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다볼넷 오명쓴 SK, 마운드 환골탈태 테마는 '믿음'[SS 시선집중]

장강훈 2021. 1. 1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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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어야 한다. 그래야 마인드가 바뀐다."

초보 사령탑 SK 김원형 감독은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고민 하나가 있다.

김 감독은 "저조한 성적을 낸 팀은 공통적으로 볼넷이 많다. 지난해 우리팀도 그랬다. 투수 코치들과 상의하면서 개선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투수 코치시절에도 '괜찮아. 볼넷 두 세개 내주면 내려오면 된다'고 말했다. 선수가 심리적으로 위축된 상태로 마운드에 서는 게 가장 나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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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와이번스의 김원형 신임 감독이 선수단과 인사하고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믿어야 한다. 그래야 마인드가 바뀐다.”

초보 사령탑 SK 김원형 감독은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고민 하나가 있다. 모든 투수 지도자들의 고민이지만 SK는 개선이 시급하다. 투수들의 볼넷 수 감소가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김 감독은 “저조한 성적을 낸 팀은 공통적으로 볼넷이 많다. 지난해 우리팀도 그랬다. 투수 코치들과 상의하면서 개선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방법을 찾는다고 했지만, 다년간 노하우를 바탕으로 어느 정도 답은 나왔다. 김 감독이 “믿어야 답이 나온다”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SK 조웅천 투수코치. 제공 | SK
SK 투수들은 지난해 볼넷만 670개 허용했다. 리그 평균인 1279이닝 보다 20이닝 적은 1259.1이닝을 소화했는데, 리그 최소 볼넷팀인 키움(446개)보다 224개나 더 내줬다. 심지어 키움은 리그 평균보다 많은 1280.1이닝을 소화했다. 리카르도 핀토가 무려 90개나 볼넷을 남발해 팀 볼넷 수 증가에 많은 지분을 차지했지만, 다른 투수들도 적지 않은 볼넷을 내줬다. 김 감독은 “선발로 활약한 A는 잘 던지다가도 갑자기 제구가 안되는 경향을 보였다. 본인도 원인을 찾지 못해 답답해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심리적인 요인이 크지 않을까 싶다”며 “볼넷을 안주려고 야구하는건 아니지 않는가”라고 반문했다. 이 역시 ‘믿음’에 관한 얘기다.
모든 투수는 마운드 위에서 스트라이크를 던지고 싶어한다. 볼넷을 내주는 ‘젊은’ 투수들 대부분은 빠른 공을 갖고 있지만 제구가 불안한 경우다. 힘은 있지만 장타를 의식하다 코너워크를 선택하고, 제구가 불안하니 볼넷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김 감독은 “투수 코치시절에도 ‘괜찮아. 볼넷 두 세개 내주면 내려오면 된다’고 말했다. 선수가 심리적으로 위축된 상태로 마운드에 서는 게 가장 나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홈런이나 볼넷이라는 결과를 의식해 자기 공을 던지지 못하면, 팀도 투수도 손해다.
SK 와이번스의 이대진 신임 코치.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우선 감독 스스로 후회를 남기지 않으려고 마음을 다잡았다. 김 감독은 “제구가 들쑥날쑥한 것을 알면서도 투수를 마운드에 올리는 것은 감독이 선택한 것이다. 어느정도 감수해야 하는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볼넷을 내주더라도 마운드 위에서 자신있게만 던지면 소득이 생겼다고 인식하는 게 중요하다. 이런 과정이 이어지면 투수도 심리적으로 자신감을 갖고 마운드에 오를 수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선수의 기량을 알고 기용했기 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감독이 먼저 감내하면 코칭스태프와 선수간 신뢰도 자연스럽게 구축된다.

마냥 믿기만 할수는 없다. 김 감독은 면담 등을 통해 선수들의 성향을 파악하는데 시간을 할애했다. 스프링캠프에서는 제구 불안 요인을 직접 살펴보고 투구폼을 미세하게 조정하는 등의 과정을 거친다. 김 감독은 “자신감은 기술에 기반한다”고 말했다. 기술을 익히려면 체력이 뒷받침돼야 하니 취임 직후부터 “마음은 편해도 몸은 힘든 팀 문화를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역시 부단한 훈련은 기술적 완성도를 높인다는 신념에 기반한 철학이다.

투수 한 명 만드는 게 말처럼 쉬운 게 아니다. 신뢰와 인내, 조정이 반복돼야 하고, 이 과정 속에 선수 스스로 체득하는 게 있어야 한다. 그 출발점이 올해 스프링캠프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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